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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포그래피 유럽 여행 #런던

    시공간을 초월한 자연사 박물관을 더없이 훌륭히 꾸며준 [푸투라(Futura)]


    글. 오신혜(상명대 시각디자인과)

    발행일. 2012년 02월 01일

    타이포그래피 유럽 여행 #런던

    런던은 안개가 자욱한 날씨 속에서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볼거리를 선사하는 깜짝 선물의 도시다. 특별한 순회 계획을 세우지 않고 곳곳에서 열리는 마켓과 한가로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런던 디자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의 세련됨과 깔끔한 도시 환경 디자인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가장 길 찾기 편한 도시’라는 칭찬을 받는데, 보기 편한 표지판과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는 런더너들을 경험하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들의 디자인은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재미있다.

    ‘가장 영국적인 서체’ [길산스(Gill Sans)]를 만든 에릭 길(Eric Gill)에 대한 책
    영국의 지하철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시스템과 버스 노선 맵

    깔끔하지만 귀엽고 아기자기한 영국디자인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서체는 [길산스]의 바탕인, 에드워드 존스턴(Edward Johnston)의 런던 지하철 서체를 디자이너 콜린 뱅크스(Collin Banks)가 보완한 [뉴 존스턴(New Johnston)]이다. 튜브맵(Tube Map, 영국 영어에서 지하철은 ‘Tube’로도 불린다)은 월별로 다양한 디자인으로 나오고 있는데 지하철역을 ‘Irony’, ‘Famr’, ‘Perfection’ 같은 단어로 표현한 부분이 재미있다. 버스맵 역시 관광 명소들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하여 귀엽고 보기도 쉬워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영국에서 에스프레소가 가장 맛있는 집이라고 알려진 곳
    라떼 아트로 쓰여진 1882라는 세리프 서체가 커피를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테이트 모던 박물관(Tate Modern Museum)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라운드 서체를 사용한 테이트 모던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기하학적 패턴 디자인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로고타입을 제외한 모든 서체를 라운드로 통일하고 팝컬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자연사 박물관(National Histiory Museum)

    자연사 박물관(National Histiory Museum)은 영국박물관(대영박물관)에서 자연사 부분만을 옮겨와 지은 곳이다. 소장품이 많아지면서 1881년 새로운 건물로 지어 이사했다고 하는데, 옮기는 시간만 4년이 걸렸을 정도였다고 한다. 빅토리안 스타일의 붉은 벽돌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공룡의 뼈! 이 박물관의 트레이드마크다.

    박물관은 공룡 화석에서부터 인간 생태학, 화석과 같은 생물학 관련 자료를 전시해 놓은 생명관, 지구의 운동을 다룬 지구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소재와 자료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미래 지향적 서체로 잘 알려진 [푸투라[Futura]. 이 서체의 시대를 초월한 명성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지구에 살아 있었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집합인 자연사 박물관과 잘 어울린다. [푸투라]는 기하학적 산세리프 서체로서, 그 모양을 보고 있자면 정말 시대를 초월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테크놀로지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영화감독, 〈시계 태엽 오렌지〉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든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은 자신의 작품의 포스터와 DVD 표지에 [푸투라]를 자주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과 [푸투라]의 만남은 찰떡궁합이라 할 수 있다.

    [푸투라]는 자연사 박물관 공룡관의 모든 안내문에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제목에는 [푸투라] 볼드(bold), 본문에는 [푸투라] 라이트(light)가 사용되었다. 재미있는 부분은 이곳에선 [푸투라]의 기하학적 모양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푸투라]의 도형적인 모양이 자칫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친숙한 이미지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푸투라]가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에서나 자신의 매력을 잃지 않고 바뀌는 카멜레온 같은 모습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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