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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 리브랜딩 후기 #1 브랜드 분석, 디자인 시안 도출

    1부 ― BI 및 사이트 디자인 개편 과정


    글. 임재훈

    발행일. 2023년 02월 07일

    TS 리브랜딩 후기 #1 브랜드 분석, 디자인 시안 도출

    『타이포그래피 서울』(TS) 사이트를 새단장했다. 단순 리뉴얼은 아니고 매체 아이덴티티까지 개편한 리브랜딩이다. 프로젝트 킥오프는 2022년 6월, 사이트 오픈은 2023년 1월, 총 반년이 걸렸다. 당초 계획은 2022년 11월 오픈이었으나, TS 운영진의 과욕이었음이 실무 과정에서 드러났다. 어째서 과욕이었나. ‘SINCE 2011’이라는 매체의 태생적 본체를 얕본 탓이다.
    
    투구의 틈을 겨냥해 골리앗의 이맛살을 팔매질한 다윗의 킬샷(Kill Shot, 스쿼시에서 득점을 위한 강력하고 정교한 샷)처럼,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 기획력을 우리의 필살기―돌로 사용하려던 오판. 구약 성서로부터의 영감은 안타깝게도 ‘매체 리브랜딩 프로젝트’라는 현실에 알맞게 녹아들지 못했다.
    
    ‘SINCE 2011’. 이것이 골리앗의 투구였고, 타노스(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빌런)의 건틀릿이었다. 틈이 보이지 않는, 여간해서는 벗겨지지 않는. TS 사이트 오픈이 지연된 결정적 요인이기도 하다. ‘SINCE 2011’이라는 투구 혹은 건틀릿을 이루는 고강도 재료는, 2011년부터 지금껏 축적된 콘텐츠 약 1,500건이다.
    
    ‘SINCE 2011’과의 결전. 반년간의 TS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사이트가 오픈한 지금도 교전 중이다. 종전까지는 아마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이 전투에서 TS 운영진이 경험한 바, 각성한 바를 [TS 리브랜딩 후기] 2부작으로 싣는다. 1부는 프로젝트 초기의 브랜드 분석, BI 및 사이트 디자인 시안 제작 과정을 담는다. 2부는 앞서 언급한 ‘SINCE 2011’이라는 끝판왕의 실체를 밝힌다. 이 두 글이 TS 같은 온라인 매체를 운영하는(또는 운영할) 실무자들에게 참고 정보가 되기를 바란다.
    TS 인트로 / 웹과 모바일

    TS 리브랜딩 프로젝트

    기획 및 진행: TS 운영진(장경아·임재훈·이승협)
    제작: 매뉴얼 그래픽스(사이트 개발·디자인, 아이덴티티 디자인)

    TS 사이트맵

    인트로 — https://typographyseoul.com
    메인 — https://typographyseoul.com/home
    인터뷰 — https://typographyseoul.com/interview
    리뷰 — https://typographyseoul.com/review
    시리즈 — https://typographyseoul.com/series
    아카이브 — https://typographyseoul.com/archive
    어바웃 — https://typographyseoul.com/about
    스토어 — https://typographyseoul.com/store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습니다.”

    [2022년 6월. 킥오프 미팅 / 2022년 7월. 브랜드 분석]

    킥오프 미팅 때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어는 매뉴얼 그래픽스, 인터뷰이는 TS 운영진. 제작사가 의뢰사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목적이었다. TS 운영진은 적확한 의미 전달을 위한 언술의 방편으로 비유법을 삼았다. 논리적 설명보다는 비유적 수다를 지향했다. 컴퓨터로 치면 연상 언어(쉽게 연상해낼 수 있도록 하는 심벌에 의거한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한 셈이다. 대화로 ‘그림’을 그려야 했기 때문인데, 의뢰사가 원하는 그림(이미지)을 제작사에게 가급적 온전히 전달하고 싶었다.

    매뉴얼 그래픽스: “대중이 바라보는 TS가 어떤 이미지였으면 좋겠나?”
    TS 운영진: “친근한 이웃 스파이더맨(Friendly Neighbourhood Spider-Man).”

    그다음 답변은 이랬다. “전문적이면서도 만만한 매체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처럼 사람들이 ‘올려다보는’ 슈퍼히어로 말고, 동등한 눈높이로 귀여워하고 기특하게 여기는 스파이더맨처럼.” 이는 디자인 매체로서 TS의 방향성을 재편한 데 따른 이미지 전략이다.

    TS 애독자들이라면 눈치를 챘을 텐데, 우리 매체는 2020년을 기점으로 신진 디자이너와 스튜디오, 디자인 교육가를 꾸준히 소개해 오고 있다. 북리뷰 도서를 선정할 때도 인기 대중서들의 뒤편에 가려진 양서들을 우선순위로 찾는다. 이른바 디자인계 인플루언서가 아닌, 묵묵히 정성껏 자기 존재를 입증하는 작업·작업자에게로 시선을 집중한 결과다. 그들을 알아보고 알리는 일을 TS의 과업으로 삼은 것이다. 그래서 ‘전문적이면서도 만만한’, ‘친근한 이웃 스파이더맨’이라는 그림을 그렸고, 이를 매뉴얼 그래픽스에게 전달했다. 물론 킥오프 미팅(인터뷰), 즉 TS 운영진의 의견(입김)만으로 브랜드 분석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TS 운영진은 2020년부터 매체 리브랜딩을 구상했다. 기획안을 준비함과 동시에 프로젝트 본격화 전까지 TS 파트너즈를 대상으로 몇 차례 설문 조사도 실시했다. 킥오프 미팅 후 TS 운영진은 리브랜딩 기획안 및 사이트 개편안, TS 파트너즈 설문 조사 결과를 기초 자료로 매뉴얼 그래픽스에게 제공했다.

    요컨대 브랜드 분석은 의뢰사 심층 인터뷰와 기초 자료, 그리고 제작사 실무진의 내부 학습 결과를 총체적으로 포괄하여 이루어졌다. 아래 내용은 매뉴얼 그래픽스의 ‘TS 브랜드 분석’ 문서 일부다.

    모든 것의 시작, 1차 시안

    [2022년 8월. BI 및 사이트 디자인 1차 시안 완성]

    1차 시안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이 안이 성장하고 발달하고 때로는 변태하여 늠름한 최종안으로 자란다. 6~7월 브랜드 분석을 거쳐 8월에 BI 및 사이트 디자인 1차 시안이 나왔다. BI 시안은 A, B, C, 세 가지였다. TS 발행사인 윤디자인그룹의 임직원들에게 선호도 투표를 했다. 최다 득표 후보는 B안. 이 안을 발전시켜(현장 용어로는 ‘디벨롭시켜’) 최종안이 만들어졌다.

    TS BI 가이드 / © 매뉴얼 그래픽스

    사이트 디자인 작업은 8월 첫 시안을 바탕으로 10월까지 진행되었다. 초기 안과 최종안의 차이가 제법 큰 편인데, 간단없는 수정들의 결과다. 처음에는 좋아 보였던 것이 이제 보니 아쉽고, 지난번에 빼기로 했던 것이 다시 생각하니 필요하겠다 싶고, 줄곧 생각지도 못한 무언가가 갑자기 떠올라 황급히 추가 작업을 하고, ⋯⋯.

    이번 TS 사이트 디자인의 간판이라 할 만한 것이 T/S 모드 전환이다. 인트로, 메인 페이지, 상세 페이지 어디서든 모드 전환 버튼을 눌러 T 모드 또는 S 모드로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리브랜딩과 맥을 같이하는 디자인 요소다. T/S 모드 전환은 매뉴얼 그래픽스의 제안이었다. 킥오프 인터뷰 때 TS 운영진 중 한 명이 농담조로 던졌던 말을 진지하게 받아준 것이 아닌가 싶다. 캐치볼 놀이를 할 때, 포수 역할을 하는 친구가 ‘각 잡고’ 앉아 있으면 피처의 자세도 얼마간 엄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구질이 향상된다.

    매뉴얼 그래픽스: “『타이포그래피 서울』, 줄여서 TS라는 매체명(브랜드)의 인지도는 어떻다고 보나?”
    TS 운영진: “아무래도 2011년부터 10년 넘게 사용해 온 이름이니, 친밀감이랄까 익숙함이랄까 그런 이미지는 구축되어 있는 것 같다. 다만⋯ ‘TS’ 하면 ‘TS 샴푸’가 연상될까 봐 걱정이다.”(웃음)

    농반진반의 이 얘기가 디자인 전략상 스트라이크 존에 날아가 꽂혔다는 것을 T/S 모드 전환 시안을 보고 알았다. ‘TS’라는 명칭 자체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선명하게 심고, 이것이 사이트에 전면적으로 부각되도록 했다, 라는 게 매뉴얼 그래픽스의 설명이었다. T 모드, S 모드 각각의 미세한 디자인 수정은 있었으나, T와 S를 별도의 모드로 구분하는 개념과 맥락은 처음 안 그대로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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