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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자에게 들어본 서울서체 개발 이야기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서울서체 개발을 담당했던 두 명의 실무자로부터 개발 과정의 에피소드와 서체 업그레이드 작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2년 01월 16일

    실무자에게 들어본 서울서체 개발 이야기

    서울시는 2011년 3월부터 서울시내 사설안내표지판 4,338개를 새 단장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올해 2012년까지 사설안내표지판의 크기와 모양을 통일해 디자인 표준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새로 도입되는 사설안내표지판에는 서울시 전용서체인 서울남산체 볼드가 일괄 적용된다. 이처럼 서울서체는 2008년 7월 15일에 공식 발표된 시점부터 3년여가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활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서울서체 개발을 담당했던 두 명의 실무자로부터 개발 과정의 에피소드와 서체 업그레이드 작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윤정 윤디자인연구소 디자인팀 이사 / 서울남산체 개발

    Q. 다른 서체들에는 없는 서울서체만의 특징이 있나?

    명조체와 고딕체가 한 뿌리라는 점이다. 명조 계열인 서울한강체와 고딕 계열인 서울남산체를 포개면 크기와 두께가 거의 100% 일치한다. 세리프의 유무만 제외하면 두 서체는 동일한 모양인 셈이다. 이런 디자인 콘셉트는 국내 서체들 가운데 서울서체가 최초다.

    Q. 서체 업그레이드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서울서체 패밀리는 현재 19종이지만 최초 발표 당시에는 6종이었다. 서울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지속적으로 사용 후기를 수렴했고, 관공서 직원들로부터도 의견들을 받았다. 이를 통해 기존 패밀리에 속한 서체들을 다듬었고, 필요에 따라 패밀리를 추가해 지금의 19종으로 완성했다. 모바일용 서체도 이후에 개발된 것이다.

    Q. 개발 과정의 잊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나?

    서울서체가 정식 발표되기 한 달 전인 2008년 6월 2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공청회가 열렸다. 디자인 전문가들과 서울시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서울서체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나 혼자서 그 많은 사람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을 해야 했다. 세 시간 동안 공청회가 진행되었는데,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말이 공청회지, 사실은 청문회 같았다.(웃음)

    * 당시 공청회에는 목진요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연구소 교수, 백진경 인제대학교 시각정보연구소 교수, 원유홍 상명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홍석일 연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서혜욱 IDI 대표, 최범 간판문화연구소장 등이 질문자로 참석했다. – 편집자 주

    Q. 해외의 도시 전용서체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영국 남쪽 해안에 브리스톨(Bristol)이라는 소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전용서체 덕분에 여러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무슨 이야기냐면, 원래 이 도시가 교통사고율이 굉장히 높은 곳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사인(sign) 시스템도 엉망이었고, 안내표지판들 역시 제 역할을 못 했던 탓이다. 그래서 1980년대부터 디자이너, 아티스트, 도시계획가, 지질학자 들과 함께 대대적인 BLC( Boundary Layer Control, 도시 구획 정비)를 벌였다. 전용서체도 이때 개발된 것인데, 도입 후 교통사고율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브리스톨 전용서체의 특징은 서체 주변에 흰색 테두리가 둘러쳐 있어 장거리에서도 알아보기 쉽다는 점이다.

    권은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디자인정책과 디자인개발팀 주무관

    Q. 서울시를 위한 전용서체의 필요성이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습니까?

    전용서체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것은 디자인서울총괄본부가 출범하면서부터였으나 서울시 전용서체에 대한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과제였다.현대 도시 안에는 다량의 정보를 전달하는 시각매체가 난립하므로 도시와 시민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써 전용서체는 꼭 필요했다.

    Q. 개발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혹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서울시의 기존 이미지인 딱딱함을 부드러움으로 바꾸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 전통미를 간직하면서도 현대적 세련미를 갖추고자 했다. 서체 개발의 모티브를 ‘선비정신의 강직함과 단아한 여백’, ‘한옥구조의 열림과 기와의 곡선미’ 등 전통미에서 찾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과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작업이 힘들었다.

    Q. 서울서체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서울시청 현판사인, 시청 앞 시설안내 사인, 이동시청차량, 서울디자인올림픽 관련 홍보물 등에 서울서체를 사용했고, 향후 공공건물과 공공시설 사인, 공공기관 유니폼, 지하철 안내판, 공공문서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Q. 프로젝트 일선에 있었던 1인으로서 바라보는 서울시 전용서체 개발의 의의와 비전은?

    영문 서체에 비해 한글 서체는 그동안 수적으로도 많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미흡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서체를 개발함으로써 국내적으로는 전용서체에 대해 새롭게 조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국외적으로는 한글의 아름다움과 서울의 정체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미지출처 – 서울특별시 사설안내표지 표준디자인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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