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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의 호리틱 #15 하남시

    기존의 한글 디자인을 호리틱[이호+critic]하게 바라보기 ― 경기도 하남시 BI


    글. 이호

    발행일. 2021년 06월 17일

    이호의 호리틱 #15 하남시

    열다섯 번째 호리틱은 수도권 부도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하남시 BI를 소개하겠습니다. 하남시는 경기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죠.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백제 시조 온조왕 13년에 현재의 하남시 춘궁동 일대를 도읍으로 정하고 ‘하남 위례성’이라 부른 이래, 백제 근초고왕 25년까지 백제의 도읍지였다고 합니다.

    고려 태조 23년에 한주를 광주라 고쳐서 불렀으며, 조선 선조 10년에 광주군 동부면이 되었죠. 그러다가 1980년 12월 1일에 동부읍으로 승격하였고, 1989년 1월 1일 광주군 동부읍 서부면과 중부면 일부가 합쳐져 하남시로 승격되어 오늘의 하남시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하남시의 BI를 살펴볼게요.

    하남시 BI는 사각형 박스에 채워진 스타일로 가로·세로의 굵기 비율이 다른 단순한 형태를 기본으로 두고 있어요. 그리고 중성 세로기둥과 종성 ‘ㅁ’의 꺾임 부분을 라운드로 표현하여 직선의 단순함과 라운드의 부드러움을 표현한 BI라고 할 수 있어요. 하남시 BI에서 살펴볼 부분은 크게 여섯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자소 굵기.
    한글은 크게 보면 직선과 곡선의 연속이라 할 수 있어요. 형태는 다르지만 시각적으로 고르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하남시 BI를 보면 ‘ㅎ’의 ‘ㅇ’ 좌·우 굵기가 세로 직선의 굵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얇다는 느낌이에요. 다시 말해 굵기의 굵고 얇음은 힘의 강·약이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자소 통일성.
    중성 세로기둥의 시작 부분을 보면 안쪽이 굴림으로 표현되어 있는데요. 세 글자의 굴림 형태를 보면 통일되어 있지 않아요. ‘하’의 중성 ‘ㅏ’를 기본으로 보면 ‘남’의 중성 ‘ㅏ’의 굴림은 각도가 더 크게 되어 있고, ‘시’의 ‘ㅣ’에는 아쉽게도 굴림이 없답니다. 물론 예외의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작업자의 의도가 있을 수 있지만 한글 자소의 규칙을 중요시 여기는 필자이기에 말씀드리는 거예요.

    세 번째는 곡선 자소 형태.
    ‘시’의 초성 ‘ㅅ’은 세로기둥과 양 갈래로 나눠지는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특히 ‘ㅅ’은 다른 자소들보다 굵게 표현되어 있어요.

    네 번째는 중성의 곁줄기 위치.
    ‘하’와 ‘남’ 두 글자에는 중성 ‘ㅏ’가 있는데요. ‘하’의 ‘ㅏ’ 가로 곁줄기는 중상단에 위치해 있는 반면 ‘남’의 ‘ㅏ’ 가로 곁줄기는 세로기둥의 하단에 위치해 있어요. 필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ㅏ’ 세로기둥의 중상단에 위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다섯 번째는 ‘하’의 ‘ㅎ’에 있는 짧고 얇아 보이는 꼭지점.
    지난 [호리틱] 시리즈에서 여러 번 언급했는데요. 필자는 글자가 작게 또는 크게 쓰여도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마지막 여섯 번째는 초성과 중성 사이의 공간.
    하남시 BI 세 글자를 보면 초성과 중성 사이가 조금 떨어져 보이는데요. 필자는 한글에서 한 덩어리로 보이는 것이 판독성과 주목성에 나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어요. 이 부분은 주관적인 관점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자소 굵기

    호리틱을 통해 여러 번 언급했지만, 필자는 직선과 곡선 자소의 굵기를 유사하게 표현하는 것이 힘의 강·약을 유사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ㅎ’의 ‘ㅇ’ 좌·우 굵기를 보면 중성 ‘ㅏ’의 세로기둥 굵기보다 얇아 보이는 느낌인데요. ‘하’ 한 글자의 굵기가 한 톤으로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여서 필자는 ‘ㅇ’ 좌·우 굵기를 세로기둥의 굵기와 유사하게 보이도록 조정해 주었습니다.

    하남시 BI ‘호리틱’ 1차 버전

    자소 통일성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남시’ 세 글자의 중성 ‘ㅏ, ㅏ, ㅣ’의 시작 부분에는 굴림이 있는데요. 각각 다른 느낌이에요. ‘하’의 ‘ㅏ’를 기준으로 본다면, ‘남’의 중성 ‘ㅏ’의 굴림은 더 크게 표현되어 있고, ‘시’의 ‘ㅣ’에는 굴림이 없답니다. 필자는 ‘하’의 중성 ‘ㅏ’의 굴림을 기본으로 두고 다른 두 글자의 중성에도 적용해 보았어요. 어떠세요, 같은 느낌으로 보이나요?

    하남시 BI ‘호리틱’ 2차 버전

    곡선 자소 형태

    하남시 BI 세 글자를 보면 시각적으로 ‘시’의 ‘ㅅ’이 유독 굵어 보여요. 그리고 세로획과 가로획의 비율이 큰 것도 알 수 있어요. 이 부분은 곡선 자소의 굵기가 고민이 될 수 있어요. 이 경우 필자는 세로획은 다른 세로획과 굵기가 유사하도록 표현하고, 곡선 자소의 끝부분은 다른 자소의 가로획과 굵기를 유사하게 표현해 보았어요. 이렇게 하면 곡선의 굵기가 자연스럽게 표현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부분은 작업자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곁줄기 위치

    하남시 BI에서는 ‘하’의 ‘ㅏ’ 곁줄기 위치는, ‘남’의 ‘ㄴ’ 가로획과 ‘ㅏ’의 곁줄기와 같은 높이로 보이고 있어요. 필자는 중성 ‘ㅏ’의 가로 곁줄기 위치는 세로기둥의 길이에 따라 다르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데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곁줄기의 위치는 세로기둥 중간 부분에 위치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해서 곁줄기의 위치를 바꿔 보았어요.

    ‘ㅎ’ 자소의 꼭지점 형태

    호리틱을 통해 여러 번 언급한 부분인데요. ‘ㅎ’의 꼭지점은 길이가 짧기 때문에 중성 세로기둥과 굵기가 비슷한 경우 상대적으로 짧거나 얇아 보일 수 있어요. 필자는 BI에서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ㅎ’의 꼭지점 길이는 약간 길게, 굵기는 조금 굵게 표현해 주었답니다.

    자소 간 공간(거리)

    하남시 BI의 세 글자는 복잡한 글자가 없는 단순한 글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형적인 특징이 많지 않은 BI에서 필자는 특히 자소들 간의 또는 글자들 간의 덩어리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BI를 보면 초성과 중성 간의 거리가 약간 떨어진 느낌이어서 필자는 거리를 약간 좁혀주었어요. 이 부분도 역시 주관적인 관점이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하남시 BI를 살펴보았는데요. 추가로 호리틱 버전 하나를 더 표현해 보았어요. 필자는 자소들끼리 조합되어 글자를 이루는 한글의 경우 자소들의 안쪽 부분보다 바깥 부분에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주관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비교 이미지를 보고 여러분도 판단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호리틱에서는 역시 하남시와 관련된 다른 BI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BI 이미지 출처: 하남시 홈페이지)

    윤디자인그룹, 산돌 등 다수의 폰트 회사를 거쳐 현재는 닥터폰트(DOCTORFONT) 대표로 있는 28년차 폰트 디자이너다. 폰트 제작, 한글 교육, 브랜드 개발 등 한글을 기본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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