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의





    검색

    닫기
    t mode
    s mode
    지금 읽고 계신 글

    TS 파트너즈의 3월 #5 슬기로운 디자인 생활

    TS 파트너즈 컨트리뷰터 미션 당선작 연재 #우수작


    글. TS 파트너즈 최다은

    발행일. 2023년 05월 11일

    TS 파트너즈의 3월 #5 슬기로운 디자인 생활

    TS 파트너즈는 지난해 11월 첫 번째 컨트리뷰터(contributor) 미션에 참여했다. ‘지금 이 순간의 캠퍼스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기’. 이 주제로 취재 기사라 할 만한 글 한 편씩을 썼다. TS 편집팀은 그중 다섯 편을 최우수작 및 우수작으로 선정하여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기록한 ‘지금’]이라는 시리즈로 연재했다.
    
    지난달 TS 파트너즈의 두 번째 컨트리뷰터 미션이 진행되었다. 이번 주제는 ‘나의 시간표’. 자기 삶의 꽃다운 만개를 꿈꾸며 짰을 봄날의 시간표와 일과표 얘기를 들려달라는 요청이었다. 대학생이라면 2월 수강 신청을 장렬히(!) 마치고 3월 개강을 맞은 설렘을 시간표 안에 머금어줄 거라 기대했다.
    
    TS 파트너즈가 보내온 글들을 읽으며 TS 편집팀은 반성했다. 봄이 희망의 계절이라는 인식은 얼마나 고루한 클리셰였던가⋯⋯. 이번 미션에는 유독 대학 4학년생들의 참여가 많았는데, 졸업과 사회 진출을 앞둔 불안과 걱정이 고스란히 그들의 글에 묻어났다.
    
    두 번째 컨트리뷰터 미션 당선작 여덟 편(최우수작 두 편, 우수작 및 가작 각 세 편)을 매주 한 편씩 [TS 파트너즈의 3월]이라는 시리즈로 연재한다. 그들은 어떤 시간표를 살아내는 중인지, 그들이 가 닿으려는 시간표 밖 이정표는 어디쯤일지, 잠깐이나마 그들의 시간선을 따라가 보는 거다.
    
    연재 순서
    #1 공동 최우수작 「나는 밀림의 왕이다」, 고나현
    #2 공동 최우수작 「너구리와 오베이」, 이정은
    #3 우수작 「취준생의 인턴 생활」, 강세라
    #4 우수작 「‘이방인’으로 편입하다」, 김민경
    #5 우수작 「슬기로운 디자인 생활」, 최다은
    #6 가작 「대학생이 왜 3월에 강하게? 개강해서⋯」, 김태양
    #7 가작 「‘풀 스택 디자이너’ 워너비의 시간표」, 정설빈
    #8 가작 「디자인학과 편입생의 첫 번째 봄」, 조예린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시간표가 있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하는 등 자신만의 스케줄을 테트리스처럼 이리저리 맞춰 그때의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른 개성 따라 다채로운 색과 모양을 가지게 된다. 이번 컨트리뷰터 미션 주제는 나의 3월 시간표 알려주기다. 나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를 아티클로 기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시간표 이름을 ‘슬기로운 디자인 생활’로 정하고 각 시간마다의 테마를 학교 수업처럼 교시로 나누고 간단한 키워드를 붙여보기로 했다.

    1교시. #일정정리

    하루의 시작이나 끝을 정리하면 복잡하던 생각이 차분해져 다른 일을 할 때 그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를 생각해 보면 아침에 등교하면 항상 그날의 시간표를 보면서 그날의 일정에 대해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어떤 과목인지 좋아하는 과목이 있는지 싫어하는 과목이 있는지, 수행 평가나 시험 혹은 다른 특별한 사항들이 있는지. 그렇게 천천히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어떤 작업을 해볼지 새롭게 올라온 공모전과 전시를 찾아보고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다른 분들의 작업들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며 그날의 일정과 일주일 동안의 전체적인 흐름을 테트리스 하듯 정리한다.

    2교시. #전시관람

    1교시에 일정 정리를 할 때 보고 싶어 기록해 두었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렸던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 전시를 보러 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레터링 작업들이 벽에 크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가기로 결심했다. 전시를 찾아보는 과정, 전시장에 오고가는 동안 보며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 전시장에 있는 작품들, 그리고 그 작품들을 보며 얻는 수많은 영감들 하나하나가 값진 공부이기에 되도록 많은 전시에 가보려고 한다.

    여러 디자이너의 레터링을 볼 수 있어 좋았던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

    처음에는 다른 분야의 전시를 볼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만, 전시를 보면 볼수록 얻게 되는 지식들이 많아졌고, 디자인을 할 때 막히는 부분을 풀어주는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또 전시를 볼 때마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멋있는 전시를 하고 싶다!’ 하는 다짐과 각오를 되새기게 하기도 한다.

    3교시. #공부

    3교시는 요즘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는 디자인 공부다. 레터링, 브랜딩, 3D와 모션, 사진, 패키지, 그래픽, 캐릭터 등 한 분야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2학년 때까진 보는 분야가 적었는데 3학년이 지나고 나서는 하고 싶은 분야와 알게 된 분야가 많아 작업량이 늘었다.

    트렌드도 사회도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어 따라가기에 조금 벅찰 때도 있고, 분야가 많아 진행 속도가 더디기도 하지만 일단 부딪혀 보고 시도해 보고 있다. 가장 흥미를 가지고 꾸준히 하게 되는 건 역시나 레터링, 요즘 필요성을 느끼고 계속 시도해 보는 공부는 사진과 3D 및 모션이다.

    4교시. #영감얻기

    영감 얻기라고 거창하게 써놓았지만 사실 정말 간단한 시간이다. SNS를 하다가 갑자기 만들고 싶은 작업이 떠오를 때도 있고, 길을 지나가다가 생긴 그림자를 보고 영감을 얻게 될 때도 있다. 때로는 시각이 아니라 들리는 소리들과 향, 맛 등 정말 여러 가지 요소들을 통해 영감을 얻게 된다. 산책을 하며 지나가는 강아지나 어린이 친구들을 보고 작업이 떠오를 때도 있다.

    때로는 평범한 건물이 작업의 영감을 주기도 한다.

    2교시에서도 말했듯 전시를 통해 얻게 되는 영감들도 많다. 전시장에 있는 작품들을 보며 어떤 재질을 사용했는지 이 색은 어떤 값인지 생각해 보다가 갑자기 새로운 작업이 떠오른 적도 있다. 어떻게 보면 세상 자체가 거대한 팔레트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작업 요소다. 그렇기에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다.

    5교시. #작업

    디자인 작업을 하는 5교시는 3교시와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이때에는 주로 공모전 준비나 개인 작업을 한다. 공모전은 그때그때의 트렌드나 작업 스타일을 파악하고, 손과 머리가 굳지 않게 하기 위해 아무리 못해도 일주일에 하나씩은 하려고 하고 있다.

    자, 폴더를 열고 작업을 시작해볼까?

    개인 작업은 영감을 얻었던 것들을 디자인으로 구체화시킨다. 메모장에 아무렇게나 적어 놓았던 단어들을 모아 시각적으로 재탄생시킬 때가 제일 재미있다. 심지어 가끔은 너무 간단하게 적어 놓아서 기억하지 못해,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업이 나올 때도 있다. 공부나 다른 생각들에 눌려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개인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작업을 할 때는 다른 생각들이 안 나기도 하고 번아웃을 이겨내기에도 좋은 해답이기 때문이다.

    6교시. #여행과_휴식

    마지막 교시는 여행과 휴식이다. ‘이게 어떻게 시간표에 들어가지?’ 싶을 수도 있지만 나는 여행과 휴식이야말로 시간표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 쓰레기통이 꽉 차면 비우듯이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과 일들이 담겨 있으면 공부나 작업을 할 때도 막히게 된다. 예전에는 쉬는 게 오히려 번아웃을 불러온다고 생각해 억지로 몸을 혹사시켰지만, 작년에 번아웃을 크게 겪은 후 충분한 휴식을 통해 쉬는 것 역시 디자인을 위한 발판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또한 여행을 하면서 영감을 얻기도 하기 때문에 디자인을 할 때 막히는 게 많아지면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여행을 가는 시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매주 혹은 매달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잠깐 집밖 공원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TS 편집팀 심사평
    
    대학생인 자신의 일과를 마치 수강 시간표처럼 1교시, 2교시, ⋯ 6교시로 나눠 정리했다. 필자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엿보인다. 참신한 구성에 비해 다소 단조로운(혹은 너무 정갈한) 본문이 조금은 아쉽다. 이 또한 필자의 성실함이 묻어난 대목 아닌가 싶다. 조금은 느슨히, 약간의 유머를 가미해 문장을 헐렁하게 풀어주면 더 매력적인 글이 될 것 같다. ‘정핏’을 ‘루즈핏’으로 바꾸듯, 이랄까.

    Popular Series

    인기 시리즈

    New Series

    최신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