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Loupe _ intro
낱자를 이루는 요소들은 어떤 명칭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책을 읽을 때 글자는 낱말로 조합된 문장 안에 있다. 그리고 낱말은 낱자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낱자를 해부하였을 때, 우리는 낱자를 이루는 각 요소들을 볼 수 있게 된다. 『타이포그래피 서울』의 연재 코너 「타입확대경(Type Loupe)」을 통해 이 해부된 요소들을 같이 확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낱자: 하나의 닿소리 글자나 홀소리 글자. 낱내를 나타내는 낱낱의 글자.(『한글글꼴용어사전』)
지난 회 ‘곁줄기’에 이어, 이번 회에서는 ‘굴림’을 알아본다. 굴림은 닿자 ‘ㄴ, ㄷ, ㄹ, ㅌ’에서 하단의 가로줄기로 돌아가는 부분을 뜻하는데, 모아쓰는 한글의 구조 중 받침 닿자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요소이다.
서예 운필법 중 전절(轉折)이라는 것이 있다. 이때 ‘전(轉)’이란 획 방향이 변할 때 둥글게 굴려지는 것을 뜻한다. 전절법으로 쓴 글씨를 전필(轉筆)이라 한다. 서예가 채옹(蔡邕)은 자신의 이론서 『구세(九勢)』에서, 꼭 지켜야 할 아홉 규칙의 하나로 전필을 꼽는다. 그만큼 ‘굴림’은 글자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한글 서체 디자인 과정에서도 굴림은 큰 영향을 미친다. 굴림은 획 방향을 유연하게 전환시켜주는데, 이 기능은 글자 읽는 사람의 시각 피로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굴림은 값에 따라 글자를 한없이 부드럽게 만들거나, 견고하지만 부드러움을 잃지 않게 해준다. 글자마다 풍부한 표정을 부여하는 요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