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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 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 [꼴과 결] #박현준

    [KoddiUD 온고딕], [슬로우스테디클럽 서체] 만든 디자이너 박현준


    원문. 윤디자인 M / 재편집. TS 편집팀

    발행일. 2023년 03월 09일

    글자 디자이너 인터뷰 시리즈 [꼴과 결] #박현준

    『타이포그래피 서울』 발행사 윤디자인그룹의 공식 채널 『윤디자인 M』에서 연재 중인 [글자-마음 보기집]과 [TYPE÷] 일부 내용을 재편집하여 [꼴과 결]이라는 시리즈로 소개한다. [글자-마음 보기집]이라는 시리즈명과 조응할 수 있도록, 글자꼴의 ‘꼴’과 마음결의 ‘결’을 이어 [꼴과 결]이라 지었다. 이 글의 원문 출처는 본문 각 단락 말미에 표기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원문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인터뷰이: 서체 디자이너 박현준
    윤디자인그룹 TDC(Type Design Center) 소속 디자이너. 현대카드 전용서체 [현대카드 유앤아이뉴] 패밀리의 베리어블 서체, 하나투어 전용서체, 슬로우스테디클럽 브랜드 서체, [정림건축 김정철 서체], 한국장애인개발원 [KoddiUD 온고딕], 윤디자인그룹 [윤매거진 700] 특수문자, 모바일 전용 플립폰트(flip font) 등 다양한 글꼴 개발에 참여했다.


    저시력인들의 불편을 몸으로 공감하며 개발한 [KoddiUD 온고딕]

    [KoddiUD 온고딕] 서체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에요. 2021년 4월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 기념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Korea Disabled people’s Development Institute, KODDI) 사이트에서 최초 공개 및 무료 배포된 서체입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와 윤디자인그룹이 공동 개발했고,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실무자였던 저에게는 여러모로 뜻깊었던 작업입니다.

    [KoddiUD 온고딕]은 시각 장애인, 저시력 사용자를 위한 유니버설 폰트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는데요. 글자의 콘셉트나 스타일 같은 비주얼 요소를 잘 표현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력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용자를 위하는 디자인, 즉 유니버설 디자인이 주된 과제였죠. 프로젝트 기간 동안 관련 연구도 병행됐었고요.

    [KoddiUD 온고딕] 상세 정보
    저시력 환경을 체험하기 위해 방문했던 유니버설디자인 체험관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판독성·가독성과 함께 심미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시력 약자를 위한 폰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분들의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으니까, 프로젝트 초반에 많이 헤맸습니다. 그래서 저희 실무진이 다 같이 서울디자인지원센터 4층에 있는 ‘한국복지대학교 한국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방문했어요. 여기서 특수 안경을 착용하여 백내장, 망막색소변증 등을 체험했습니다. 이렇게 간접 체험으로나마 시력 약자들의 폰트 이용 환경을 이해해보고 싶었어요. 서체를 만드는 동안에도 중간중간 시안을 인쇄해서 센터로 가져가, 특수 안경을 쓴 상태로 판독성·가독성 테스트를 했어요. 서체 배포 후에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판독 및 오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런 과정 속에서 저 자신도 모르게 폰트 디자이너로서나 일반 시민으로서나 시야와 생각의 폭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아요. [KoddiUD 온고딕] 프로젝트는 저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준 고맙고 유의미한 작업으로 남아 있습니다.

    원문에서 더 많은 내용 보기
    유니버설디자인 폰트 [KoddiUD 온고딕] 만든 디자이너 박현준

    브랜드 아이덴티티보다 기능성에 집중했던 [슬로우스테디클럽 서체]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Slow Steady Club, SSC)의 서체는 제가 작업했던 과거 전용서체들과는 방향성이 달랐어요. 기존의 경우는 해당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표현할지 집중적으로 고민했다면, [SSC 서체]는 시각성보다 기능성에 더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의류 판매 브랜드’라는 점 때문이었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이따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서체는 SSC라는 의뢰사에게 납품한 결과물이면서, SSC와 윤디자인그룹의 협업물이에요. SSC 브랜드를 위한 서체는 맞지만, 윤디자인그룹의 자사 서체라 표현해도 틀리지 않죠. 그래서 윤디자인그룹 폰트 마켓인 폰코(FONCO)를 통해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멤버십, 윤멤버십 CREATOR, 윤멤버십 STARTER 등 세 가지 폰트 클라우드 서비스에 [SSC 서체]가 포함됩니다.

    SSC는 브랜드 이름처럼 정말 ‘슬로우’한 무드를 가진 곳 같다고 느꼈어요. 사이트(slowsteadyclub.com)를 봐도 알겠지만, 기본에 중점을 두는 인상이랄까요. 의류 상품의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소재가 우수해야만 ‘좋은 옷’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런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다, 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SSC 서체] 소개 페이지에도 나와 있듯, 이 글자는 윤디자인그룹의 스테디셀러 [윤고딕]에서 출발했어요. 정확히 말하면 [윤고딕 100]이죠. 서체 개발 전에 SSC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체가 [윤고딕 100], 그중에서도 [윤고딕 130]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가지고 있는 느낌, 이라는 것이 이유였어요.

    이런 제작 배경이 있고, 그래서 [SSC 서체]를 [윤고딕 100]의 리뉴얼 버전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디테일하게 보면 많이 바뀌긴 했는데, 첫인상만 봐서는 드라마틱한 룩(look) 변화를 인지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물론 서체 디자이너들이라면 간파하겠지만.(웃음)

    [윤고딕 100]과 [SSC 서체] 비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하나 꼽자면 한글 [ㄱ] 형태에 직선 리드(lead)를 추가한 점입니다. [윤고딕 100]이 1990년대 폰트라서, 2023년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 부분들이 있겠더라고요. 누군가에겐 ‘클래식’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겐 ‘올드’일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ㄱ] 형태를 제가 생각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변형했습니다. 라틴 알파벳도 크게 변화를 주었고요.

    [윤고딕 100]과 [SSC 서체]의 기역 형태 비교
    세탁 표시 기호에 적용한 [SSC 서체]

    아, 또 하나 언급해야 할 부분이 있네요. SSC가 각종 의류 및 잡화를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보니, 가격표나 품질 표시 라벨(케어라벨)의 가독성을 무척 신경써서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숫자와 기호는 다양한 크기에서 명료하게 보이도록 디자인했어요. 가격표와 라벨에 들어가는 글자는 보통 6~7포인트입니다. 이렇게 작게 적용했을 때 쉼표가 마침표처럼 보인다거나 하는 뭉개짐이 없게끔, 정확한 인지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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