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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트 페이퍼토이’ 이준강·이흔태

    “우리가 만든 페이퍼 토이가 ‘베어브릭’이나 ‘레고’처럼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2년 08월 07일

    ‘모모트 페이퍼토이’ 이준강·이흔태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보통 19세기 소설에 나오는 인조인간 괴물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그 이름은 괴물이 아닌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다. 갑자기 왠 19세기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인물 이야기냐고? 여기 새로운 프랑켄슈타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둘이! 19세기 Dr. 프랑켄슈타인이 시체로 괴물을 만들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면, 21세기 D(esigne)r. 프랑켄슈타인은 종이로 괴물을 만들며 즐겁게 살고 있다. 두 사람은 바로 괴기스러우면서도 귀여운 페이퍼 토이를 만드는 ‘모모트 페이퍼토이(MOMOT Paper Toy)’의 디자이너, 이준강과 이흔태다. 

    이름

    이준강. 준수하고 편안하다는 뜻.

    내가 소개하는 나

    아트 토이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페이퍼 아트 토이 디자이너로 꿈을 이룬 남자.

    현재 MOMOT Paper Toy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

    디렉터. 디자인은 물론 제품기획 브랜드 및 아티스트와의 공동 작업을 담당.

    좋아하는 디자이너

    ‘환타스틱’한 도면의 Shin Tanaka.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

    디자이너 연봉이 상위 10위 안에 드는 나라, 디자이너가 최고의 배우자 감인 나라, 디자이너에게 최종 결정권이 있는 회사.

    이흔태가 바라본 이준강의 장점

    준강이 형은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를 잘 만든다. 그리고 MOMOT Paper Toy의 그래픽 기본 틀을 잡아주는 등 전체적인 감각이 좋다. MOMOT Paper Toy의 감각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름

    이흔태. 李 오얏(이), 欣기쁠(흔), 泰태산(태). 한자풀이와 같이 ‘큰 기쁨을 안고 살아간다’ 라는 뜻.

    내가 소개하는 나

    보기와는 다르게 섬세하고 예민하고 디테일한(소심한) 남자. 현재 MOMOT Paper Toy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 모모트의 그래픽 디테일과 판매중인 모모트 제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금은 마블 코믹스와의 프로젝트를 진행중.

    좋아하는 디자이너

    일본의 Shin Tanaka와 프랑스의 Tougui.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

    건방진 상상이지만 ‘모모트’라고 이름 석자만 대면 알아주는 회사가 되는 것. 페이퍼 토이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서 대중들과 함께 즐기는 날을 상상한다.

    이준강이 바라본 이흔태의 장점

    흔태는 고어(gore)하고 어떤 남성성이 강한, 괴기스러운 캐릭터를 잘 만든다. 그리고 꼼꼼해서 틀을 잡아놓으면 디테일을 살려놓는 편이다. 결국 둘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셈이다. 디자인계의 ‘다이나믹 듀오’랄까?

    종이, 아트 토이가 되다

    작업의 시작부터 출시까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

    준강(이하 준)

    두 종류의 작업이 있다. 하나는 기업에서 의뢰를 받는 작업인데, 이 경우엔 기업에서 먼저 의뢰하는 것만 한다. 그 후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짜고 디자인이 들어가는데, 중간중간 기업과 협의를 거쳐 완성하는 것까지가 우리 몫이다. 또 하나는 우리가 하고 싶은 작업인데, 일단 내부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짠다. 기업에서 의뢰받은 작업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뭔가 괴물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흔태(이하 흔)

    뻔한 캐릭터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 브라운 브레스 (2009) 

    디자인 작업뿐 아니라 인쇄 등 작품이 생산되는 과정도 중요할 것 같은데…

    인쇄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같이 해나가던 공장이 있다. 하지만 이름에 ‘아트’를 붙이고 싶어서 그런지, 양산하기가 어려웠다. 좋은 작품이 되려면 만들었을 때 완벽한 모습이어야 하고, 색상 역시 잘 나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교정을 보기 위해 자주 공장에 갔었다.

    작품을 보면 친절하다. 칼선도 있고, 어딜 어떻게 접어 어디에 풀칠을 해야 하는지까지 나와 있으니.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픽을 확인하고 ‘아, 이렇게 접는 거구나’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일단 뜯고 봐서 그런지 힘들어하더라. 그래서 상세하게 표시를 해놓았는데, 그래도 잘 안 보는 사람이 있다.

    초창기 국내 페이퍼 토이는 쉽게 뜯어내기 위한 칼선이 거의 없었다. 어렵다보니 만드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대량생산이 어려워지게 되더라. 그래서 한번에 뜯을 수 있는 칼선을 도입하려 했는데,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다. 칼선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서 질적인 면으로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칼선 덕분에 사람들한테 반응이 좋다.

    ▲ 나이키 WOWSAN107 tee project
     (2010) 

    공동 작업을 많이 하는데, 작업에 있어 두 사람의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모모트 페이퍼 토이의 컨셉과 동떨어지거나 우리 영역이 아니면 다른 곳을 추천하거나 거절한다. 모모트 페이퍼 토이에 대해 알고 있거나 관심이 있으면 어떻게든 맞춰보고 협의점을 찾는데, 만약 그런 게 아니고 ‘이슈가 되는 분야니까’ 식이면 하기 싫어진다. 그래도 그 와중에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작업할 때가 있다. 기업 외에 다른 팀 같은 경우에는 컨셉이 맞거나 할 때 진행한다. 이런 경우에는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시리즈 MARVEL x MOMOT
     (2012)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시리즈 작업을 진행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되는지?

    캐릭터를 우리 스타일대로 재해석을 했는데 마블 코믹스 쪽에서 굉장히 좋아해서 계속 같이 해나갈 거다. 핸드폰 케이스나 스티커, 아이디어 상품 등 계속해서 제품군을 늘리고 싶다. 곧 악당 캐릭터도 나올 예정이다.

    사실 마블 코믹스도 국내에서는 영화가 성공하고 나서야 유명해지지 않았나. 그런 걸 보면 아직 국내 키덜트 문화가 자라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걸 느낀다. 그래도 마블 코믹스와 작업한 이후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지금은 길을 가다 누군가 우리 캐릭터 티셔츠 입은 걸 본다거나 작품을 들고 가는 걸 본다.

    일과 우정, 우정과 일

    모모트 페이퍼 토이는 졸업작품으로 시작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학교에서 같이 다니던 패거리가 모인 거였다. 처음부터 붙어 다니던 것은 아니고, 전역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는 동기들끼리 모이다 보니 친해졌다. 그리고 다 같이 학생회를 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또 흔태 같은 경우에는 서브컬처 쪽을 좋아하는 성향이 비슷해서 더 잘 맞았다.

     ▲ [위] 무한도전 (2010) / [아래] 빅뱅 MCM x MOMOT
     (2011)
    ▲ 타임즈 스퀘어 전시 (2012)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만들었으니 처음에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겠지만, 유명세도 타고 회사가 점점 커지면서 일이 더 많아지지 않나? 야근이나 밤샘이 잦을 것 같은데.

    초반에는 작업실에서 밤을 새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맨날 야근하고 밤새려고 디자인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 우리는 밤새서 작업하는 걸 싫어해서 따로 회사를 차린 건데… 그러고서는 야근을 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정해진 일을 마치면 퇴근한다.

    퇴근 후에는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가?

    그렇다.

    웬만하면 서로 연락을 하지 않으려 한다.

    자기 시간에는 자기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만의 여유를 찾는다는 취지다. 그래서 전화가 오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 무슨 일이 있어 전화한 건 아닐까… 하고.

    그리고 이제는 서로 밖에서 만나도 결국 일 얘기로 흘러간다. 놀러 가도 MT가 아니라 워크샵이 되고. 준 그렇다고 아예 만나질 않는다기보다 학교 다닐 때처럼 붙어 다니지 않는다는 거다.

    ▲ AIAIAI x MOMOT (2011)

    원래는 친구였지만 이제는 같이 일하는 사이지 않은가. 갈등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싸움을 많이 하게 된다.

    당연히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면 싸운다. 우리는 회사에서 ‘불만 있으면 싸우자’고 얘기를 해둔다. 같이 일을 하다 보면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으니, 묵혀두지 말자는거다. 물론 각자의 생각이 다르므로 반드시 협의가 필요하고,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는 식으로 균형을 잡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

    준&흔

    우리가 만든 페이퍼 토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품었으면 좋겠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 있는 아티스트도, 유명한 아티스트도 좋다. 마치 베어브릭이나 레고처럼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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