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서체는 고유의 특성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업에 적합한 서체를 선택해 사용함으로써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는데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보통 선호하는 서체가 1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디자이너는 자신의 모든 작품에 한 가지 서체만을 사용하기도 하죠.
지금 소개해드릴 ‘I Love Type’ 시리즈는 홍콩의 디자인 워크샵 그룹 ‘빅셔너리(Viction:ary)’와 스페인의 디자인 스튜디오오 ‘TwoPoints.Net’이 합작해 만든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서체들을 선정해 해당 서체로 작업한 디자인 작품들을 모아 서체별로 한 권씩 책으로 담아낸 시리즈입니다.
책 표지는 CMYK와 펜톤 네온컬러를 사용해 시리즈마다 모두 다른 색으로 표현했는데요, ‘I Love Type’ 시리즈를 모두 모았을 때 네온색의 무지개가 되도록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어떤 서체가 선정되었는지, 어떤 작품들이 어떤 색으로 묶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을지, 한번 감상해보시죠!
I Love Futura
독일의 디자이너 파울 레너(Paul Renner)에 의해 만들어진 푸투라는 1927년 등장한 이래 현재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산세리프 서체 중 하나입니다. 간결하고도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고전적인 서체를 바탕으로 만들었음에도 변화무쌍한 글자폭을 가지고 있어 시대와 유행을 초월해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I Love Avant Garde
허브 루발린(Herbert F Lubalin)은 1960년대의 미국 잡지 디자인의 황금기에 활약한 전설적인 아트 디렉터입니다. 그는 1964년 예술과 정치 이슈에 관한 잡지 <아방가르드>의 아트 디렉션을 맡게 되었는데, 아방가르드체는 바로 이 잡지의 제호와 내지에 들어갈 로고체를 만들다가 탄생하였습니다. 아방가르드(전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960년대의 보헤미안 정신을 대표하는 서체로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I Love Bodoni
18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서체 디자이너 짐바티스타 보도니(Giambattista Bodoni)가 디자인한 보도니체는 가는 가로획과 굵은 세로획이 직각으로 만나는 극대비적이고도 장식적인 형태로 타이포그래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서체입니다. 우아한 디테일을 가진 글자로 보그, 바자 같은 패션 잡지의 제호로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 역시 패션과 관련된 작품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I Love DIN
딘(DIN)은 독일산업표준협회(German Institute for Industial Standardization)의 약자로, 독일의 도로 사인을 포함한 산업과 공공 영역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세리프체입니다. 1980년대 후반 디지털 폰트로 출시 된 이후 현재까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서체인데요, 이성적이고도 현대적인 감성을 가진 서체의 특성상 어느 현대 디자인에서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I Love Gill Sans
영국을 대표하는 서체인 길 산스는 1927년 에릭 길(Eric Gill)이 탄생시킨 서체입니다. 당시 유행하던 산세리프와 기하학적 형태를 주된 방향을 삼고 있으면서도 고전적 서체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글자의 모양과 비례를 그대로 계승해 산세리프의 간결함과 세리프의 우아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서체입니다.
I Love Franklin Gothic
프랭클린 고딕은 미국의 서체 디자이너 모리스 벤튼(Morris Benton)이 1905년 처음 선보인 산세리프체입니다. 유럽에 등장한 초기의 산세리프 서체들이 굵기와 형태 면에서 일관성이 떨어지는 데 비해 일관된 굵기와 균형 잡힌 글자 형태를 보여준 프랭클린 고딕은 미국의 산세리프 서체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Viction:ary 홈페이지 http://www.victionary.com/
TwoPoints.Net 홈페이지 http://www.twopoints.net/
서체 설명 참고
–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33가지 서체 이야기 (김현미 저)
– 네이버 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