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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 展

    완벽한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과 디테일에 대한 집착 등으로 점철되는 과정은 그 물건만큼이나 큰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4월 23일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 展

    누구나 그렇겠지만, 사람들은 어떤 잘 만들어진 물건을 볼 때 그 물건의 겉으로 드러나는 완성도, 혹은 아름다움만을 인식한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이면에는 그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치열한 과정이 숨겨져 있다. 완벽한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과 디테일에 대한 집착 등으로 점철되는 과정은 그 물건만큼이나 큰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출판계의 거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의 책 역시 그런 치열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결과물인 책뿐이기에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었는데, 이번에 슈타이들의 책과 함께 그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지난 4월 11일부터 시작된 대림 미술관의 은 슈타이들과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가 함께 작업한 결과물은 물론이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역시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제가 생각하는 아티스트와 인쇄전문가의 협업은 좁은 테이블에서 경기하는 탁구와 같습니다.” “이 게임은 탁구공이 나에게 올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또 내가 공을 넘길 때 상대방 또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슈타이들과 협업한 아티스트의 면모를 살펴보면 사진작가와 팝 아티스트, 소설가, 패션 디자이너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책’이라는 하나의 매체로 귀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모든 책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슈타이들의 말처럼 각기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슈타이들 팝 업 스토어(Pop Up Store)
    패션 사진작가 코토 볼로포가 촬영한 슈타이들과 슈타이들빌레



    페이퍼 패션(Paper Passion) – 칼 라거펠트

    2층에서 시작되는 전시 첫 번째 섹션에서는 패션 사진작가인 코토 볼로포(Koto Bolofo)의 콜라주와 사진 작업으로 슈타이들과 슈타이들빌레(Steidlville)의 모습을 보여준다. 슈타이들의 개인적인 면모와 함께 출판의 전 과정이 이루어지는 건물인 슈타이들빌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어지는 섹션에서는 조향사 게자 쉔(Geza Schoen)과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월페이퍼 매거진이 함께 참여해 만든 향수 ‘Paper Passion’의 향을 맡아볼 수 있는데, 갓 인쇄된 책의 향을 모티브로 제작된 ‘슈타이들의 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종이가 없이는 좋은 책을 만들 수 없죠. 종이에 대한 조사에는 항상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저는 최선의 선택을 확신하기 위해 종이를 사기 전에 다른 특성의 종이들로 시험 인쇄를 해봐요.”

    “가끔 책의 활자체 컨셉을 잡는데 책 전체의 레이아웃을 잡는 만큼의 시간이 걸리기도 해요. 저는 동료 카스텐 뤽케와 샤넬 활자체를 함께 창조하는 작업이 정말 즐거웠어요.”

    이어지는 3층에서는 사진작가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와 칼 라거펠트, 팝 아티스트 에드 루쉐(Ed Ruscha)와의 작업을 볼 수 있다. 특히 에드 루쉐의 책 ‘온 더 로드(On the Road)’는 350권 한정판이 소개되고 있어 관람객의 흥미를 끌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흥미를 끄는 것은 종이와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섹션이다. 종이 섹션에서는 다양한 제지 회사에서 만든 종이를 만져볼 수 있어 책에 어울릴만한 종이를 고르는 슈타이들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 타이포그래피 섹션에서는 다양한 영문 폰트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에는 슈타이들과 샤넬이 협업해서 만든 폰트도 있어 슈타이들의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좌] 칼 라거펠트가 드로잉을 맡은 <Chanel – Her Life>  [우]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 <The Americans>
    타이포그래피 섹션
    에드 루쉐의 책 <On The Road>와 그 작업과정

    이번 전시에서 슈타이들과 함께 한 아티스트들은 혼자서 전시를 열어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그야말로 거물급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그들이 단순히 합동 전시를 여는 것과는 달리 각 아티스트의 개성이 슈타이들이라는 인쇄전문가를 만나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또 다른 예술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치열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완벽한’ 책의 가치를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전시 정보

    기간: 2013.04.11 ~ 2013.10.06

    장소: 대림 미술관(찾아가기)

    홈페이지

    관람 요금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어린이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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