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너무 재미나고 흥미로운 사실. 내면의 수다 본능을 깨워 말하기 전부터 움찔움찔. 신변잡기의 이야기 말고, 하나의 정보로서 상대방을 끄덕이게 할 때 쾌감이란 다들 알 것이다. 에는 기이한 세상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책 한 권이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어떤 대화도 즐겁게 전환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골라 말할 수 있는 재미가 있으니 이 얼마나 실용서 중의 실용서란 말인가.
2,663가지나 되는 이야기를 일일이 텍스트로 본다면 얼마나 지루할까 하겠지만, 오해는 금물. 은 멋지고 간결한 인포그래픽(Infographics)으로 되어 있어 각각의 이야기가 매우 명확하고 일목요연하다. 또한, 이야기에 맞는 디테일한 일러스트와 폰트는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과학의 이름으로 자행된 비윤리적인 행위, 의외의 환각제 15가지, 미(美)를 위해 늘이거나 줄인 신체 부위 19군데, 동성애를 지지하는 18곳의 정부, 금지된 책 22종, 최고 미인들의 스캔들, 우리가 즐겨 먹는 독소 음식 10가지 등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나왔을까? 실제 이 책을 엮은 더 리스토마니악스 팀은 법의학자, 역사학 교수, 예술가, 컴퓨터광 등 수백 명의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고군분투했고, 버스 정류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별난 사람에게도 말을 걸기도 했다. 더없이 성실하고도 집요하기까지 한 그들의 수집으로 세계 곳곳 창세부터 지금까지의 놀라운 일들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크게 10가지 주제로 분류되고 무려 2,663가지의 이야기로 세분된다.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거나 계속 존재해온 것 242’에서는 아즈텍 제국처럼 세상에서 사라진 문명, 우주 어딘가를 외롭게 떠돌고 있을 황당한 분실물인 칫솔 등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지금은 꽃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튤립이 한때는 평균 연봉의 10배나 되는 가격이었다는 사실! ‘미심쩍은 행동과 아이디어 229’에서는 미심쩍은 미용술, 중독성 물질의 특성별 순위, 지금쯤 실현되었어야 할 것 등을 멋진 그래픽으로 만날 수 있으며, ‘좋거나 나쁘거나 형편없는 것에 관한 이야기 446’에서는 역사상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과 세계 여러 나라의 가장 인기 있는 가라오케 노래, 창피한 줄 모르는 가치 판단 등이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오직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 차를 마실 때 가볍게 펼쳐서 읽거나 화장실 그분(?)의 신호를 기다리며 읽으면 더없이 좋겠다. 나름 지적인 킬링타임을 누릴 수 있고 깨알 같은 정보를 가진 특별한 이야기꾼으로 거듭날 수 있으니, 어찌 아니 즐거울까.
도서 정보
저자: 더 리스토마니악스
역자: 이경희
출판사: 1984
출간일: 201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