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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읽자이너 #9 『스트리트 H』 영인본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스트리트 H』(2009년 6월 창간)는 ‘존재 정보’를 축적한다


    글. 임재훈

    발행일. 2021년 12월 07일

    123 읽자이너 #9 『스트리트 H』 영인본

    한 달 한 권
    1 제목 | 2 차례 | 3 서문
    딱 세 가지만 속성 소개

    일단은 1, 2, 3만 읽어보는 디자이너
    “ 123 읽자이너 ”

     #9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스트리트 H』 영인본 

    한 달 한 권, 디자이너들이 일독하면 좋을 디자인·미술·인문 분야의 양서를 소개한다. 『타이포그래피 서울』 에디터가 직접 구입하여 읽은 책들이 그 대상이다. 서론―본론―결론 꼴을 갖춘 서평의 형식이 아니라, 1제목―2차례―3서문 이렇게 딱 세 가지만 다룬다. 그래서 코너명이 「123 읽자이너」다. 아홉 번째 순서에서는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를 표방하는 로컬 매거진 『스트리트 H』 영인본(소소북스, 2021. 11.)을 펼쳐본다.

    ⓒ typography seoul

    1  제목

    스트리트 H』는 2009년 6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다달이 홍대앞(‘홍익대학교의 앞’이 아니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일대의 동교동, 서교동, 망원동, 상수동, 합정동 등 권역을 가리킨다)을 기록해 오고 있다. 『스트리트 H』는 홍대앞 거리 문화와 상권을 구석구석 살피는 로컬 매거진으로서 10년 넘는 시간 동안 간행 중이다. 편집 정책이 이른바 ‘3H’다. 세 가지 H, 그러니까 홍대앞(Hongdae-ap), 홍대앞 사람(Human), 홍대앞 역사(History)를 다루는 것이다.

    2021년 창간 12주년을 맞아 『스트리트 H』 영인본(影印本, facsimile edition)이 출간되었다. 『스트리트 H』의 출판 브랜드인 ‘소소북스’가 올해 9월 크라우드펀딩을 통하여 제작을 진행했고, 11월 중순께 펀딩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책이 배포되었다. 세 권 한 세트 구성이고, 각 권은 2009년 6월호(창간호)~12월호, 2019년 1월호~12월호, 2020년 1월호~12월호를 영인했다.


    2 차례

    『스트리트 H』 영인본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2009년, 2019년, 2020년 등 3개 연도 분량의 『스트리트 H』를 전부 모아놓은/영인한 책이다. 현재 『스트리트 H』의 콘텐츠들은 매 호 특집 기사를 선보이는 「FEATURE」를 포함해 총 7개 꼭지―「COVER」, 「FEATURE」, 「INFOGRAPHICS」, 「OPEN STUDIO」, 「MUSICIAN」, 「THINK & TALK」, 「SPACE」―로 정리되어 담긴다. 창간 초기와 지금의 꼭지 구성에서 가장 큰 변화라면 「INFOGRAPHICS」가 부각된 점일 것이다. 『스트리트 H』를 만드는 ‘203인포그래픽연구소’가, 2009년 당시에는 ‘디자인 스튜디오 203’이었다. 2012년 지금의 사명을 채택하면서 인포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 것이다. 이러한 스튜디오 방향성이 『스트리트 H』에도 반영된 것이리라.

    그런데 『스트리트 H』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변화’보다는 ‘지속’이다. 영인본 세 권의 차례 페이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OPEN STUDIO」와 「SPACE」라는 두 꼭지가 줄곧 지속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홍대앞을 지키고 있는 스튜디오(디자인 스튜디오, 영상 스튜디오, 수제화 공방 등 홍대앞 크리에이터들의 작업실)를 직접 탐방하고, 『스트리트 H』가 선정한 홍대앞 특별한 공간(주로 식당)을 소개하는 두 꼭지다. 기사 분량이나 배치 순서로나 메인 코너라기보다 단신에 가깝다. 하지만 이 두 꼭지는 홍대앞이라는 유기체의 ‘혈관들’, 그러니까 홍대앞 곳곳/구석구석 점과 점으로 존재하며 에너지의 흐름을 지속시키는 사람과 공간을 부지런히 기록하고 점검해 오고 있다. 2009·2019·2020년 세 해의 「OPEN STUDIO」와 「SPACE」 꼭지만 이어 읽어도 홍대앞의 공간성 혹은 생명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권 1. 창간호  2009. 6 ~ 12 | vol. 1 ~ 7
    2009년 06월호 vol. 1 COVER STORY ― 카페홀릭, 너 어디까지 와봤니?
    2009년 07월호 vol. 2 COVER STORY ― 재미와 놀이가 톡톡 튀는 홍대앞 벼룩시장
    2009년 08월호 vol. 3 COVER STORY ― 낯설고 강렬한 예술의 힘, 아트 페스티벌
    2009년 09월호 vol. 4 COVER STORY ― 이층에서 본 거리
    2009년 10월호 vol. 5 COVER STORY ― Graffity War
    2009년 11월호 vol. 6 COVER STORY ― GO AHEAD, LISTEN THEM
    2009년 12월호 vol. 7 COVER STORY ― Can’t Stop Crazymas

    권 2. 10주년호  2019. 1 ~ 12 | vol. 116 ~ 127
    2019년 01월호 vol. 116 FEATURE ― 2019년, 당신의 일하는 마음을 묻습니다
    2019년 02월호 vol. 117 FEATURE ― 이제 차가 어렵지 않습니다
    2019년 03월호 vol. 118 FEATURE ― 대안공간 말고 갤러리
    2019년 04월호 vol. 119 FEATURE ― 식물을 만나는 법
    2019년 05월호 vol. 120 FEATURE ― 친구들아, 마을여행 가자스라
    2019년 06월호 vol. 121 FEATURE ― 골목을 만들면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꽃핀다
    2019년 07월호 vol. 122 FEATURE ― 홍대앞 레코드숍 4인4색의 취향
    2019년 08월호 vol. 123 FEATURE ― 쓰레기 없이 장보기
    2019년 09월호 vol. 124 FEATURE ― 홍대앞의 페미니즘 공간이 궁금하다
    2019년 10월호 vol. 125 FEATURE ― 홍대를 가장 동네답게 즐기는 법 – 어슬렁 페스티발
    2019년 11월호 vol. 126 FEATURE ― 조금은 다르게 살아보기를 상상하자! – 2019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
    2019년 12월호 vol. 127 FEATURE ― 혼자 그리고 함께, 일하며 성장하는 공유 작업실

    권 3. 11주년호  2020. 1 ~ 12 | vol. 128 ~ 139
    2020년 01월호 vol. 128 FEATURE ― 반려동물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
    2020년 02월호 vol. 129 FEATURE ― 홍대앞에서 카페하기
    2020년 03월호 vol. 130 FEATURE ― 슬기로운 홍대앞 공방생활
    2020년 04월호 vol. 131 FEATURE ―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문화기획자들의 자세
    2020년 05월호 vol. 132 FEATURE ― 디지털 시대에서 책방으로 살아가기
    2020년 06월호 vol. 133 FEATURE ― 동네 잡지를 만들고 지속하는 힘
    2020년 07월호 vol. 134 FEATURE ― 작가와 자영업자 사이에서
    2020년 08월호 vol. 135 FEATURE ― 지구를 지키며 일하는 법
    2020년 09월호 vol. 136 FEATURE ― ‘덕후 출판’으로 세상에 말 걸기
    2020년 10월호 vol. 137 FEATURE ― 여기는 홍대앞 2호점
    2020년 11월호 vol. 138 FEATURE ―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법
    2020년 12월호 vol. 139 FEATURE ― 우리가 보낸 2020년, 우리가 보낼 2021년

    ※ 전체 차례 중 각 호의 특집 기사(창간호의 「COVER STORY」, 10주년호·11주년호의 「FEATURE」) 제목만 표기했다. 위 차례의 권호를 터치/클릭 시 해당 호의 상세 정보(『스트리트 H』 과월호 소개 페이지)를 볼 수 있다. ― 『타이포그래피 서울』 주


    3  서문

    『스트리트 H』 영인본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이라면… 서문의 부재다. 홍대앞 사람과 공간을 담은 책인 만큼, 그 담기 행위의 주체인 203인포그래픽연구소(이하 203)이 직접 전하는 영인본 기획 의도와 소회가 서문의 형태로 담겼다면 어땠을까 싶다. 203도 ‘홍대앞 스튜디오’이고, 203 사람들도 ‘홍대앞 사람들’이니 말이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오래전의 인터뷰 문답을 가져와보려 한다.

    『타이포그래피 서울』 사무실(윤디자인그룹 사옥)의 소재지도 홍대앞이다. ‘홍대앞’이라는 한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연(혹은 명분)을 내세워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203 장성환 대표와 몇 차례 인터뷰를 했었다. 첫 인터뷰가 2012년도였는데, 당시 장성환 대표가 했던 말이 이번 『스트리트 H』 영인본의 서문 중 한 토막이었어도 좋았겠다는 감상을 덧붙여본다. 물론 어디까지나 장성환 대표를 인터뷰했던 『타이포그래피 서울』 에디터 개인의 감상일 뿐.

    『타이포그래피 서울』
    홍대앞 ‘타우니 맵(Townee Map)’ 역시 다달이 업데이트되던데요. 그 수많은 장소와 지리 변화를 일일이 다 확인하는 건가요? 

    장성환
    네. 직접 지도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실시간으로 기록해놓죠. 저도 돌아다니고, 203 식구들도 함께 발품을 팔고. 지도라는 게 그저 길 찾기에 필요한 위치 정보만은 아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존재 정보’가 되니까. 예를 들어, 이번 달에 문을 닫은 카페는 다음 달 지도에선 볼 수 없겠죠. 하지만 옛 지도들엔 그 카페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표시되어 있잖아요. 바로 존재 정보입니다. 이런 존재 정보들은 훗날 귀중한 사료로 활용될 수 있어요. 황색 잡지인 『선데이 서울』이 지금은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인문학 자료로 쓰이잖아요. 『스트리트 H』도 10년쯤 쌓이고 나면 논문 자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2012. 4. 8. 인터뷰 중
    ⓒ typography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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