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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읽자이너 #6 『은유 수업: 은유로 삶을 볼 수 있다면』

    디자이너들이 철학을 공부하면 생기는 일, 은유로 삶을 바라볼 때 일어나는 현상


    글. 임재훈

    발행일. 2021년 10월 18일

    123 읽자이너 #6 『은유 수업: 은유로 삶을 볼 수 있다면』

    한 달 한 권
    1 제목 | 2 차례 | 3 서문
    딱 세 가지만 속성 소개

    일단은 1, 2, 3만 읽어보는 디자이너
    “ 123 읽자이너 ”

     #6 『은유 수업: 은유로 삶을 볼 수 있다면』 

    「123 읽자이너」는 한 달에 한 권, 디자이너들을 위한 책 추천 시리즈다. 책 전체 내용을 요약 설명해드리진 않는다. 진지한 서평을 해볼 참도 아니다. 다만 딱 세 가지, 제목·차례·서문만, 딱 여기까지만 소개한다. 여섯 번째로 들고 온 책은 『은유 수업: 은유로 삶을 볼 수 있다면』(이성민·오현지·현재호·윤경근·황지은·박민지 지음, 텍스트프레스, 2021)이다.

    ⓒ typography seoul

    1  제목

    제목에 앞서 글쓴이들을 알 필요가 있다. 먼저, 이성민은 철학자다. 철학서 즐겨 읽는 독자라면 모를 리 없는 출판사 ‘도서출판b’에서 그의 저작 및 공저작, 번역서가 다수 출간돼 있다. 오현지·현재호·윤경근·황지은·박민지 등 다섯 명은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이들은 2020년 디학(디자인학교) 온라인 강좌 〈은유 글쓰기 세미나〉를 수강했는데, 이 수업의 진행자가 이성민이었다. 강좌명처럼 기본적으로 글쓰기 수업이었다. 작문 기술의 여러 갈래 중 ‘은유법’을 중심으로 한 작법 강좌였던 셈이다. 한마디로 ‘은유 수업’이었다. 강의록과 더불어 진행자 이성민과 다섯 참가자들의 에세이 스물두 편을 수록한 결실이 책 『은유 수업』이다.


    2  차례

    PROLOGUE
    장식의 비밀 ― 이성민

    CHAPTER 1
    1. 문자적 표현과 은유적 표현 (1)
    2. 문자적 표현과 은유적 표현 (2)
    3. 은유적 표현의 일상성

    CHAPTER 2
    4. 은유적 개념
    5. 원천 영역과 표적영역
    6. 원천 영역의 개발

    PRACTICE 1. 인사
    멀티탭 다루는 법 ― 박민지
    민트 맛 사탕 ― 황지은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 윤경근
    찝찝한 도시 안개 ― 현재호
    흐릿한 인사의 기억 ― 이성민

    PRACTICE 2. 눈치
    물에 뜨는 방법 ― 윤경근
    신발끈 ― 오현지
    배부르니 그만 먹을게요 ― 현재호
    나무를 심은 사람 ― 황지은

    PRACTICE 3. 비밀
    추천할 수 없는 책 ― 황지은
    핑퐁 ― 오현지
    거짓말을 잘하는 맛조개 ― 박민지
    숨은 〇 〇 찾기 ― 현재호
    비밀의 속삭임 ― 이성민

    PRACTICE 4. 약속
    선인장 약속 ― 현재호
    미래의 윤곽을 오리는 가위 ― 이성민
    가볍게 약속하기 ― 박민지

    PRACTICE 5. 위로
    옥수수알 슬픔 ― 이성민
    20%의 위로 ― 윤경근
    글쓰기 ― 오현지
    돌아다니는 무게 ― 박민지
    울음은 멈추지 않고 멎는다 ― 현재호

    EPILOGUE
    은유로 무얼 하면 좋을까? ― 현재호

    CHAPTER 1과 2는 이성민의 강의록을 토대로 한 이론집, PRACTICE 다섯 꼭지는 산문 실습집이다. 눈에 띄는 점은 각 실습 파트마다 이성민의 글이 한 편씩 실려 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에세이, 즉 ‘실습작’은 문장과 문맥의 결속도 면에서 이론문(이성민의 글)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만 구성을 했다면 자칫 앞(이론 파트)이 무겁고 뒤(실습 파트)가 다소 가벼워져 책의 중심추가 흔들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섯 개 실습 파트마다 이성민의 산문이 공재(共在)됨으로써 무게 중심이 유지된다. 선생의 글과 나란함으로써 오현지·현재호·윤경근·황지은·박민지 저마다의 글들도 얼마간 더 당당해지므로, 한 편 한 편 은유적으로 곱씹힌다.


    3  서문보다 에필로그 먼저 읽기

    책 띠지에 “철학자와 다섯 명의 디자이너, 평범한 일상에 빛을 더하기 위한 꾸준한 모험 『은유 수업』”이라는 홍보 글귀가 적혀 있다. 독자들은 당연히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된다. 디자이너들이 왜 은유적 글쓰기에 천착한 걸까? …답을 알고 책을 읽으면 보다 효과적 독서가 가능할 것이다. 만약 독자 또한 디자이너라면 더더욱. 답은 서문(프롤로그)이 아니라 디자이너 현재호가 쓴 에필로그에 있다. 그러니까, 『은유 수업』을 손에 쥐었다면 우선은 에필로그부터 펼치길 추천한다.

    독서 모임에서 책을 먼저 다 읽은 성민은 얄밉게도 은유를 마치 비밀인 것처럼 숨겼다. 그리고 그것을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이라고 불렀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스무고개를 하는 것처럼 우린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이란 것이 도대체 뭘까?” 하는 궁금증에 목마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중략]
    어렵사리 은유를 소개받은 뒤에는 ‘내 역량이 은유구나’ 하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 우린 앞으로 은유를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생겼고, 은유를 잘하려면 또한 무엇을 어떻게 개발하면 좋을지 같은 새로운 고민으로 이어졌다.
    [중략]
    은유는 하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이 말대로 우리 중 누구는 그것으로 이론을 만들고, 누구는 모임을 하고, 누구는 에세이를 쓰고, 누구는 책을 디자인하고, 누구는 그림을 그렸다. 그 모든 게 뒤섞여 은유 범벅이 된 이것을 삼키고 양분으로 삼고 나면 우린 은유로 또 무얼 할 수 있을까?

    『은유 수업』 157~161쪽, 현재호의 에필로그 「은유로 무얼 하면 좋을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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