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한 쌍의 커플이 운영하는 ‘토닉’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네덜란드에서 사회, 문화적으로 다방면의 그래픽 디자인과 아이덴티티 작업을 주로 작업하고 있으며, 시각적인 그래픽을 넘어 공간과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그들의 주된 작업 재료는 바로 글자(type)! 이들은 간단명료한 타이포그래피를 각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두고 작업한다. 주로 글자를 가지고 놀지만, 때에 따라 ‘폰트’를 만들기도 하는, 매력적인 토닉의 작업을 소개한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토닉(Thonik)은 토마스(Thomas Widdershoven)와 니키(Nikki Gonnissen)에 의해 시작됐다. 이들이 함께 작업해 온 것은 훨씬 더 이전이지만, 본격적으로 토닉이라는 이름으로는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이다. 토마스와 니키는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고 방송국과 박물관, 정당의 아이덴티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가장 유명한 작업을 꼽자면, 네덜란드의 사회당인 SP(Socialist Party)의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한 것이다. 썩은 토마토가 날아가는 형상을 상징으로 쓰며 저항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사회당이, 새로운 브랜딩을 통해 따듯하고 밝은 이미지로 바뀌게 되었다. 붉은색의 아이덴티티와 토마토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말이다. 토마토를 던지는 대신 따듯한 토마토 수프를 나누는 캠페인을 통해 당의 아이덴티티를 변화시켰고, 정돈된 타이포그래피와 붉은색의 컬러를 강조하여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완성했다. 상징인 토마토를 귀여운 수프 그릇으로 탄생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가장 최근의 작업으로 알려진 Holland Festival의 디자인 작업. 2015년 5월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문화예술축제인 Holland Fastival의 아이덴티티는 토닉에서 직접 폰트까지 디자인했다. 먼저 영상을 통해 Festival 상징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살펴보자.
영상을 보면 HF의 디자인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합자(ligature)와 스텐실(stencil)을 이용하여 2005년도에 있었던 HF의 콘셉트를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또한, 같은 콘셉트의 대치글자(Multi Glyph)를 디자인하며 다양한 형태로 만들었다. 그때그때 쓰고 싶은 형태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장르가 개별적으로 또는 융합되기도 하면서 펼쳐지는 축제의 특성을 폰트에 담은 것 같다.
2008년에 열린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11th international architecture biennale venice)의 아이덴티티는 HF와는 또 다른 느낌의 작업이다. 이탈리아의 ‘베니스’라는 도시의 면적과 패턴을 분석하여 디자인한 것. 세계(지구)를 상징하는 ‘구’ 형태에 집을 떠올릴 수 있는 도형을 붙여 사인을 만들었다. 이 사인이 모이면 패턴을 만드는데, 이 사인은 2D의 모습으로 포스터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었고, 5,000개의 3D 플라스틱 볼로 제작되었다.
5,000개의 플라스틱 볼은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곳에서 공간을 구분 짓는 ‘벽’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포메이션’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립과 해체가 간편한 장점과 더불어 디자이너가 추구한 미적 관점을 충족시켜준 특별한 요소였던 것. 토닉은 볼들이 다른 각도로 봤을 때 아름답고, 예상치 못한 뜻밖의 패턴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한, 이 플라스틱 볼들은 역할을 다 한 뒤 재활용되었다고 한다.
토닉의 작업 중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의 아이덴티티 작업도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필자는 토닉의 작업 중에서 HF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좋아한다. 합자와 스텐실 기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폰트를 만들어 낸 부분이 빛나는 아이디어였다. 그들의 작업은 글자를 좋아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준다. 토닉이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삶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부이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한 인터뷰에서 “avenir was our favourite font”라고 말 한 것처럼 ‘삶의 공유’는 취향도 서로 닮아갈 수 있게 만드니까. 이 글을 쓰고 나니 문득 네덜란드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가서 ‘Holland Festival’도 즐기고 말이다. 그럼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 모두 Dank u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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