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붐이다. 그러나 신선한 아이템으로 창업하려고 해도 콘셉트를 어떻게 잡고, 매장을 어떻게 꾸미며,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창업하고 싶다면 과감히 지르시라. 작은 가게라도 커다란 아이디어로!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듯! 하나부터 열까지 '아름답고 확실하게' 도와주는 '프로젝트 에디'가 있다.
세 분이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원래 대학원 동기예요.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IDAS)에서 디자인경영을 전공했고, 각자 다른 일을 하다가 대학원에서 만났는데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그땐 일을 같이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죠. 하지만 창업에 대한 생각들이 다들 있었기에 셋이 뭉치게 되었어요. 피쉬 앤 피쉬 일을 맡게 된 게 계기라면 계기인데 컨설팅 비용이 아니라 지분을 받고 한 것이 브랜딩 인큐베이팅의 시작이었어요. 조예다 실장님이 농수산물에 관심을 갖고 계시기도 했고요.
농수산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학부 때부터 그래픽 디자인을 계속했는데 디자인을 하다 보니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국의 전통을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풀지 흥미가 생겼어요. 영국에서 오래 살았던 우하영 실장님도 한국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공부하고 대화를 나누는 중에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되었고요.
에디의 의미는 뭔가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요. 프로젝트라고 한 것도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하기보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서 정한 것이고요. 한 분의 클라이언트를 에디라는 사람으로 생각하며 일하는 것도 재미있고, 에디가 Enlightning Doing Design with You의 약자기도 하거든요. 저희의 일하는 방식도 그렇고 클라이언트와 함께 디자인해나간다는 의미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세 분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건 어떠신가요?
우하영
재미있어요.
이지윤
정말?(웃음)
우하영
이 이야긴 다른 방에서(웃음).
조예다
분야가 달라서 시너지 효과가 커요. 의견이 부딪치는 일이 별로 없어요.
공동 대표인 세 명의 전문 분야가 다르다는 것도 프로젝트 에디의 강점이다. 이지윤은 마케팅, 우하영은 공간, 조예다는 그래픽을 담당한다. 아이디어를 함께 내고 콘셉트의 흐름도 같이 잡지만 분야가 다르기에 크게 부딪칠 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분야가 달라서만은 아닐 것이다. 세 사람의 밝은 심성이 화합을 이루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프로젝트 에디는 균형이 잘 잡힌 삼인 프로젝트 스튜디오의 좋은 모델이다.
프로젝트 에디도 막 창업을 한 곳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초기엔 거의 집에 못 들어가고, 지금도 여의도에 제일 늦게까지 남아 있어요(웃음). 처음 3개월 정도는 이익을 낸다는 생각 없이 무작정 열심히 했어요.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 의논하고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하고. 푸드 쪽 클라이언트가 많은 편인데, 푸드 업계는 변화가 빠른 곳이기 때문에 새로 뜨는 곳이 있으면 자주 보러 다녀요. 그래서 식대가 정말 많이 나와요. 번 돈을 다 먹는 걸로…(웃음). 리서치를 따로 하기보다 현장을 자주 보러 가죠.
일하는 방식을 컨설팅이 아닌 인큐베이팅으로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벤처 창업을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쪽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더라고요. 멘토링이라든가 인맥이라든가. 그런데 사업 분야가 IT 계열의 벤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닭집도 창업이 될 수 있고 그런 분에게 진짜 필요한 게 브랜딩인데 아직은 그런 인식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그걸 안다고 해도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인테리어, 패키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돼요. 인테리어는 동네 아저씨한테 맡기고, BI는 아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 맡기는 식이니까요(웃음).
인큐베이팅이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세요.
인큐베이팅은 엄마가 보호해주지 못할 때 대신 보호해주는 거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처음부터 끝까지’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끝은 없는 것 같아요. 브랜드를 관리하려면 독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웃음). 하다못해 전단을 돌리거나 문자를 보내더라도 콘셉트에 맞춰서 통합된 관점에서 해야 하는데 창업을 하시는 분들은 그런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그것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저희가 만든 브랜드가 엄친아 같은 존재가 되면 좋겠어요(웃음).
서로의 장점을 얘기해주신다면요?
조예다
우하영 실장님은 시크해요(웃음). 영어에 능통하고요. 자체적으로 영어 번역이 가능하니까 큰 힘이 되지요. 공간은 물론 그래픽도 잘하시고요.
이지윤
조예다 실장님은 일단 그래픽을 매우 잘해요. 책임감 강하고. 리액션이 훌륭하지요(웃음).
우하영
이지윤 실장님은 시원시원해요. 그리고 클라이언트들과 의견이 다를 때 설득을 진짜 잘하세요(웃음).
에디가 함께했던 가게들의 창업 성공률은 100퍼센트. 석 달 후엔 반드시 성과가 드러난다. 신생 디자인 회사의 업적치고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마음. 그래서 컨설팅이 아닌 인큐베이팅이다. 가게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은 물론 세금계산서를 떼는 일에 이르기까지 에디의 손길은 구석구석 미친다. 갑과 을의 관계보다 도움을 주고받는 파트너십이 강하기에 창업을 한 후에 만족도는 더 높다고 한다.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이들의 에너지는 덤이다.
소규모 자영업 하시는 분들을 도와주시는 게 보람이 정말 클 것 같아요. 기억에 가장 남는 가게가 있다면요?
작년 디자인 페스티벌을 보고 찾아오신 이십 대 청년 두 분이 계셨어요. 로컬 푸드로 샐러드 전문 가게를 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는 아주 좋았는데, 걱정될 정도로 아무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거예요. 등록부터 세금계산서 떼는 법, 새로운 메뉴 등록하는 법 등 정말 작은일까지 도와드렸어요. 저희도 처음 시작할 때 어렵게 겪었던 부분이 있었으니까, 힘든 점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도움된 것 같아요. 처음엔 가게가 지하에 있어서 홍보가 힘들었는데 3개월 후에 반드시 반응이 온다고 격려해드렸더니 힘내서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입소문이 났어요. 저희가 도움을 드린 가게가 잘 되는 게 가장 뿌듯해요.
그동안 20여 개 정도 되는 가게의 창업을 도우셨는데 힘든 일은 없으셨나요?
다행인 것은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갑질을 하는(웃음) 횡포를 부린다거나 그런 분들도 없으셨고요. 그 점은 정말 감사하죠. 돈을 받고 디자인을 해주면 끝이라는 개념보다 처음부터 같이 가게를 만들어간다는 마인드이기 때문에 서로가 더 신뢰를 느끼는 것 같아요. 창업하려는 지인 분들에게 소개도 잘 해주시고 세컨드 브랜드 만들 때 다시 맡겨주시고. 굳이 힘든 점을 꼽자면, 가끔 주변의 이야기에 너무 신경을 쓰는 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예요. 창업이라는 것이 인생의 큰 변화인 만큼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짬뽕시키다 보면 괴물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다른 데에서는 이렇게 하던데, 누가 그러는데,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배가 산으로 가버려요. 물론 저희는 계속 대화를 통해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려고 노력합니다. 대부분 저희의 의견에 동의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브랜딩은 큰 기업이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많이 오해하는 부분 중의 하나인데 돈이 많아야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작은 가게일수록 더 필요하다고 봐요. 처음엔 창업하려고 하는 개인 분들을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죠. 창업하면 3년 후까지 봐요. 애를 3년은 키우고 내보내려고(웃음). 그리고 젊은 분들의 의뢰가 많아서 처음부터 의논하면서 조율하기에 만족도는 높으세요. 세컨드 브랜드 의뢰로도 이어지고요.
클라이언트와의 친밀감도 높을 것 같아요.
조예다
재미있는 건 그동안 죽 지켜보고 있었다는 클라이언트들이 많으세요(웃음). 어떤 분들은 저희 사진도 갖고 계시고(웃음).
이지윤
홈페이지에 저희 얼굴이 다 나와 있고 페이스북도 자주 하니까 친근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우하영
준비 단계부터 같이 해서 오픈까지 하고 난 이후에도 연락을 계속하면서 의논하니까 저희도 아이를 키우는 듯한 마음이 들죠(웃음).
프로젝트 에디의 앞으로 행보에 대해서 궁금하네요.
저희는 동네 유명한 개인 빵집이나 시골에서 감자를 파는 농가와 같이 기존에 브랜딩이 잘 안 되었던 분야를 새롭게 개척해나가고 싶어요. 피쉬앤피쉬와 같은 농수산물 분야는 물론, 최근 불고 있는 스타트업들처럼 기술 기반의 IT 분야의 브랜딩에도 관심이 높아요. 특히, 저희와 같은 청년 창업자들과 함께 그들이 부족한 브랜딩과 디자인 부분을 메꾸어 주는 역할을 하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저희 내부적으로 다양한 콘텐츠 등을 생산하여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소통하려는 게 저희가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그래서 스몰 비즈니스 관련 디자인 웹진도 계획 중에 있어요.
끝으로 프로젝트 에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대기업이 아닌 이상 쉽게 자신의 사업에 디자인과 브랜딩을 접목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에요.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길거리에 있는 작은 가게들만 보더라도 브랜딩이 잘 되어 있잖아요. 더는 은퇴한 어르신들이 프랜차이즈 창업에 목숨을 걸고, 정말 아무것도 없이 열정만으로 맨땅에 헤딩만 하는 젊은 청춘들이 없었으면 합니다.(피만 나죠.) 디자이너 혹은 마케터 혹은 브랜더들이 조금 더 사명 의식을 갖고 스몰 비즈니스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물론 거기에 프로젝트 에디가 있었으면 하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