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선으로 이루어진다. 한 줄, 두 줄의 선이 모여 특정한 조형성과 추상성을 띄게 될 때 선은 문자가 된다. 초기의 문자는 기록의 용도에 충실했겠지만, 사람들은 문자로부터 예술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캘리그래피의 형태로 발전시킨다. 이 캘리그래피는 문화권별로, 국가별로 제각기 특성을 갖고 발전하게 되는데, 그 중 동양에서는 서예에서 발전해 나온 감성적인 표현 방법이 두드러지게 된다.
11월 20일부터 열린 한일 캘리그래피 교류전 〈문자추상〉展은 그런 동양의 캘리그래피 중에서도 한국와 일본의 캘리그래피 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한국의 캘리그래피디자인그룹 ‘어(語)울림’ 에서 주관해 한국에서는 ‘어(語)울림’의 작가들이, 일본에서는 SOGEN書藝塾 ‘ARC(ART CALLIGRAPHY)’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관객들에게는 한국과 일본의 캘리그래피 세계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양국의 작가들에게는 서로간에 비교를 통한 교류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전시 제목이자 주제인 ‘문자추상’은 말 그대로 조형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문자예술까지 포함한다. 작가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통해 표현된 작품들은 한일 양국의 문자인 한글과 가나, 그리고 한자로 써져있다. 그 중 어떤 것은 익숙한 문자일 것이고, 어떤 것은 알아볼 수 없는 문자일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우면서도 추상적인 모습의 작품들을 마주 서서 그 의미를 고민하다 보면 그것들이 단편적인 글자나 글귀가 아닌 독립적인 예술작품으로 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정보
한일 캘리그라피 교류전 〈문자추상〉 展
기간 : 2012년 11월 20일(화) ~ 2012년 11월 28일(수)
장소 : 갤러리 뚱(02-332-5615)
주최 :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 ‘어울림’, 윤디자인연구소
주관 :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 ‘어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