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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사용 설명서] 이제 더는 ‘수고’하지 말자!

    요즘은 '수고하세요'나 '고생하세요'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윗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직장 상사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게 "고생(어렵고 고된 일)을 계속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셈.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5년 02월 11일

    [한글 사용 설명서] 이제 더는 ‘수고’하지 말자!

    평소 가게에서 물건을 사거나 집에서 택배를 받을 때, 상대방에게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말을 할 때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수고하세요’는 ‘계속 고생이나 하세요.’라는 말과 동급의 의미인 것 같아서 말이다. 이런 인식을 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모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귀화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였다. 그는 왜 한국에서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사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 이 기사는 그룹와이가 운영하는 ‘한글을 만나다’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출처: 플리커 Zuerichs Strassen(CC BY)

    요즘은 ‘수고하세요’나 ‘고생하세요’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윗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직장 상사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게 “고생(어렵고 고된 일)을 계속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셈. <표준화법>에 따르면 ‘수고하다’는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면, 마치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일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듯한 뉘앙스여서 윗사람 입장에서는 어쩌면 불쾌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고생하세요’ 역시 말 그대로 ‘고생을 계속하여라’라는 뜻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썩 좋은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윗사람들이 아랫사람에게 ‘고생하시게, 고생해라’라고 말하는 건 당연히 여겨지고 있지만, 그 뜻을 생각해 본다면 ‘수고(혹은 고생)하라’라는 말은 아랫사람에게 해도 실례가 될 것이다. 이처럼 <표준화법>에서는 ‘수고하세요’, ‘고생하세요’ 같은 인사말은 쓰지 않아야 한다고 풀이한다. 그 대신 ‘고맙습니다’, 혹은 헤어지는 상황에서는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해야 적절하다고 제시한다. 그럼 ‘수고하세요’와 ‘고생하세요’를 대체할 만한 표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계속 일을 하고 사람에게라면,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 열심히 하세요.” 등의 격려.

    – 친구나 후배, 제자 등이 일하고 있는데 먼저 나가는 상황이라면,

    “미안하지만 좀 더 수고들 해주세요.”

    – 윗사람보다 먼저 나가게 된다면,

    “수고하시는데 먼저 나가게 돼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도 권장한다.

    여기서 ‘수고’라는 말이 들어가긴 하지만,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인사말이 포함되므로 써도 무방하다. 이 밖에도 헤어질 때, 정 어색하다면 안부 인사를 하는 것이 낫다.

    – 감사합니다.

    – 수고하셨습니다(단, ‘수고’를 과거형으로 사용할 경우엔 실례가 아니라고 한다).

    – 먼저 가보겠습니다.

    –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전통적인 우리의 인사말 중 ‘안녕히 계십시오’나 ‘추위(또는 무더위)에 몸조심하십시오’처럼 날씨에 빗대어 하는 말들이 있는데, 이런 표현을 사용해도 괜찮다. ‘수고’나 ‘고생’ 대신 그 상황이나 자리에 어울리는 다른 표현들이 널리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참고 자료

    국어평생교육 사이트 우리말 배움터(바로 가기)
    국립국어원(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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