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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사용 설명서] 밥을 안치다? 앉히다? 어떤 것이 맞을까

    요즘 안 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연예인 아빠들의 육아 예능이 대세다. 아이들을 맡은 당사자가 아빠이다 보니 좌충우돌 아이들과 겪는 에피소드가 사랑스럽고 귀엽기 때문. 그중에서도 아이들에게 밥을 해서 먹이는 장면은 마치 전쟁과 같기도 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5년 04월 16일

    [한글 사용 설명서] 밥을 안치다? 앉히다? 어떤 것이 맞을까

    요즘 안 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연예인 아빠들의 육아 예능이 대세다. 아이들을 맡은 당사자가 아빠이다 보니 좌충우돌 아이들과 겪는 에피소드가 사랑스럽고 귀엽기 때문. 그중에서도 아이들에게 밥을 해서 먹이는 장면은 마치 전쟁과 같기도 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일예로 대한, 민국, 만세 세쌍둥이 아빠 송일국은 저녁 음식으로 카레를 만들다가 제일 중요한 밥을 안 했다며, 허둥대는 장면이 방송되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이 기사는 그룹와이가 운영하는 ‘한글을 만나다’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그런데 여기서 잠깐, 밥을 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흔히 밥솥에 ‘밥을 안친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밥을 안친다.’라고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밥을 앉힌다.’라고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참 헷갈리는 것이 사실. 두 개의 단어 중 맞는 단어를 찾기 위해서 ‘밥을 안친다’는 것이 어떤 행동인가를 먼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다. 먼저 쌀을 씻고 난 후에 밥이 될 수 있을 만큼의 물을 붓고 불을 켜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연상해보자.

    반면 ‘앉히다’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면 어떤가. ‘앉히다’는 ‘앉다’의 사동형으로 ‘앉게 하다’는 의미가 있다. 즉, 누군가를 의자나 바닥 같은 곳에 몸무게를 실어서 몸을 올려놓는 행위를 말하는 것.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안치다’의 뜻을 ‘밥, 떡, 구이, 찌개 따위를 만들기 위하여 그 재료를 솥이나 냄비 따위에 넣고 불 위에 올리다.’라고 제시하고 있으며, ‘안치다’는 ‘앉히다’와 구별해서 사용하기 위해 규범을 제시하고 있다.

    관련 규범 해설 ‘안치다’는 ‘앉히다’와 구별해서 적어야 한다. ‘안치다’는 ‘쌀이나 떡 등을 솥이나 냄비 따위에 넣고 음식이 되게 하다’의 의미가 있는 데 비해 ‘앉히다’는 ‘앉다’의 사동사로서 ‘앉게 하다’의 의미가 있다. 관련 조항: 한글 맞춤법 6장 1절 57항

    이제 확실히 구별됐는지. 먼 옛날에는 ‘안치다’라는 표현이 ‘앉다’와 관련된 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단어가 특정 영역에 한정되어 쓰이면서 원래의 의미에서 멀어지게 된 것. 그래서 지금은 ‘끓이거나 찔 물건을 솥이나 시루에 넣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원래의 의미에서 멀어져 그 관계가 약해졌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여 ‘안치다’를 표준어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럼 ‘안치다’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예문을 통해 살펴보자.

    – 시루에 떡을 안치다.

    – 솥에 고구마를 안쳤다.

    – 솥에 쌀을 안치러 부엌으로 갔다.

    – 천일네도 소매를 걷고 부엌으로 들어서며 작은 솥에 물을 붓고 가셔 낸 뒤 닭을 안치고 불을 지핀다.(출처: 박경리, <토지>)

    – 냄비에 쌀을 안치다.

    – 두 홉 보리쌀을 씻어 안쳐 끓이고 그 위에 여섯 개의 감자를 까 넣었다.(출처: 조세희, <우주여행>)

    *참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국어사전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맞춤법>,

    나무의 철학,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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