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1 “안녕들 하십니까”
삼행시로 인사를 드려볼까요?
김, 재철입니다.
재, 미있게 살려고 합니다.
철, 이 없어야 가능하답니다.
만화가를 꿈꿨던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려오다가 이제는 한글을 그리고 있어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글툰(한글+웹툰)을 그리고 있습니다. 2006년 한글 캐릭터 ‘놈’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슷슷>을 발표하면서 여러분과 처음 만났습니다. ‘놈’은 누구나 될 수 있겠죠. 그 ‘놈’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바로 <슷슷>이에요. 당시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네이버 파워유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더욱 다양하고 친숙한 일상의 모습을 한글툰 안에 재미있게 담아내고자 한 컷, 한 컷 애쓰고 있어요.
컷 #2 “왜 한글을 그리냐고?”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어려운 한자를 잘 기억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었는지 기억나죠? 상형문자처럼, 그림에서 한자로 변하는 과정을 눈으로 보면서 쉽게 익히지 않았나요? 한글도 한글툰을 통해 배우면 훨씬 재미있을 거예요. 한글툰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학습 자료이죠.
또 애니메이션 같은 문화 콘텐츠로서 한국과 한글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해외 시장에서도 큰 유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봐요. 최근에는 한글 전각에도 흥미를 느껴 작업을 해보고 있습니다. 한글을 그리기만 하다가 이젠 한글을 새기게 된 거죠. 한글의 매력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한글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컷 #3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날까지!”
제 블로그(koreatoon.com)에 이런 말을 써놓았어요. ‘어떠한 일을 하든, 미리 판단 내리기를 피하도록 하자. 각각의 상황에서 얻는 체험 하나 하나에 진정한 보물이 감추어져 있으니까!’ <궁금한 이야기 Y>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 몸이 불편하거나 생활이 어려워도 정말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나와요. 이런 분들 앞에서 과연 누가 함부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제 그림을 본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제 소망을 담아서 <슷슷>을 연재하던 2006년에 거리 퍼포먼스를 펼쳤죠. 일명 ‘전구 퍼포먼스’였는데요. 장소는 서울 청계천이었어요.
대형 전구 소켓을 제작했는데 저 자신이 그 모형의 일부였죠(필라멘트였답니다). 말하자면 ‘인간 전구’인 셈이죠. 어두운 공간에 전구가 켜지면 주변이 모두 환해지잖아요. 제 스스로 전구가 되어서 이 컴컴한 세상을 보다 밝게 비추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멀리서 신기하게 쳐다만보던 시민들이 점차 관심을 보이고, 가까이 다가와 제게 말을 건네기까지 하면서 자연스레 참여가 늘어났어요. 직접 전구 소켓 모형의 일부가 되어 기념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들 모두가 세상을 밝히는 전구가 되어준 거예요. 여러분 모두가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전구가 되기를! <슷슷>의 주인공 ‘놈’처럼,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컷 #4 “내가 좋아하는 것”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조물주입니다. 그 외에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와 잭슨 폴락을 좋아하고요.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와 영화 <폴락>을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좋아하는 서체는, 음, 사랑하는 그녀의 손글씨! 색상은 회색 계통을 좋아해요. 진한 검정은 별로예요. 얼마 전에 <언터처블>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는데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특히 외로움에 지친 분들이 관람할 것을 적극 권합니다.
재미있는 그 ‘놈’, 김재철의 B컷
김재철에게 무슨 초능력을 갖고 싶냐고 물어봤다. “엄마의 마음”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는 이어서 올해에는 꼭 엄마가 되고 싶단다. 아빠 말고, 엄마가 되고 싶단다. 그 꿈, 꼭 이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