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전[展]〉 intro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아마도 대부분) 미래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예비와 준비를 해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현재는 ‘과정’으로 규정될 수 있다. 그 과정이란 결국 ‘결과’들의 총합이다. 수업 과제라는 결과물, 그룹 프로젝트라는 결과물, 스터디라는 결과물, 세미나 참여라는 결과물 등등. 이 결과들을 한 건씩 적립하고 구축해나가는 나날들의 통칭이 ‘과정’인 것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앞의 한 문장을 쓴 다음에 그 다음, 그 문장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다음 문장을 쓰는 것”이자 “이걸 계속해서 연결해 가는 것”이라는 말을 빌려본다.(소설가 김영하의 ‘TED X Seoul’ 2010년 7월 강연 중)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과정 또한 소설 쓰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앞의 한 결과를 낸 다음에 그 다음, 그 결과를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다음 결과를 내는 것, 이걸 계속해서 연결해 가는 것.
그래서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결과-들에 주목하고자 한다. 완결된 소설이 아니라, 연결과 연결을 거듭 중인 문장을 미리 읽고 싶다. 학생들의 프로젝트 전시와 졸업 전시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 〈학생-전[展]〉을 이어가는 이유다.
전시 제목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전공 졸업전시 〈일;단락〉
전시 형태
온라인 전시 http://www.2020hicd-illdanrak.com
전시 기간
2020. 12. 11. ~ 2021. 12. 11.
전시 개요 및 설명
“글자는 모이면 단어가 되고, 단어의 집합은 문장을 이룹니다. 우리도 개별의 문장으로서 단락을 구성합니다. 그 문장들은 지난 4년간의 노력과 추억이 담긴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그 시작과 끝에 초점을 맞춰보았습니다. 저마다 가진 서로 다른 의미의 문장들을 모아 이번 32번째 단락을 끝으로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의 이야기를 일단락 짓고자 합니다. 새하얀 여백 위로 새로운 단락을 준비하는 122명의 문장을 응원해주세요.”
「Some time off」 권지예
“「Some time off」는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10가지 상황들과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자가 치유 스킬 키트’ 브랜드입니다.”
「연무(煙巫)」 김동현
“나는 필멸자이므로 죽음이 두렵다. 하지만 난 스스로 흡연을 통해 죽음과 가까워진다. 이러한 강박의 아이러니를 의상, 사진, 영상으로 풀어내며 강박의 해소를 위한 나만의 굿판을 벌인다.”
「NODE」 김주현·이현주
“2695년, 우주 난민의 이주와 정착을 도와드립니다.”
「일렁」 배효은
“「일렁」은 인디 가수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다듬어 고유의 브랜드를 창출하는 아트 스튜디오로 싱어송라이터 ‘마린’의 앨범 〈유영하다〉를 선보인다.”
「모래잔」 신수주
“「모래잔」은 언제든 상기시키고 싶은 상념과 감당하기 힘든 생각은 비워내고 싶은 마음, 두 가지 고민에서 비롯하여 작자만의 방식으로 개인의 상념을 사물화한 일러스트레이션이다.”
「후암적」 유서형
“내 고향 후암동은 미군 기지 이전 후 개발 제한이 해제되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 오래된 도시 조직의 살아 있는 가치를 지키며 보존하고 싶다. 후암동만이 가지고 있는, 후암동 주민들만의 후암동스러움을 정의하고 후암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할 아이덴티티를 부여해본다.”
「액션띵감독」 이승빈
“COLLECT, CONNECT, CREATE! 미래의 명감독을 위한 신개념 조립형 영상 장비 브랜드.”
「파편은 존재의 증거로서」 전채린
“나를 나로 있게 하는 인지의 시작, 나의 파편. 이 프로젝트는 아픔의 자각을 통해 외려 내 존재의 완전함을 깨닫고자 한다.”
「마음보」 조희현
“「마음보」는 순원왕후가 딸 덕온공주에게 주었다는 일종의 혼수품 목록 『혼수 발기』(1837)를 본으로 하여 만든 다정한 인상의 세로짜기 본문용 활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