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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토그램과 폰트의 만남, 독일 쾰른 본 공항의 사인 시스템

    독일의 쾰른 본 공항. 이는 쾰른(Cologne)시와 본(Born)시 두 도시의 이름을 합친 이름으로 독일에서 6번째로 큰 공항이다. 이곳에서 2002년에 프랑스계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루에디 바우어(Ruedi Baur)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1월 28일

    픽토그램과 폰트의 만남, 독일 쾰른 본 공항의 사인 시스템

    차가움·무거움·딱딱함·진지함…. ‘공항’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닐까. 그런데 보통의 이런 이미지를 확 바꾼 공항이 있다. 바로 독일의 쾰른 본 공항. 이는 쾰른(Cologne)시와 본(Born)시 두 도시의 이름을 합친 이름으로 독일에서 6번째로 큰 공항이다. 이곳에서 2002년에 프랑스계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루에디 바우어(Ruedi Baur)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타이포그래피와 픽토그램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공항의 사인을 체계적으로 통일한 성공적인 프로젝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공항을 이용하는 젊은 여행자들의 인증을 거쳐 350개의 픽토그램과 실루엣을 묘사하였는데, 이 작업을 통해 공항 내부 사인뿐만 아니라 공항 홍보 엽서·명함·기념품·안내문·인터넷 사이트까지 전부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연출했다.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픽토그램+폰트= 사인, 어떻게 만들었을까?

    폰트와 픽토그램을 어떻게 통일했는지 아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든 폰트 요소의 구조는 세로 직사각형 막대, 가로 직사각형 막대, 둘을 이어주는 모서리의 곡선, 맺음에 들어가는 타원인데, 이들을 이용하여 통일성 있는 폰트와 픽토그램을 만든 것이다.

    글자 구조에 사용된 요소들을 해체한 모습
    Grid(격자)의 구조를 보면 곡선이 5가지로 크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요소를 사용하여 통일된 느낌을 준다. 심지어 글자와 픽토그램의 
    크기까지 비슷하게 맞춰서 더욱 완성도가 있는 사인 시스템이 나왔다. 

    최소한의 요소만을 사용하여 만든 사인 시스템은 단순함은 물론이고 둥근 곡선이 주는 친근함과 귀여움을 갖추고 있어 공항에 대한 인식을 호감 있고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루에디바우어는 주민들에게는 우리의 공항임을, 방문객에게는 다른 공항과는 뭔가 다른 차별성이 있는 공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공항의 사인 시스템을 분석하고 정리한 결과 대부분 파란색을 사용하여 무겁고 심각할 뿐 아이덴티티는 부재하다고 판단하고 이와는 정반대인 편안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준 것이다.

    표지판의 폰트와 픽토그램은 세계인들의 공통적인 약속과도 같은 것인데, 전제 조건이 국적·나이·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빠르게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역발상과 과감한 시도가 정말 대단한 것. 사인 시스템의 필수 요소인 가독성을 충족하면서 친근함까지 가미되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좌] 영문 문장 [우] 픽토그램
    폰트와 픽토그램의 혼용 사용
    [좌] 쾰른 본 공항 기본 로고 [우] 쾰른 본 공항 변형 로고

    위 이미지 중 왼쪽은 픽토그램과 폰트에 색을 입힌 쾰른 공항의 베이식 로고. 밝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색상 4가지만으로 색채 사용을 제한했다. 오른쪽 이미지에는 베이식 로고와는 다른 픽토그램이 적용된 모습인데, 로고에는 픽토그램 사용에 대한 특별한 제한은 없다. 일종의 플렉서블 아이덴티티(기존 로고를 넘어선 통합 이미지 전략으로 최소한으로 설정된 하나의 틀 안에서 무한대의 변형을 표현할 수 있는 것. 예: 구글의 로고) 형태를 띠고 있는 것. 비행기로 이동하는 나라마다 문화와 주요 관광지가 다르니 이런 아이디어가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쾰른 본 공항 로고의 활용

    픽토그램과 폰트로 만든 사인의 뜻

    그럼 지금부터는 픽토그램과 폰트가 어떤 식으로 활용되었는지 보도록 한다. 맨 위 사진은 고딕 양식 교회 건축물로써 세계 세 번째 규모의 독일의 쾰른 성당의 외형을 반영한 픽토그램인데, 쾰른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유리 벽면에 넣어 여행자들을 반기는 듯한 모습이다. 중앙에 배치한 사진은 주차타워로 공사장 가림막처럼 앞쪽에 픽토그램이 그려진 칸막이를 해서 공항 근처 도로의 미관을 훈훈하게 바꿔 주었다. 또한, 맨 아래 사진은 이륙하는 비행기 형태를 통해 출국장 앞이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대형 픽토그램이다.

    왼쪽의 사진은 짐을 싣고 이동할 수 있는 카트, 오른쪽 사진은 카트에 짐을 싣고 출국장으로 이동하는 입구이다. 영화제 레드 카펫처럼 바닥에 다른 배색이 되어있다. 오른쪽에는 보행자와 운전자에게 주의하라는 세심한 배려도 느낄 수 있다.

    공항과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있는 안내 요원들도 주목성과 명시성이 높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다. 
    최소한의 설명(방향, 픽토그램, 폰트)만으로도 내용 전달이 쉽게 된다면 굳이 많은 정보를 넣을 필요가 없다. 
    스텝 카(계단 차)는 알아보기 쉽게 탑승객이 중간에 그려져 있다. 
    항공기 외관에는 쾰른성당·이륙·런던 타워 브릿지·파리 개선문·지구·흐림이 차례대로 나열되어 있다.
    ‘날씨와 관계없이 쾰른(쾰른성당에 비유)에서 지구촌 도시(경유지인 런던, 파리)들을 바로 연결해준다.’는 의미
    위탁수하물을 찾는 곳
    렌터카 회사들이 모여있는 대기장소

    최근에는 공항 상점에서 픽토그램을 기반으로 한 18개 품목의 디자인 상품까지 판매한다고 한다. 공항을 브랜드화하여 기념품까지 만든, 사인 시스템을 매우 잘 활용한 모습이다.

    쾰른 본 공항의 디자인 상품

    정보에 대한 가독성은 높이고 재미와 즐거움을 더하다!

    쾰른 본 공항의 사인 체계는 시민과 방문자들에게 유용한 정보와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정보 체계를 통해 편안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점은 공공디자인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기존 사인 시스템에서 폰트의 역할이 단순히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목적이었다면 쾰른 본 공항은 친근함과 즐거움을 더해 감성적인 인간미까지 전해주고 있다.

    심리학에서 초두효과(初頭效果, Primary Effect)라는 말이 있다. 초기에 각인된 정보가 나중의 정보보다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을 접하는 처음과 마지막 관문인 공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무심코 지나왔던 사인 시스템과 폰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글을 작성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국가와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항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유네스코 자연유산 지정 3관왕,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제주 국제공항에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도의 다양한 음식, 관광 상품, 자연경관들을 픽토그램과 폰트를 활용해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확립한다면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http://www.toanvuhuu.com/projects/cologne-bonn-airport/
    http://www.toanvuhuu.com/projects/cologne-bonn-airport/visual-identity/
    http://www.behance.net/gallery/Koln-Bonn-Airport/74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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