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Loupe _ intro
낱자를 이루는 요소들은 어떤 명칭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책을 읽을 때 글자는 낱말로 조합된 문장 안에 있다. 그리고 낱말은 낱자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낱자를 해부하였을 때, 우리는 낱자를 이루는 각 요소들을 볼 수 있게 된다. 『타이포그래피 서울』의 연재 코너 「타입확대경(Type Loupe)」을 통해 이 해부된 요소들을 같이 확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낱자: 하나의 닿소리 글자나 홀소리 글자. 낱내를 나타내는 낱낱의 글자.(『한글글꼴용어사전』)
지난 회 ‘꺾임돌기’에 이어, 이번 회에서는 ‘상투’에 대해 알아본다. ‘상투’는 닿자 ‘ㅇ, ㅎ’의 상단에 튀어나온 줄기 부분을 말한다.
‘상투’는 훈민정음의 ‘ㅇ’에는 없는 요소다. 그래서 언제부터 ‘상투’가 나타났는지를 놓고 갖가지 속설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글씨 양식의 변화와 함께 생긴 필기의 흔적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ㅇ’에 힘을 받쳐줄 요소가 필요하여 생겨난 것으로 보는 등 그 탄생에 대해선 아직도 명쾌한 해답이 없다.
다만, 새활자 시대의 최지혁체를 보면 ‘ㅇ’과 ‘ㅎ’에서 돌기 같은 요소가 발견된다. 사진식자나 프로그램 데이터로서가 아닌, 온전히 물성을 가진 낱낱의 활자에 ‘상투’가 있었음을 방증해준다.
본래 ‘상투’란 관례나 결혼 후 정수리 위에서 틀어 감아 세우는 성인 남자의 머리 모양을 뜻한다. 최근 두 번째 시즌으로 찾아온 드라마 〈킹덤〉은 흥미진진한 내용과 더불어 조선시대 다양한 모자들을 보여주며 또 다른 호응을 얻었다. 극중 남성들의 모자 속에-혹은 모자를 쓰지 않은 백정의 머리에-뭉툭하게 튀어나온 머리 뭉치가 바로 ‘상투’다. 『타이포그래피 사전』도 ‘줄기의 모양이 옛날 장가든 남자의 틀어 맨 상투처럼 생겨 이름 붙여졌다’라고 한글 요소로서의 ‘상투’를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