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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입레코드[Type Record] #12 님과 함께

    트로트 경연에서 꼭 빠지지 않는 곡들이 있다. 이른바 트로트 명곡이라 불리는 노래들이다.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도 그중 하나다.


    글. 이학수

    발행일. 2020년 05월 28일

    타입레코드[Type Record] #12 님과 함께

    Type Record _ intro

    버튼 하나만 누르면(터치하면) 듣고 싶은 음악을 장소와 상관없이 들을 수 있는 시대. 음악은 친구 못지않은 정신적 건강과 위로를 가져다주는 좋은 매개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더욱이 뉴트로(new-tro) 열풍을 통해 바이닐(LP), 턴테이블, 카세트테이프, 워크맨 등 아날로그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20~30대층을 통해 다시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의 바이닐 앨범들을 보면 레트로한 분위기의 타입, 레터링, 디자인 덕에 더 눈이 가고,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긴 세월이 흘러도 사랑받는 명반―레코드판들. 그리고 그 타입들. 『타이포그래피 서울』이 한 장 한 장, 한 자 한 자 모아보려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는 말했다. 자신의 책을 ‘독해’하려 하지 말고, ‘음악 듣듯이’ 읽어달라고. 『타이포그래피 서울』 독자들께도 청한다. 우리가 기록해 나갈 이 타입들을 ‘청음’하듯 감상해보시라고.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종영 후에도 계속 화제다. 제목처럼 트로트(트롯) 경연 프로그램들이다. 두 방송이 화제를 모으자 여러 방송국들도 앞다퉈 트로트 관련물을 방영하고 있다. 제작 예정 중인 것들도 적잖은 듯하다. 트로트 경연에서 꼭 빠지지 않는 곡들이 있다. 이른바 트로트 명곡이라 불리는 노래들이다.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도 그중 하나다.

    〈남국인 작곡집〉 속커버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열두 번째 타입레코드가 수집한 앨범은 1970년대 슈퍼스타 남진의 ‘님과 함께’가 수록된 〈남국인 작곡집〉이다. 1972년 발매된 앨범으로 작곡가 남국인의 히트곡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은 남진의 독집이 아닌 옴니버스 앨범이다. 남진이 부른 네 곡(‘님과 함께’, ‘말없이 갑니다’ 등), 가수 임정을 비롯한 가수 네 명의 여섯 곡이 담겨 있다.

    〈남국인 작곡집〉 앨범 재킷을 살펴보자. 남진을 비롯한 가수 5인의 컴필레이션 음반이여서 앞뒷면 모두 메인 표지 같은 형식으로 돼 있다. 앞면에는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훈훈한 외모가 돋보이는!) 젊은 남진과 함께, 두 타이틀곡 레터링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임(님)과 함께’, ‘말없이 갑니다’ 레터링이 마치 남진의 손에서 뻗어나오는 듯하다. 전반적으로 일렁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방사형의 기울기를 가지고 있어 남진의 손끝에서 레터링 장풍(?)이 나가는 느낌을 준다. 글자의 자음과 모음 여러 곳에서 의도적인 겹침과, 그 겹침부를 파내어 도드라지게 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글자에 장식 요소로서 재미를 더한다.

    레코드숍 곽엘피(Kwak LP) 곽준태 사장님의 연출이 돋보이는 음반 사진. (‘열일’ 하시는 곽 사장님!)

    표지 뒷면에는 가수 임정의 사진과 함께 대표곡 ‘그리운 사람’의 레터링이 상단에 적혀 있다. ‘임과 함께’, ‘말없이 갑니다’와 동일하게 자모음의 겹침·파임이 도드라진다. 차이가 있기는 하다. 앞표지와 달리 뒤표지의 레터링은 글자와 글자가 포개지는 모양새다. ‘그’의 ‘ㅡ’가 ‘리’의 ‘ㄹ’에 겹쳐지는 식이다.

    또한 글자의 , 곁줄기에서 직선의 획이 출렁이는 듯한 형태를 보인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의도적으로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조용한 바다를 보며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는… 그런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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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thanks to  레코드숍 ‘곽엘피’ (경기 파주 지목로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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