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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입레코드[Type Record] #10 키보이스

    ‘해변으로 가요’는 한국의 비틀즈를 표방했던 키보이스의 정규앨범 〈키보이스 특선2집〉 수록곡이다. 유니버셜레코드가 제작한 음반으로, 요즘도 대중이 기억하는 키보이스의 히트곡 대부분이 이 앨범에 실려 있다.


    글. 이학수

    발행일. 2020년 04월 28일

    타입레코드[Type Record] #10 키보이스

    Type Record _ intro

    버튼 하나만 누르면(터치하면) 듣고 싶은 음악을 장소와 상관없이 들을 수 있는 시대. 음악은 친구 못지않은 정신적 건강과 위로를 가져다주는 좋은 매개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더욱이 뉴트로(new-tro) 열풍을 통해 바이닐(LP), 턴테이블, 카세트테이프, 워크맨 등 아날로그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20~30대층을 통해 다시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의 바이닐 앨범들을 보면 레트로한 분위기의 타입, 레터링, 디자인 덕에 더 눈이 가고,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긴 세월이 흘러도 사랑받는 명반―레코드판들. 그리고 그 타입들. 『타이포그래피 서울』이 한 장 한 장, 한 자 한 자 모아보려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는 말했다. 자신의 책을 ‘독해’하려 하지 말고, ‘음악 듣듯이’ 읽어달라고. 『타이포그래피 서울』 독자들께도 청한다. 우리가 기록해 나갈 이 타입들을 ‘청음’하듯 감상해보시라고.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달콤한 사랑을 속삭여줘요 

    귀에 익은 노랫말일 것이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바로 그 노래, ‘해변으로 가요’의 가사다. 이 곡이 발표된 해가 1970년이니, 무려 50년째 사랑받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불후의 시즌송’ 아닐는지.

    ‘해변으로 가요’는 한국의 비틀즈를 표방했던 키보이스의 정규앨범 〈키보이스 특선2집〉 수록곡이다. 유니버셜레코드가 제작한 음반으로, 요즘도 대중이 기억하는 키보이스의 히트곡 대부분이 이 앨범에 실려 있다.

    〈키보이스 특선2집〉에는 ‘해변으로 가요’를 비롯해 ‘바닷가의 추억’, ‘뱃노래’, ‘정든 배’ 등 바다를 주제로 한 네 곡이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앨범 재킷의 배경색이 파랗다. 키보이스 멤버들(정규 2집 발매 당시는 키보이스 2기 시절이다) 또한, 바다인지 강인지 모를 물 위의 모터보트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커버 상단의 붉은색 영역 안에 앨범 타이틀 레터링이 배치돼 있다. 파랑과 빨강의 대비가 돋보이는데, 바다 위 태양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레터링 위로는 ‘푸레이보이컵 쟁탈 전국 보칼그룹 경연대회 제1회 최우수상, 제2회 최고인기상 수상’이라는 긴 문구가 놓여 있다. 

    음악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푸레이보이컵 쟁탈 전국 보칼그룹 경연대회’를 아실 것이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서울시민회관(현재 세종문화회관 자리에 있었으며 화재로 건물이 소실되었다)에서 열렸던 행사다. 당시 젊은 세대들이 무척이나 열광했던 음악 대회였다. 이 경연에서 키보이스가 최우수상, 최고인기상을 연달아 수상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키보이스 특선2집〉이 재발매되었다. 그래서 재반에는 ‘보칼 No.1’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재발매 버전의 타이틀 레터링을 살펴보자. 가로획 끝에 산이 솟아 오른 듯한 삼각형 맺음이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명조체 한자를 떠올리게 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한자의 조형을 가진 유사한 한글 명조체로는 ‘순명조’가 있다.

    ‘키보이스’에서 ‘ㅋ’의 덧줄기는 닭의 부리와 육수(肉須, 닭 부리 아래에 늘어진 붉은색 피부)를 연상시킨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후하게 치더라도 물방울을 표현한 것이라 믿고 싶진 않다-하단 여백을 가득 채워주며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키보이스 특선2집 초반 앨범자켓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오리지널 앨범의 타이틀 레터링이다.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대비된 재발매 버전과 비교하면, 곡선 요소가 훨씬 풍부하다. 유쾌하고 톡톡 튀는 인상을 자아낸다. 둥글게 말린 획들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넘실대는 파도를 떠올리게 한다. ‘특’ 위의 타원형 조형은 혹시 레터링의 파도를 타고 있는 서핑보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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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thanks to  LP 카페 ‘연희38애비뉴’(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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