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의





    검색

    닫기
    t mode
    s mode
    지금 읽고 계신 글

    최초의 한글 불서 <석보상절> 활자체의 현대적 미감, ‘석보체’ 탄생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안그라픽스 타이포그라피연구소에서 제작한 '석보체'는 <석보상절> 활자체 원형의 형태적 특징을 일부 받아들이고, 현대적인 미감을 더하여 새롭게 만든 것.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10월 23일

    최초의 한글 불서 <석보상절> 활자체의 현대적 미감, ‘석보체’ 탄생

    전통적인 뼈대에 현대적인 표정을 지닌 글자. 조선 세종 때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찬술한 최초의 한글 불서인 <석보상절(釋譜詳節, 1449)>을 바탕으로 만든 한글 글꼴 ‘석보체’가 지난 한글날 무료 배포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안그라픽스 타이포그라피연구소에서 제작한 ‘석보체’는 <석보상절> 활자체 원형의 형태적 특징을 일부 받아들이고, 현대적인 미감을 더하여 새롭게 만든 것. 이는 <훈민정음(1446)>에 사용된 정음체의 맥을 잇는 형태로서, 줄기의 굵기가 일정하고 자소가 수평선, 수직선, 사선, 정원으로 이루어져 기하학적인 표정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홀자의 곁줄기가 둥근 점에서 선으로 바뀌어 정음체보다 가독성이 향상 되었다.

    <석보상절> 제23 중에서 현대어 번역을 석보체로 쓴 것

    석보체의 형태적 특징을 살펴보면, 닿자 ‘ㅅㅇㅈㅊㅎ’은 석보상절 활자체 원형에 따라 좌우 대칭인 기하학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첫 닿자 이응’은 꼭지가 없는 이응으로, ‘받침 이응’은 꼭지가 있는 옛이응으로 통일했다. 또한, 훈민정음의 ‘가획의 원리’에 따라 닿자 디귿, 티읕의 첫 번째 가로 줄기가 왼쪽으로 돌출되도록 디자인하였으며, 석보상절 활자체 원형이 활판 인쇄의 특성상 먹의 번짐으로 인해 글자 줄기의 끝이 둥글게 보임에 따라 석보체는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만들었다. 아울러 글꼴의 속공간을 잘 배분하여 글자 줄기가 서로 엉겨붙지 않도록 했으며, 구조와 글줄에서 가로짜기에 알맞도록 보정했고 들쭉날쭉한 글줄 흐름선을 가지런하게 두어 읽기 편하게 했다.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는 닿자 ㅅㅇㅈㅊㅎ 
    [좌] ‘첫 닿자 이응’과 ‘받침 이응’ [우] 첫 번째 가로줄기가 왼쪽으로 돌출된 ‘ㄷㅌ’
    [좌] 둥근 모서리 특징 [우] 서로 붙지 않는 속공간
    가로짜기에 맞추어 가지런히 정리한 석보체

    조계종 홈페이지(바로 가기)와 네이버 소프트웨어(바로 가기)를 통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석보체’는 윈도, 매킨토시에서 사용 가능한 인쇄용 글꼴로, 트루타입(TTF), 오픈타입(OTF) 글꼴 포맷을 가지고 있다. 석보상절 글꼴 원형의 굵기를 그대로 따르며 제목용 글꼴로 활용하기 좋은 ‘석보체 보통’과 소제목과 짧은 문장에 활용하기 좋도록 가늘게 보정한 ‘석보체 가는’ 총 2종의 글자 가족으로 구성된 것. 각 글꼴은 한글 11,172자, 로마자 94자, 기호활자 989자, 추가자 4자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문화의 수많은 유산 중에서 불경 언해본은 당시의 문화적 수준이나 기술력뿐만 아니라 한글의 어문학적, 조형적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산이다. 특히 <석보상절>은 글을 창제한 이후 최초로 번역해 펴낸 산문체 문학작품이자 기초 불서이며, 최초의 한글 놋쇠활자본으로 그 의미가 깊다. ‘석보체’처럼 조선 시대 불서에 나타난 한글 글꼴을 현대화하는 것은 선조들이 남겨 놓은 귀중한 유산을 갈고 닦는 일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문화 및 한글 글꼴 디자인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향후 석보상절 옛 글자 개발과 간경도감체, 인경체, 부모은중경체 등의 불경 언해본 글꼴 추가 개발을 차례로 계획하고 있다.

    Popular Review

    인기 리뷰

    New Review

    최신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