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의





    검색

    닫기
    t mode
    s mode
    지금 읽고 계신 글

    청춘의 타이포 ⑤ 석윤이

    무모함, 열정, 철야, ··· 북 디자이너 석윤이가 떠올린 청춘의 키워드들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2년 03월 29일

    청춘의 타이포 ⑤ 석윤이

    “시간을 따져 물어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청춘이라고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모색하는 시간이 청춘의 시간인 것이다. 그 기간의 길고 짧음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치바나 다카시

    일본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말을 빌리자면, 청춘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모색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라 불리는 7080세대, 1990년대의 세기말 세대, 2000년대의 밀레니엄 세대들 모두 청춘을 거쳤다. 청춘기, 그들의 공통된 고민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고민이 표출되는 방식은 시대별로 달랐을 테고, 청춘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 차이를 짐작해볼 수 있는 하나의 단서로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디자인’을 꼽아봤다. 시대에 따라 다른 표현 방식으로 디자인된 청춘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는 일. 이를테면, ‘청춘’이라는 두 글자가 과거에는 정방형의 타이포그래피로 표현되고, 요즘은 탈구조적인 캘리그래피로 쓰이는 점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미 청춘을 지내온 사람, 지금 청춘인 사람, 앞으로 청춘을 맞을 사람 모두의 감성을 아우르고, 결국 모두가 ‘청춘’이라는 틀 안에서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 타이포그래피 서울과 함께 청춘을 이야기한 아날로그 세대, 그리고 디지털 세대 디자이너들이 있다. 그들은 디자이너답게 각자의 청춘과 어울리는 폰트까지 골라주었으니, 이름하여 ‘청춘의 타이포’다. 그들이 고른 청춘의 타이포에, 그들의 청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쩌면 여러분의 청춘도 함께 담겨 있을지도.

    ‘청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청춘의 기준이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나는 청춘인가?) 제가 떠올리는 단어는 무모함, 열정, 철야 등.

    내 청춘의 음악 또는 영화, 책

    영화는 <빌리 엘리어트>. 꿈을 갖게 된 ‘처음’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가장 순수할 때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랄까요. 영화에 등장하는 발레단의 내한 공연까지 챙겨서 봤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죠.

    ▲ 석윤이가 청춘의 영화로 꼽은 <빌리 엘리어트>

    노래는 CCM 그룹 Planet-shakers의 . 지금의 제가 존재할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자 이유는 바로 신앙(기독교)이에요. 그것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리죠. 그래서 CCM은 항상 제 주변에 흘러야 해요.

     ▲ CCM 그룹 Planet-shakers

    책은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곧 출간될 에릭 오르세나의 <오래오래>. 이 책의 디자인을 맡게 되면서 가제본을 읽어볼 수 있었어요. 중년의 연인들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정원들을 순회하며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는 등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예요. 정원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직접 가보지 않았어도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에요.

    ▲ 에릭 오르세나 / 석윤이가 표지 디자인을 맡은 국내판 <오래오래>

    내 청춘, 일생일대의 사건

    스물세 살 때 겪었던 교통사고. 아주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 사건이 없었다면 아마 방황하는 시기가 더 길어졌을 것 같네요. 늘 그 시간을 돌이켜보며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한답니다.

    ▲ 20대 초반의 석윤이 / 최근 모습

    요즘 청춘, 부럽다 vs. 안타깝다

    더 빨리, 그리고 동시에 많은 이들을 만나고,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 장점이겠죠. 하지만 대화의 부재와 너무도 빨리 흐르는 정보 속에서 그 흐름을 타는 데에만 급급할 뿐, 나의 생각이나 고민을 담는 여유가 없어요. 출판계나 디자인 분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아날로그 시대의 청춘들이 아직 일궈지지 않은 밭을 발견하고 씨를 뿌렸다면, 디지털 시대의 청춘들은 그 밭을 유지하고 수익을 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요. 세대가 바뀌면서 생기는 흐름이나 깊이가 너무 자극적으로 변하고, 목적과 동기는 단순해지는 것 같아 아쉽네요.

    내 청춘의 타이포

    한글은 양요나 진화체(M). 손의 힘이 느껴지는 순수한 이미지의 서체예요. 누군가가 손에 힘을 주고 또박또박 글씨를 잘 써보려 하지만 결과는 아직 미흡… 그럼에도 글씨 쓰기를 멈추지 않으려는 노력이 서체에서 묻어나와요. 굴곡이 있었지만, 벽돌을 쌓듯 지내온 제 청춘과도 닮았어요. 영문은 Neutraface 2 Display. 제 이름을 영어로 적었을 때 가장 어울리는 서체라고 생각해요. 또 제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서체이기도 하죠.

    청춘에게

    저는 아무래도 디자인을 하다 보니, ‘청춘’이란 소재가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되는지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복잡함보다 단순한 이미지, 차분한 스케치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일러스트가 눈에 띄어요. 요즘 청춘들의 이미지를 대변해주는 디자인이 아닐까요. 북디자인의 경우, 불균형 속의 독특하고 파격적인 레이아웃을 지향하고 있어요. 모조와 같은 무거운 종이보다 가볍고 휴대하기 좋은 이라이트의 종이를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죠. 그런데 때로는 팝적인 요소들이나 컬러의 사용, 타이포의 과감한 변형, 후가공(지나치게 화려한) 등이 그 책의 성격과 관계없이 사용되기도 해요. 젊은 층들이 점점 간편한 것, 시각적으로 눈을 사로잡는 것을 더 선호하다 보니까, 디자인도 그런 시대 흐름에 맞춰 가는 것 같아요.

    Popular Interview

    인기 인터뷰

    New Interview

    최신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