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서의 제작, 노동으로서의 제작, 사회적 운동으로서의 제작. 사물을 매개로 하는 디자인과 시각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작·노동’이라는 의미를 통해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가 오는 6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지난해 개최되었던 〈사물학 : 디자인과 예술〉에 이은 ‘사물 탐구’ 2부작 중 마지막이다. 1부가 미술관 소장품 연구를 바탕으로 디자인과 예술 장르 전반에서 사물을 사유화하는 각자 나름의 규범들을 소개했다면, 2부에서는 사물과 창작자의 관계 맺기에서 ‘제작(만들기)’이라는 지점과 그 행위들에 주목한다.
예술가, 디자이너, 제작공동체 등 다양한 경계에서 활동하는 15인(팀)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는 제작(노동)의 결과물 또는 제작과정 중 형성되는 인간관계망에 대해 탐구하는 시각 예술 제작(노동)자들의 작업물이 소개된다.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에 참여한 작가(팀)는 삶의 실천적 문제를 고민하는 문화 연구자이자 기록 생산자들로, 제작이 가지는 공유가치와 사회적 기능에 주목하는 동시에 연대와 실천을 꾀한다. 이들은 다양한 협업의 형태로 오늘날의 ‘제작 문화’에 관한 실험적이고 비평적인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총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section 1 지역성과 제작문화’에서는 도시의 소외된 공간에서 지속하여온 제작 소상공인들의 노동과 삶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도시 공간을 새롭게 읽어내는 작업을 진행한 염승일, 인사이트씨잉, 박경근과 한국의 ‘제작 문화’가 지닌 특성을 연대기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김상규의 아카이브 작업을 소개한다. ‘section 2 기술과 제작’에서는 동시대의 다양한 제조 기술들이 사물의 제작 과정, 개인과 사회 그리고 사물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태윤, 송호준, 디디랩, 미디어버스와 신신, 토머스 트웨이츠의 작업을 통해 사유하도록 한다.
‘section 3 제작 공동체’에서는 비평적 관점의 만들기와 제작을 통한 실천적 행위를 촉구하는 리슨투더시티, 청개구리 제작소, 다이애나 밴드, 그리고 새로운 창작(제작)자 네트워크로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이광호&서플라이 서울의 작업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section 4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의 공간 ‘카피룸 CopyRoom’이 제로랩에 의해 연출된다. 이곳에서는 참여 작가들의 작업에 참고되었던 다양한 자료들을 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도큐멘테이션 영상을 상영한다.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에서는 ‘제작’의 의미를 재정립하거나 제작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개개의 삶의 실천적 문제들에 만연해 있는 합리적 관점에 준거한 삶의 태도를 돌아볼 것을 촉구하며, 나아가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측면에서 ‘제작’이 지니는 뜻을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 정보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Objectology II : Make)
기간: 2015년 2월 17일(화)~6월 28일(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3전시실(디자인 전시실)
참여 작가: 염승일, 김상규, 인사이트씨잉, 박경근, 최태윤, 송호준, 미디어버스x신신, 디디랩,
토머스 트웨이츠, 리슨투더시티, 청개구리 제작소, 다이애나밴드, 이광호&서플라이 서울, 제로랩
출품작: 디자인, 다원예술, 영화, 뉴미디어 등 40여 점
관람료: 무료
주관: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http://www.mmca.go.kr
문의: 02-2188-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