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Absolut Vodka)’하면 예쁜 병과 독창적인 광고 이미지가 떠오른다.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위트 넘치는 앱솔루트 광고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앱솔루트는 기발한 광고뿐만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감각적이고도 독특한 보틀(bottle) 디자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늘은 유머러스하고 독특한 앱솔루트 보틀 디자인을 나라별로 소개할까 한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앱솔루트는 창립 100년 만에 세계 시장에 진출했을 만큼 처음부터 그렇게 사랑받는 보드카는 아니었다. 독특한 광고 효과로 인해 점차 보드카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니 정말 마케팅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사례이다. 그 보틀의 형태는 골동품 가게의 구식 의약용 병에 착안하여 디자인했는데, 일반 약병과 차별화해 목 부분을 짧게 하고 간결한 금속 스크류 마개를 덮어 현대적인 감각의 미니멀리즘 풍으로 만들었다.
앱솔루트 라벨디자인은 병의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특별한 이벤트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높이나 폭, 표면 처리 등을 다르게 함으로써 디자인을 특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1985년부터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아트 마케팅을 시행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 850여 점의 아트 콜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앱솔루트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순회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제이미 휴렛과 콜라보한 ‘리미티드 에디션 앱솔루트 런던’은 런던의 화려한 과거와 활기찬 문화를 강조했다. 런던이 패션 및 문화계에 미쳐 온 영향을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한 것으로 스타일리시한 전형적인 런던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묘사했다. 세인트 폴 성당, 빅 벤, 런던 아이 등 런던의 상징물이 배경으로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미국 도시들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앱솔루트 리미티드 에디션을 소개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앱솔루트 로스앤젤레스는 헐리우드와 영화의 도시라는 LA의 이미지를 심플한 이미지로 표현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다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앱솔루트 마이애미인데, 아름다운 해안이 있어 휴양지로 유명한 마이애미의 느낌을 몽환적인 색감으로 잘 표현했다. 앱솔루트 시카고는 온라인 디자인 커뮤니티인 ‘200,000+’의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의 협업을 통해 도시의 경관을 아이콘화시켜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마지막으로 앱솔루트 텍사스는 샌안토니오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예술가 크루즈 오티즈(Cruz Ortiz)가 디자인했는데, 카우보이의 부츠와 함께 텍사스의 풍경을 스타일리시하게 담아냈다.
다음 멕시코는 눈 덮인 화산과 홍수림, 사막, 열대 우림, 세계에서 가장 긴 산호초대 등 다양한 지형과 서식지가 있는, 동식물들의 낙원으로 잘 알려졌다. 앱솔루트 멕시코는 독특한 포장 디자인을 만들 수 있도록 멕시코 DC에서 협력하여 만들었는데, 멕시코의 아티스트 닥터 라크라(Dr. Lakra)가 디자인했다. 앱솔루트 멕시코의 디자인은 전설적인 마야문명을 소재로 멕시코 문화에 대해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마야문명의 상징인 재규어, 깃털, 바람과 같은 소재를 사용한 것. 투명한 유리병의 비치는 특성을 잘 살려서 표현해낸 보틀 디자인이다.
모스크바 바로크 건축과 환상적인 문학 그리고 현대 고층건물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담아낸 앱솔루트 모스크바 리미티드 에디션. 이것은 러시아 패션 디자이너 알레나 아크마둘리나(Alena Akhmadulina)와 프라하에 기반을 둔 코쿤 그룹(Cocoon Grouo)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앱솔루트 모스크바에는 알레나가 생각하는 모스크바의 과거와 현재를 담아내고 있으며, 러시아의 바로크 건축양식과 고전동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은 앱솔루트 이스탄불 리미티드 에디션. 표현주의, 팝아트 그리고 코브라 아트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터키의 아티스트 이기트 야지치(Yigit Yazici)가 디자인을 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그의 예술적 성향을 담아내고 있는데, 그는 이스탄불의 상징인 갈라타 타워와 보스포루스 해협에 경의를 표하고 있고, 어부의 배와 전통 이동수단인 마쿤을 그려 넣었다.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에는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오스만 제국 시대에 이르는 다수 유적의 이미지와 불빛이 물 위에 비치는 풍경을 단순화시켜 아름답게 담아낸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