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관점으로 책을 표현한 전시 〈다른 방식으로 읽기, Ways of Reading〉 이 오는 3월 15일(수)까지 파주출판도시 열화당 갤러리로터스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핵심은 단순히 글자나 이미지를 보는 것을 넘어서 책 속에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읽기에 대한 관점을 다양하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독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1분 1초,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인사가 변화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언론에서도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는 칼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 디자인, 아니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전반적인 미술 분야까지 모두 포함하면 얼마 전 타계한 존 버거(John Berger)가 그 중요성을 주장한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미술비평가이자 사회비평가인 존 버거는 자신의 저서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을 통해 기존의 관습화된 미술 감상에 대해 비판하였다. 그러고는 ‘보기’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전문가들의 감상평에 의존하지 말라 역설하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보라는 의미이다.
아래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본문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하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저녁 해가 지는 것을 볼 때, 우리는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주위를 돌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식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광경과 꼭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중 –
이 전시의 제목이 ‘Ways of Reading’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존 버거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에서 주장한 ‘보기’에 대한 관점의 변화에서 착안한 것이다. 즉, 지금까지 우리가 관습적으로 책을 읽어왔던 방식을 달리하여 ‘읽기’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다른 방식으로 읽기, Ways of Reading〉 에는 선주연, 남영욱, 김나무, 안효진, 김민주, 정진영 등 총 8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하였다. 그들은 전시물을 통해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읽는 행위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7점으로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표현된 책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 이 전시의 가장 큰 장점 아닐까?
보통의 사람들은 책을 읽을 때, 눈으로 글자를 보고 머리로 이해한다. 입으로 소리 내어 읽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그렇게 해왔다. 〈다른 방식으로 읽기, Ways of Reading〉에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것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열화당 갤러리로터스에 들어오는 순간만큼은 지금까지의 관습을 잠깐 내려놓자. 이제는 고인이 된 존 버거가 생전에 남긴 말처럼 관습을 탈피하고 자신만의 관점에서 새로운 독서(讀書)를 경험하길 바란다.
전시 정보
다른 방식으로 읽기, Ways of Reading
일자: 2017년 2월 16일(목)~3월 15(수)
장소: 파주출판도시 열화당 갤러리로터스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월-금, 오전 10시~오후 5시 / 주말 및 공휴일 휴관 / 단, 3월 11일(토), 12(일) 주말 오픈
홈페이지: 열화당책박물관
후원: 열화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