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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질적 가치들의 융합, 사회공헌 디자인(Philanthropic Design)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회공헌 디자인(Philanthropic design)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디자이너가 그들의 능력을 가장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글. 배상민

    발행일. 2013년 05월 14일

    이질적 가치들의 융합, 사회공헌 디자인(Philanthropic Design)

    과거에는 상업적인 문제 해결 즉, 제품의 외형을 구성하여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고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 디자인의 주요 활동 영역이었고, 이러한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시하던 사회는 곳곳에 많은 부작용을 남겼다. 이러한 사회에서 성장한 현대의 디자이너들이 점차 사회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디자이너가 가진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통하여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해가기 위한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추구에서 벗어나 인류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회공헌 디자인(Philanthropic design)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디자이너가 그들의 능력을 가장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증발의 원리를 이용한 천연 가습기 ‘러브팟'(나눔의 사랑을 상징화한 하트모양의 천연 울(Wool) 소재를 벌집모양으로 구성, 자연증발을 최대화, 노인, 학생, 병원 등에서 전기 없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사회공헌 디자인의 등장과 흐름

    1970년대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은 <인간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 real world)>에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참여의 방법과 그 책임을 통감하고, 시대적 배경과 환경에 부합된 해결책을 제시하여 사회 변환을 꾀하였으나 정치적,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여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 이후에도 사회 각 계층에서 디자인을 통한 사회개혁의 운동들이 있었으나 소비주의와 상업주의에 밀려 그 진정성을 대중화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UN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0%만이 하루의 미화 10달러 이상을 소비할 수 있다. 반대로 나머지 90%의 인구는 의식주를 포함해 하루의 10달러를 소비할 수 없으며 그 중 80%는 2달러를 소비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구매력 가지고 있는 상위 10%를 위해 디자인을 하고 있다.

    디자인의 일반적인 정의는 창의적인 문제 발견과 해결(Problem finding and Solving with Creativity)이라고 생각한다. 하위 90% 사람들의 문제는 빅터 파파넥이 지적한 것처럼 절실한 문제(Real Problem)로 대부분 생존의 관련된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상위 10%의 끝없는 욕망을 부추기고 과소비를 유도하며 ‘아름다운 쓰레기’를 디자인하는 게 현실이다. 빅터 파파넥은 이런 디자이너들의 행위는 마치 대다수 의사들이 피부과와 성형외과에만 종사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한다. 의료의 본질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있듯이 디자인 또한 그 본질 즉 ‘절실한 문제를 찾아 더 나은 해결책 및 방법을 고안한다.’라는 의미에 충실해야만 한다.

    또한, 데이비드 B.버번은 그의 저서 <디자인혁명(how design can change the world)>에서 “미래 인류 사회의 가장 큰 위협은 의식 없는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쓰레기를 의식 없이 소비하는 소비자와 그 부산물일 수 있다.”면서 윤리적 디자인 활동을 주장하였다. 미래 사회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며 인류가 제한된 지구의 자원을 끝없이 개발하고 소비하는 전근대적인 패러다임에서 디자이너의 책임 있는 의식과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디자인 패러다임의 변화와 사회공헌 디자인

    디자인의 패러다임 또한 산업혁명과 함께 생산성과 효율성에 중심을 둔 기능주의 시대에서 사용자의 인지와 경험, 정신적 만족을 중시하는 감성시대로 바뀌었으며 나아가서는 사회적 관계, 문화를 중시하는 사회적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가올 시대는 디자이너의 윤리 의식 및 진정성이 중시되면서 이에 따른 새로운 디자인 전략과 실천이 요구된다.

    디자인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신자본주의 병폐로 드러난 지나친 경쟁과 양극화로 고통받는 우리 사회에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혼합한 새로운 혼합 가치(blended Value)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요구되고 있다. 이 혼합 가치란 스탠포드 대학의 에머슨 박사 언급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융합된 혼합 가치 경제로 신자본주의 경쟁과 개발, 이윤 추구로 강조되어 경제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과 나눔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우리 인류의 미래를 위한 환경적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앞으로 다가올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시대에는 이러한 가치들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이 시대를 선두 지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공헌 디자인을 통해 그동안 상충하고 이질적으로 여겨져 왔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공통분모를 찾고 융합할 수 있을 것이다.

    배상민
    현재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디자인 랩 ID+IM 디렉터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 제품디자인과 교수 등을 역임했고,
    World Vision ‘나눔’ 프로젝트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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