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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스튜디오 ‘그린그림’ 천지원·박성진

    “의뢰받은 일로는 저희 열정을 채우기 어려웠어요. 그렇다 보니 제작소와 책방까지 운영하게 되었죠.”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4월 04일

    디자인 스튜디오 ‘그린그림’ 천지원·박성진

    부산에 자리 잡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그린그림. 이곳은 천지원과 박성진 두 명의 멤버가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받아보니 두 장도 아니고 세 장이다. 명함이 왜 세 장이나 되는가 생각하고 있자니 각각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핸드메이드 오브젝트 제작소, 소규모 책방 명함이란다. 멤버 각각의 정체성이 아닌 일의 성격에 따라 명함을 만든 셈이다. 디자인 스튜디오와 제작소, 소규모 책방은 두 사람으로는 조금 버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드는 것이 사실인데, 인터뷰를 하고 마음이 바뀌었다. 이들의 열정에 명함 세 장은 충분하다. 아니, 어쩌면 모자랄지도 모르겠다.

    ‘그린그림’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 건가요?

    특별한 뜻은 없고, “우리가 그린 그림이다.”라는 문장에서 ‘우리’를 뺀 ‘그린그림’을 가져와서 짓게 되었습니다.

    ‘그린그림’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그린그림은 천지원과 박성진 두 명으로 구성된 팀이며, 부산에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그린그림’, 핸드메이드 오브젝트 제작소 ‘grgm’, 소규모 책방 ‘from the book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8년 말에 시작했는데, 이제 졸업했으니 제도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특별히 돈이 되는 일을 하진 않았습니다. 일단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고, 우리 작업에 대한 반응을 얻을 방법을 찾거나 그린그림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했어요.

    그런 식으로 1년 가까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린그림이 어떤 곳인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구체화한 그린그림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의뢰받은 일로는 저희의 열정을 채우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자체 상품을 만들고 행사와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작소와 책방까지 운영하게 되었죠.

    둘이서 활동하고 있으면 역할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천지원
    작업 같은 것은 의뢰가 들어오면 함께 이야기하고 디자인은 성진 씨가 하세요. 저는 옆에서 조언하죠.(웃음)

    박성진
    조언이라기보다는 흐름을 잡아주는데, 서로 성격에 장단점이 있어서 그래요. 저는 하나에 빠지면 작은 것만 보다 보니 큰 흐름을 놓치게 되는데 지원 씨가 잡아주죠. 아이디어 구상 같은 것은 다 같이 하고 컴퓨터 작업은 제가 합니다. 지원 씨는 책방 운영과 웹 쪽을 전담해서 하고 있어요.

    ▶ [좌] 김치전 일러스트 : 쿠킹드로잉북 참여 일러스트 (드로잉: 박성진 / 발행: 유어마인드)  [우] 김태춘 데뷔 앨범 쇼케이스 포스터
    ▶ 삼김시대 : 김일두, 김태춘, 김대중의 부산공연 포스터 (스텐실인쇄)
    ▶ [좌]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아티스트포스터 [우] 
    힡송 김목인, 김일두 부산공연 포스터 (옵셋인쇄 위 실크스크린)

    책방 ‘from the books’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grgm 제품을 팔기 위한 가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독립출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비가 꽤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부산에서도 그런 독립출판물을 접할 수 있는 작은 책방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공간은 있으니까 grgm 제품과 독립출판물을 같이 판매하면 되는 거였죠.

    특별히 소량 제작, 소규모 출판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가 있나요?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접하고 직접 만들 수 있는 매체는 인쇄물이었습니다. 처음 뭔가를 만들려고 할 때는 방법을 모르니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제작 인원이 두 명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소량생산체제가 되었고, 그 사이에 우리만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작 파트를 나눈 다음 시간당 생산량을 측정했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책을 뜯어봤죠. 덕분에 지금은 저희만의 제작 노하우와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생산력이 많이 향상되었어요. 물론 자동화 시스템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느리지만, 이런 능동적인 노동이야말로 저희의 즐거움이기 때문에 지금의 제작 방법을 고수할 생각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부산시민회관에서 진행하는 토요체험학습의 교재를 만든 일이에요. 실크스크린과 실제본으로 총 1,000권을 직접 제작했는데, 첫날 납품해야 하는 게 100권이었습니다. 그런데 밤새 20권을 만든 거예요. 그때 재단하다가 칼에 손을 베어서 붕대를 감고 갔는데, 그걸 보고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이때 실제본의 속도를 내는 방법에 관한 연구와 실험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명인부동산이라는 곳의 간판을 만든 일이에요. 주인이 불교 신자였는데, 친분이 있는 스님에게 스케치를 부탁하고 저희는 그 스케치를 실제 간판으로 구현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간판의 색과 글자의 위치 등을 아주 디테일하게 요구하는 거예요. 그런 모든 요소가 좋은 기운은 머물고 액운은 빠져나가는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가끔 그 앞을 지나면 주변의 다른 부동산과는 다른 기운을 뽐내고 있습니다.

    ▶ 시민회관체험학습노트 : 시민회관에서 의뢰한 토요체험학습교재및 노트 (1000부 핸드바인딩, 실크스크린)
    ▶ 니캉내캉강변가요 부산아-들, 달콤씁쓸한의 공연 포스터 (스텐실인쇄)
    ▶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노루컵케익 2주년을 기념하는 엽서 (드로잉: 천지원 / 스텐실인쇄)

    그린그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디자인 스튜디오와 제작소를 함께 운영하는 것입니다.

    서로 칭찬해준다면 어떤 면이 있을까요?

    천지원
    성진 씨는 추진력이 엄청나요. 뭘 만든다 치면 그걸 시간 내로 어떻게든 해내는 거예요. 저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거든요.

    박성진
    크게 생각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아요. 운영 전반적인 것을 생각하고 있달까. 저는 작업을 시작하면 다른 것을 동시에 진행하지 못하거든요.

    그린그림의 2013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2012년에 사생대회를 연 적이 있는데, 4월 말에 두 번째 사생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사를 하고 싶어요. 저희가 한 공간을 스튜디오로, 제작소로, 책방으로 확실히 나누어 활용하고 있지만, 조금 좁습니다. 그래서 더 넓은 공간으로 옮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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