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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한글잔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한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익숙한’ 한글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면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여기 총 7팀의, 25명의 청춘 디자이너들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한글을 보여주기 위해 잔치를 벌였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2년 10월 10일

    [제1회 한글잔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한글

    가장 과학적인 글자, 우수한 글자, 누구라도 금방 배울 수 있는 쉬운 글자… 이쯤이면 눈치 챘겠지만, 이들은 모두 한글에 붙는 수식어이다. 한국인에게 이런 예찬에 가까운 수식어는 너무 익숙해 마치 고정관념처럼 ‘자랑스럽고, 위대한 한글’로 굳어져 버렸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익숙한’ 한글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면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여기 총 7팀의, 25명의 청춘 디자이너들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한글을 보여주기 위해 잔치를 벌였다. 바로 <한글잔치 展>이다.

    ▲ <한글잔치 展> 전시 오프닝 행사

    전시 시작일인 10월 5일에 진행된 오프닝 행사에서는 DJ RIAHN, VJ novaxp, VJ 0chick이 팀을 이뤄 주제인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에 맞춰영상과 음악이 합쳐진 미디어 아트 공연으로 잔치의 분위기를 내 주었다.

    <한글잔치 展>은 학생들로 이뤄진 7개 팀과 특별참가 1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멀티미디어에서 캐릭터, 직접 참여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형태를 아우른다. 각 전시작품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감각어와 색체어의 입체적 표현’ – 에메랄드 팩토리의 <감각의 흐름>

    에메랄드 팩토리의 <감각의 흐름>은 전시장인 ‘갤러리 뚱’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노랗고 누리끼리하고 뜨끈하고 달짝지근한, 수많은 감각어와 색채어를 표현해내는 한글을 수많은 카드로 만들어내 표현했다. 각각 단어는 서로 다른 서체를 적용되어 있어 단어의 뜻과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카드 사이를 지나다니면서 감각어들을 느껴보자

    ‘속공간만으로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글자는 없을까?’ – 삼의 <한글, 속 보인다!>

    전시장 입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한쪽 가득 형형색색의 형태들이 찍혀 있는 벽면이 보인다. 삼의 작품 <한글, 속 보인다!>인데, 안상수체와 테트리스체, 윤명조310으로 속공간을 파낸 스탠실 판을 만들어 약 3,000개의 글자 라이브러리를 만들었고, 직접 벽에 글자를 찍어 볼 수 있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 쿵쿵거리며 글자를 찍어내는데 묘한 재미에 빠져든다

    ‘띄어쓰기로 표현하는 발칙한 말장난’ – 루왁의 <동형이의>

    ‘누가자꾸만져요’, ‘형씨발냄새나요’. 띄어쓰기 없는 이 문장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읽는 이의 자유다. <동형이의>는 직접 글자를 움직여 한 문장으로 서로 다른 두 가지 의미를 나타내도록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뭘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문장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발칙한 힌트를 찾아보라. ‘아…!’ 하고 감이 올 것이다.

    ▲ 뭘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니, 내숭 떠는거 다 알고 있다

    ‘입으면서 느끼는 한글 패션 아이템’ – 흑미로운 콩딱지의 <한글을 입자!>

    한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글을 직접 입어서 표현해낼 수는 없을까? 이런 발상에서 시작한 <한글을 입자!>는 한글 패션아이템을 만들었다. ‘ㅎ’으로 만든 안경, ‘ㅂ’으로 만든 가방, ‘ㅅ’으로 만든 넥타이 등 한글 패션 아이템을 직접 입고 쓰고 느껴보자. 착용 후 셀카는 기본이다.

    ▲ 한글 패션아이템으로 23세기 패셔니스타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욕이 뭐가 어때서! 다 우리가 쓰는 말이라구!!’ – 우리의 디자인에는 자비심이…의 <가장 솔직하고 친근한 우리말 ‘욕’, 뻔뻔하게, FunFun한 캐릭터로 디자인하다>

    흔히들 바른말 고운말을 써야한다 말하지만, 실제 일상 속 대화에서는 ‘욕’이 많이 쓰이게 된다. 단순하게는 속되고 나쁜 의미를 담은 것이 욕이지만, 동시에 친근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욕이라는 점에 착안해 친근한 캐릭터로 만든 작품. 인형과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만날 수 있다.

    ▲ 몇 분만 머물러 있어도 썅 캐릭터의 썅썅 소리가 머리 속에서 맴돌게 된다

    ‘조선반도 흔한 금사빠의 멘붕’ – 지미장의 <속미인곡>

    학창시절 누구나 배웠던 정철의 ‘속미인곡’. 그 속의 등장인물인 갑녀와 을녀가 21세기에서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면 어떤 대화가 될까? 사랑에 실패한 을녀와 그녀를 위로하는 갑녀의 대화를 코믹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결코 남의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생생함이 관건.

    ▲ 시대의 청춘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을 만한 고민을 다루는 <속미인곡 – 조선시대 흔한 금사빠의 멘붕>

    ‘한글로 도시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 ㅏㅑㅓㅕ의 <한글도시ㅏㅑㅓㅕ>

    한글 자소에 공간을 부여하여 새로운 서체를 만들고, 이 서체를 도시에 공간 요소요소에 배치해 도시를 만들어낸 <한글도시ㅏㅑㅓㅕ>. 익숙하지 않은 도시의 모습에 당황해 길을 잃을 것 같다면 우측의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을 찾을 수 있다. 직접 글자를 타이핑해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 글자들을 직접 타이핑할 수 있지만 다 확인하는 방법이 있으니 욕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친근하고 팝아트적인, 재미있는 한글’ – 타이포그래피 히읗(유진웅)의 타이포그래픽 아트

    지하 2층에 있는 ‘갤러리 뚱’으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보이는 거대한 현수막이 있다. 코끼리, 타조 등 동물 그림인 것 같지만 뭔가 다른 느낌에 의아해 다가가서 보면 한글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이너 유진웅의 타이포그래픽 아트 작품인데, 자세히 보면 적절하게 쓰인 한글 자소에 감탄하게 된다. 1층 벽면과 카페에서 또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 가까이에서 보면 한글 자소의 배치의 세심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 동안 무작정 우러르기만 했던 한글에서 벗어난 새로운 한글을 만나볼 수 있는 <한글잔치 展>. 아직도 한글이 멀게도 느껴진다고? 그렇다면 지금 ‘갤러리 뚱’에서 열리고 있는 잔치로 오길 바란다.

    전시정보

    <한글잔치 展 –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기간 : 2012년 10월 5일 – 10월 14일

    시간 : 오전 10시 30분 – 오후 7시

    장소 : 갤러리 뚱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독막로 9길 윤디자인연구소 B2)

    문의 : 02-8277-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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