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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넷, 673일 46개국 410장의 그림을 담다<아트로드>

    커다란 배낭을 메고 떠나는 자신을 상상하며 여행을 준비한 지 꼬박 2년, 2천5백만 원 모으기에 성공. 그녀의 이러한 악착같은 모습을 본 부모님은 결국 세계 일주를 허락한다.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7월 29일

    스물넷, 673일 46개국 410장의 그림을 담다<아트로드>

    “나 세계 일주 할래!” 그림을 공부하는 스물넷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저자는 겨울방학을 앞둔 어느 날, 휴학계를 제출한다. 하지만 주변엔 온통 뜯어말리는 사람뿐. 여자 혼자서 위험해, 돈이 어디 있어서 세계 일주니? 어서 졸업하고 취직부터 해야지…. 하지만 그녀는 이런 반대쯤 아랑곳하지 않고 평일에는 작은 디자인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주말에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행 경비를 모으기 시작한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떠나는 자신을 상상하며 여행을 준비한 지 꼬박 2년, 2천5백만 원 모으기에 성공. 그녀의 이러한 악착같은 모습을 본 부모님은 결국 세계 일주를 허락한다.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죽더라도 네 운명이다.” 오늘 소개할 책은 673일, 46개의 나라를 여행한 그녀의 컬러풀한 여행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아트로드>이다.

    작은 디자인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월급 110만 원을 받는 걸로도 모자라 주말에는 일당을 받으며 벽화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의뢰받은 디자인 일까지 닥치는 대로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을 새우고 새벽이 다 되어서야 찜질방에서 자고 다시 출근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리고 부모님께 조금씩, 다시 여행 이야기를 흘렸다. – 13p 프롤로그, 죽더라도 네 운명이다

    아트로드는 아시아에서 시작해 아프리카, 중동, 유럽, 중남미를 거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여정이다. 먼저 이곳 미얀마에서 시작해 서로 인접해 있는 태국, 라오스에 머물다가 인도에 좀 오래 머물면서 장기 여행을 위한 근육을 키우기로 했다. 이어서 일기장에 아트로드의 규칙을 적었다. 첫째, 보고 느낀 것을 매일 그림으로 그린다. 둘째, 그림 재료는 최대한 현지에서 조달한다. – 019p 아트로드 여행 규칙

    저자는 여행을 시작하며 스스로 만든 두 가지 규칙이 있었다. 첫째, 매일 보고 느낀 것을 그리기. 둘째, 현지에서 구한 재료로 그리기. 그 규칙에 따라서 그녀가 처음 선택한 재료는 미얀마의 달력이었다. 달력 뒷면에 검은 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초상화를 선물하기도 하고 가게에 벽화를 그려주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점차 다양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 때론 그림 권태기를 겪으면서 그림을 매일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녀의 그림은 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아시아에서 아프리카, 중동과 유럽, 남미까지 그녀의 여정이 길어지면서 컬러풀해지고 다양해지는 그림을 볼 수 있다.

    말이 안 통하는 순간 그림은 언어가 된다. 아까부터 나무 아래서 수줍게 쳐다보고만 있는 소년과 눈이 마주친다. 가까이 오라 손짓하니 소년은 조심스레 다가온다. 손으로 말을 전한다. ‘이리 와, 네 얼굴을 여기에 그려줄게.’ 진하고 깊은 눈에 도톰한 입술까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소년이다. 아름다운 소년의 실물에 비하면 너무 부족한 초상화를 소년에게 준다. – 176p 아름다운 소년에게

    여행을 시작한 지 1년이 가까워져 올 때, 저자는 이번에도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당한다는 메일 한 통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아트로드’를 통해 마음껏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여행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깨달은 그녀는 과감히 여행을 연장한다. 그리고 다시 길 위에 오른다. 또한, 그녀는 여행하면서 최대한 현지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기 위해 카우치 서핑과 히치하이킹을 이용한다. 현지의 매력을 진하게 느끼는 동시에 처음 만나는 사람이 베푸는 조건 없는 친절과 도움을 경험한다. 죽을 만큼 몸이 아플 때, 가진 돈을 도둑맞았을 때,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짐을 통째로 잃어버렸을 때, 고산증과 싸울 때, 막막하고 외로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홀로 여행하는 작은 동양 여자아이에 불과한 그녀를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 얼굴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녀는 수많은 위험과 위기의 순간을 극복한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아트로드’라는 여행을 시작한 그녀는 사람을 만나면서 점차 진정으로 ‘아트’ 한 여행을 하게 된다.

    누구나 세계여행을 꿈꾸지만 그건 사실 꿈에 불과하다, 라는 것을 우린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엄청난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건 백만장자뿐이리라. 부러워할 수조차 없게 너무 먼 이야기는 간혹 꿈에서나, 상상에서나 가능했다. 그런데 그녀는 달랐다. 자신의 의지조차 포함해야 하는 수많은 갈등의 극복, 여정 사이사이의 위기. 하지만 그런 것들을 눈 녹듯 사라지게 할 사람에 대한 공부,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여유로워질 수 있는 인생공부를 제대로 배운 것. 휴가 시즌을 맞아 조금 의미 있는 여행서를 추천하고 싶었다. 도전해봐라, 라는 얘기는 못 하지만. 이렇게 떠나는 여행도 있다는 것. 이런 시선에 잠깐이라도 주목하고 싶었다. 이 책 <아트로드>를 추천한다.

    책 정보

    아트로드

    글, 그림: 김물길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출간일: 2014.07.21

    가격: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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