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은 요즘 대선 준비가 한창이다. 대선 날짜는 2016년 11월 8일로 아직 1년이 넘게 남았지만, 당의 대표 후보가 되기 위해서 미리 발로 뛰고 있는 것. 현재 공화당은 TV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로 친숙한 부동산 거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조지 부시 前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Jeb Bush)’가 1, 2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유력하다고 한다.
* 이 기사는 그룹와이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기)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4월 대선후보 출마를 공식 발표했는데, 발표와 함께 힐러리의 ‘H’를 딴 로고도 함께 선보였다. 힐러리의 로고는 성조기의 붉은색과 파란색을 딴 컬러로, 이니셜과 함께 그녀의 철학을 담고 있는 형태라고 한다. 붉은색으로 쭉 뻗은 화살표가 단순하면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로고이다.
힐러리의 로고가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래픽 디자이너 ‘릭 울프(Rick Wolff)’는 그것을 본뜬 ‘힐러리 볼드(Hillary Bold)’를 SNS를 통해 발표했다. 처음에는 힐러리 볼드로 불렀지만, 다른 트위터 이용자로부터 ‘힐베티카’라는 애칭을 제안받아 이제는 힐베티카로 불린다. 아마도 힐베티카는 ‘힐러리’+’헬베티카’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릭 울프는 자신의 이니셜을 딴 ‘R’을 힐러리 로고에 차용하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힐러리를 지지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던 것. 힐러리 로고에 있는 붉은 화살표, 푸른색의 알파벳을 적극 차용, 모든 알파벳과 숫자에 적용하고, 각 알파벳 특성에 맞는 방법으로 화살표를 구부리거나, 방향을 자유롭게 구성했다. 비슷한 굵기를 적용하고, 성조기의 레드와 블루를 조합해 ‘힐러리’ 느낌이 물씬 나는 폰트로 탄생한 것이다.
힐베티카가 SNS상에서 이슈를 만들어내면서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힐베티카를 직접 쓸 수 있는 위젯을 제공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공유되어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 힐베티카는 나오자마자 트위터에서 여러 갑론을박이 펼쳐졌는데 어떤 디자이너는 눈으로 화살표를 따라가다 시각적 재앙이 펼쳐진다며 악평을 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흥미로워하는 반응이었다. 심지어 힐러리 클린턴도 이 폰트를 사용해 지지 촉구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힐베티카는 디자이너 릭 울프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운받을 수 있다. 힐베티카를 사용하는 특별한 팁! 힐베티카를 다운받으면 모두 4가지의 파일을 얻을 수 있는데, 먼저 ‘Read Me’에는 디자이너의 간단한 설명이 있다. ‘힐러리볼드-레귤러(HillaryBold-Regular)’는 알파벳의 빨간색과 파란색 부분이 합쳐진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다. 타이핑을 해 보면 단색의 알파벳들이 나오게 된다. ‘힐러리볼드-레드(HillaryBold-Red)’는 각 글자에서 빨간색 화살표 부분만 따로 떼어놓은 폰트 파일이다. 타이핑을 하면 화살표만 똑 떼어져서 나온다. 반면, ‘힐러리볼드-블루(HillaryBold-Blue)’는 화살표만 없어진 알파벳 형태만 들어있는 파일이다. 설치 후 레드와 블루를 같은 위치에 두고, 알맞은 컬러로 바꿔서 사용하면 완전한 힐베티카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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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레이스는 기간이 상당히 긴 만큼, 다양한 방법과 메시지를 이용해서 홍보하는 것 같다. 그러나 캠프 내에서의 홍보 외에, 이렇게 일반인 지지자가 힐베티카 폰트를 만들고 SNS를 통해 이슈가 되는 현상은 결과적으로 힐러리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바마가 고담(Gotham) 폰트를 사용해 두 번의 선거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 힐러리가 오바마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