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디자인 하면 떠오르는 것. 필자는 가장 먼저 최근 경기도 광명에 오픈한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떠오른다. 또, 말 모양으로 나무를 깎아 만든 수공예품 ‘달라 홀스(Dala horse)’도 함께. 최근에 스웨덴 디자인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탄생했는데, 바로 ‘스웨덴 산스(Sweden sans)’이다. 이름에서 예상했겠지만, 산세리프 계열의 스웨덴 국가 전용서체이다. 스웨덴 정부는 로고, 컬러, 깃발 등을 통합한 국가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만들기를 원했고, 그 과정에서 서체도 만들었다고 한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전체적인 디자인 시스템은 ‘Söderhavet’라는 스웨덴의 디자인 및 브랜딩 전문회사에서 진행했는데, 스웨덴 산스는 특별히 스웨덴의 유명 글꼴 디자이너 ‘스테판 하텐바쉬(Stefan Hattenbach)’와 협력하여 탄생했다. 스테판 하텐바쉬는 스톡홀롬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서체 디자이너이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부다페스트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대표 폰트로는 ‘oxtail’이 있다.
스웨덴 산스는 스칸디나비아의 전통을 느낄 수 있고, 디지털 및 아날로그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체를 표방한다. 디자인 모티브로는 1600년대부터 사용한 파란색 배경에 노란색 스칸디나비아 십자가, 스웨덴어 깃발, 특히 1940-50년대에 자주 볼 수 있었던 오래된 스웨덴어 표지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스테판은 밥말리의 음악과 디스코를 들으며, 그와 공동 작업한 ‘Söderhavet’의 디자이너 제스퍼는 전자음악을 들으며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했다. 그리고 6개월간의 공동 작업 끝에 스웨덴 산스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
스웨덴 산스는 Reguler와 Bold, 2종으로 제작됐다. 스웨덴 산스의 대표적인 특징은 대문자 ‘Q’의 형태인데, 일반적인 ‘Q’의 우측으로 빠진 꼬리대신 직선적으로 내려오도록 디자인하여 대칭적인 Q의 형태를 만들고 있다. 이런 형태는 일반적으로 눈에 익은 형태는 아니지만, 상당히 단순화되었으며 어떻게 보면 유머러스한 모습도 느껴진다. 디자이너인 스테판도 가디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I think our Q is really nice.”라며 자신의 디자인에 상당한 만족감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숫자 ‘0’ 또한 재미있는데, 공간을 가로지르는 대범한 사선이 인상적이다.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베이직한 형태에 과감한 특징을 준 것이 스웨덴 산스의 매력인 것 같다. 그 밖에 W, J 같은 글자도 스웨덴 산스를 구분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이다.
스웨덴 산스는 기본적인 구조와 형태에 일부 글자에만 재미를 준 것이, 베이직한 실용성을 바탕으로 톡톡 튀는 패턴이나 과감한 컬러로 시선을 사로잡는 북유럽 가구를 연상시킨다. 북유럽 국가의 전용서체답게 스칸디나비아 감성이 듬뿍 묻어나는 것 같다.
서체가 완성되면, 각종 결과물에 적용하게 된다. 앞으로 스웨덴 산스는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된 스웨덴 ‘로고’는 물론이고, 편집물과 사인물, 웹사이트, 공공기관 서류 등에 앞으로 널리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공식 스웨덴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서체가 사용된 모습을 볼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도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 웹폰트도 제작되어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스웨덴 산스’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의 디자인 시스템은 보조서체로 ‘취리히’와 ‘에어리얼’을 채택하고 있다. 장체인 취리히, 보편성과 대중성을 가진 에어리얼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스웨덴 산스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가독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 산스’에 대해 알아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스칸디나비아 미니멀리즘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껴 볼 수 있었다. 아, 참! 그리고 이 서체는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는 사실!! 스웨덴 공공기관과 디자이너를 위해 만든 스웨덴 디자인시스템 규정 사이트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몇 년 후 스톡홀롬으로 여행을 가면 거리에서 많이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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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산스’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스웨덴 디자인시스템 규정 사이트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