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IBM 로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공식 서체.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네오 산스(Neo Sans)라는 것이다. 2004년 서체 디자이너 세바스찬 레스터(Sebastian Lester)의 손에서 태어나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네오 산스와 모노타입(Monotype Imaging)에 대해 알아보자.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통합 폰트 스토어 ‘font.co.kr(폰코)’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모노타입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처의 우번(Woburn)이라는 곳에서 시작해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현재, 전 세계에 지사가 있는 국제적인 폰트 회사로 잘 알려졌다. 명성에 걸맞게 전 세계 언어의 97% 이상이 지원되며, 13만여 가지 이상의 서체를 보유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세계 300대 기업 중 65%가 모노타입의 서체를 활용한 아이덴티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모노타입의 서체들은 널리 이용되고 있다.
모노타입은 나스닥(NASDAQ)에 ‘타입(TYPE)’이라는 심벌로 상장, 현재 3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모노타입은 단순히 폰트 보유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가독성과 미적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구현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기술, 디자이너 및 솔루션 개발의 직원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모노타입은 ‘The best place to work’를 지향하며 직원들이 회사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게 돕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뉴잉글랜드 지역의 최대 신문인 ‘The Boston Globe’로부터 ‘2013년 매사추세츠주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네오 산스는 전 세계가 사랑하는 서체지만, 하마터면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디자이너 세바스찬 레스터가 탄생시킨 이 폰트는 클라이언트의 새로운 ‘울트라 모던’ 서체 의뢰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의뢰인의 갑작스러운 요청 취소로 작업이 중단되었으나 이미 아이디어 구상을 시작한 레스터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그것이 담긴 스케치북만 남았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부끄러울 것 같았다.’고 그때를 회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초기, 울트라 모던 서체에 관한 조사를 하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요소들은 글자 구조의 단순함(monoline form, open character shapes and smooth curve)이었다고 한다. 그는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이런 특성들을 더욱 반영하려고 노력했고,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특성을 잘 어우러지게 했다.
네오 산스를 디자인한 레스터는 ‘읽기 쉽고 산만한 느낌이 없는, 표현력 있는 서체’라고 했다. 이런 요소들이 현대적 느낌이 강한 울트라 모던 서체의 대표주자로 만든 것 같다. 2005년 네오 산스 출시 후, 회사와 디자이너의 목표는 ‘뉴 클래식(New classics)’의 대표 서체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현재,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서체 발매 후 많은 유명 브랜드들이 이 서체를 사용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영문 폰트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