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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폰트 가족의 형태, 매튜 카터의 ‘Sitka’ 폰트

    WINDOWS 8.1을 위한 '새로운' 폰트 가족. 매튜 카터의 'Sitka' 폰트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3월 14일

    새로운 폰트 가족의 형태, 매튜 카터의 ‘Sitka’ 폰트

    폰트 디자인계의 살아있는 역사, 매튜 카터(Matthew Carter, 1937~). 18살부터 현재 77살까지 약 60년 가까이 되는 오랜 시간 동안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가며 자신의 일을 즐기고 디자이너이다. 매튜 카터는 과거 금속활자부터 사진식자를 지나 현재 디지털 활자에 이르기까지 활자 역사의 변천을 모두 경험한 사람. 시대가 바뀌면서 글자를 표현하는 매체가 달라져 왔는데, 기술이 달라지면 달라지는 대로 그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여 글자를 디자인해오고 있다.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폰트 디자인계의 살아있는 역사, 매튜 카터(Matthew Carter, 1937~), 이미지 출처: 바로 가기
    매튜 카터의 다양한 활자 디자인 경험을 드러내는 삽화, 출처: <한 줄의 활자(2010)>의 101쪽

    그가 디자인한 폰트 중에 우리가 알만한 것들은 MS WINDOWS 기본 폰트로 사용되고 있는 Verdana, Georgia, Tahoma가 있고 Bell Centennial이라는 유명한 서체가 있다. 이 외에도 굉장히 많지만, 나머지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매튜 카터의 60년 폰트 디자인 인생을 짚어보면서 함께 살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여든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그가 2013년 또 하나의 폰트를 발표했다. 바로 Sitka(이하 싯카)라는 폰트. 이 폰트는 MS WINDOWS 8.1 업데이트 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모니터 화면에서 잘 보이도록 제작되어 각진 세리프(Wedge Serif)를 가졌으며 총 4가지 스타일(Regular, Italic, Bold, Bold Italic)의 가족군을 갖고 있다. 여기까지는 여느 서체와 크게 다를 바가 없겠지만, 아래는 싯카를 소개하는 이미지이다.

    출처: Tiro.com(바로 가기)
    각 스타일 당 6개의 폰트를 갖고 있는 Sitka, 출처: Tiro.com(바로 가기)

    이 싯카는 폰트디자이너인 매튜 카터와 디지털 폰트 제작 전문 업체인 Tiro Typeworks, 그리고 Microsoft의 OS인 WINDOWS 8.1으로 완성한 ‘새로운’ 폰트 가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싯카는 4가지의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폰트의 총 개수는 24개. 기존의 개념대로라면, 4개의 스타일이니 폰트는 4개만 있어야 하지만, 싯카는 조금 다르게, 하나의 스타일당 6개의 폰트(Small, Text, Subheading, Heading, Display, Banner)가 또 숨겨져 있다. 이 6개의 폰트는 ‘크기별’로 글자의 형태를 최적화했다. 그래서 4 곱하기 6, 이렇게 총 24개의 폰트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24종의 폰트들은 어떻게 운용되는 걸까? 싯카 가족은 아래의 이미지처럼 각 스타일끼리 동일한 이름으로 묶여있다. (*SitkaZ: Bold Italic을 가리킴) 이는 TTC라는 포맷(True Type Collection, TTF여러 종을 묶어놓은 포맷)으로 되어있으며, 그 TTC를 분해해보면 아래 이미지 오른쪽처럼 크기별 폰트 파일(TTF) 6종이 들어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24종의 싯카는 WINDOWS 8.1에서 빛을 발한다. 예를 들면 WINDOWS 8.1을 사용하는 어떤 사람이 워드 프로그램에서 Sitka 폰트로 문서를 작성할 때, 제목에는 22pt로 지정하고, 본문에는 10pt로 지정한다. 이때 컴퓨터는 재빨리 머리를 돌려, 22pt로 지정된 글자에는 Sitka Heading 폰트를 내보내고 10pt로 지정된 글자에는 Sitka Text 폰트를 내보내는 것. 사용자는 그저 Sitka 하나의 폰트를 사용했을 뿐인데 폰트 크기를 다르게 지정함에 따라 OS에서 자동으로 각 크기에 맞게 가장 최적화되어있는 폰트를 출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OS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Sitka Family 폰트가 더 새롭게 느껴지고 더 빛이 난다. 그래서 싯카를 설명할 때 ‘Available with Microsoft Windows 8.1’이라고 한 것이다.

    [좌] Sitka Family의 폰트 구성 [우] OS에서 지정된 Sitka 크기별(pt) 폰트 구성(내용 참고 바로 가기)

    다시 정리하면, 싯카는 글자의 크기 별로 각 크기에 최적화된 다른 폰트가 나오는 폰트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왜 이런 폰트 가족이 필요한 걸까? 폰트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글자는 하나의 벡터(Vector)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벡터의 특성상 글자의 크기가 어떠하든지(1~∞pt) 상관없이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비트맵(Bitmap) 폰트에 비해 큰 장점이 된다. 그러나 이 벡터의 특성은 폰트로 사용할 때는 오히려 약점이 되기도 한다. 하나의 벡터를 크기에 따라 확대, 축소해서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크기에서는 글자 굵기가 알맞게 표현되다가 작은 크기로 갔을 때는 더 약하게 표현되거나, 큰 크기에서는 더 강하게 표현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폰트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들은 특정 크기에 맞게 디자인한 후, 폰트를 설명할 때 몇 포인트에 최적화된 폰트다, 라고 명시해놓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매튜는 크기별로 최적화한 벡터를 6개의 폰트로 만들어서 폰트 가족으로 만든 것. 단, 이렇게 글자 크기별로 가족군을 만든 것은 Sitka 이전에도 있었다. 에릭 슈피커만의 FF INFO(1996), 매튜의 Miller(1997), 아키라 고바야시의 FF Clifford(1999) 등. 그들과 Sitka와의 차이점은 컴퓨터에서 기본적으로 자동화시켜서 하나의 폰트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글자는 작은 크기로 보일 때 가독성을 위하여 큰 크기의 글자보다 더 큰 속공간을 가져야 하며, 획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하여 획이 굵어야 한다. 그래서 매튜는 가장 큰 크기에 적합화한 Banner를 기준으로 봤을 때, 그보다 작은 크기에 사용해야 할 폰트들을 점점 더 크게 키워서, Small일 때 글자가 가장 크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서 Small과 Banner의 같은 글자 ‘B’를 비교해봤다. 전체적으로 글자의 크기는 105% 더 커졌으며 세로기둥의 굵기는 120% 더 굵어졌고 가로줄기의 굵기는 대략 190% 정도나 더 굵어졌다. 전체적으로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라 각 획의 굵기도 굵어졌고 세리프의 표현도 더 강해진 것. 이러한 변화는 작은 크기로 사용할 때 더 뚜렷하게 보이게 하려고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좌] 크기에 따라 굵기가 달라보여서 작은 글자일 때 획이 덜 선명하게 보인다.
    [우] 크기가 작아져도 그에 맞게 수정된 벡터로 인하여 뚜렷하게 보인다.
    [좌] Sitka Banner(회색)와 Sitka Small(하늘색)의 글자 B 비교 [우] 같은 크기일 때 6종의 굵기와 크기 변화 단계

    이렇게 글자의 크기별 최적의 형태를 구현하기 위하여 폰트 디자이너와 디지털 폰트 전문가, 가독성 연구 과학자, 그리고 컴퓨터 OS 기술까지 합작하여 만들어진 Sitka 폰트 가족. (사용이 제한적일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아름다운 글자 표현을 위해 한번 사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런 시도는 알파벳이기에 조금 더 제작하기에 용이했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한글에서도 이러한 폰트 가족군이 나오면 참 좋겠다. 폰트 사용자들을 위하여 앞으로도 이런 폰트 가족들이 더 많이 연구되고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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