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재료로서 글자는 시각적인 것을 넘어 청각적인 효과도 함께 줄 수 있으니 참으로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오늘은 그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 영상을 소개할까 한다. 요즘 같은 봄날에 딱~ ‘봄’ 캘리그래피로 유명한 서예가 강병인의 작업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그룹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입니다.(원문 보기)
민지나(Jinah Min, 비메오 바로 가기)가 만든 이 영상은 강병인의 글씨 하나하나를 내러티브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우리말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표현할 때, 글자 형태나 자소 조합에 변화를 주어 글자 자체에 움직임과 소리가 느껴지도록 의도한 것이다.
위 이미지를 보면 한글 모음(홀소리)의 창제 원리인 천지인(天地人)을 한 자 한 자 풀어나가는 형상이다. 점과 세로 획, 가로 획은 각각 하늘과 사람과 땅을 뜻함을 설명한 장면. 모음 요소들이 마치 사람의 얼굴 같은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위 이미지는 ‘봄’이 피어나는 모습을 표현했다. ‘봄’이라는 글자가 지닌 이야기를 마치 가지에서 꽃이 만개하듯 시각화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위 이미지 속 ‘꽃’이라는 글자는 뿌리에서 가지가, 가지에서 꽃이 피어나는 형태이다. ‘봄’과 함께 ‘꽃’은 강병인의 유명한 작품이다. 실제로 그는 무수히 많은 ‘꽃’자를 써왔다고 한다. 꽃처럼 아름다운 글자에서 은은한 화향이 퍼지는 듯하다.
지화자 좋다! 그야말로 ‘춤’이다. 획들이 춤사위를 펼치는 듯한 역동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글자이다. 표음문자인 한글의 단어를 상형문자처럼 움직임과 형태를 통해 나타낸 시도가 멋지다. 단지 예쁘게 쓴 글자를 넘어, 의미를 담은 글자를 표현하는 강병인의 작업은 캘리그래피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