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거리를 걷다 보면, 가장 쉽게 그리고 반갑게 볼 수 있는 공공 디자인이 바로 ‘암펠만(Ampelmann)’이다. 1961년 구동독의 수도 동베를린에서, 증가하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암펠만은 교통심리학자 칼 페글라우(Karl Peglau)에 의해 만들어진 보행자 신호등 캐릭터이다. 신호등을 뜻하는 Ampel과 남자를 뜻하는 mann이 합쳐진 ‘신호등맨’ 암펠만은 불빛이 투과하는 면적이 다른 신호등의 두 배가량이어서 주목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그 모습이 귀여워 베를린 시민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암펠만 갤러리숍은 하케셰 호프(Hackeschen HÖfe)에 위치하고 있다. 호프(hof)란 안뜰을 뜻하는데, 여러 건물이 서로의 안뜰을 공유하며 마치 미로처럼 연결된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이 건물들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 등이 있어, 한 곳에서 다채로운 문화 공간을 즐길 수 있다. 하케셰 호프 입구에 도착하여 암펠만 갤러리숍을 찾아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무척이나 세련되고 다양한 숍들과 갤러리들에 눈길을 뺏기게 되어, 이 공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지는 함정에 빠지고 만다.
디자인 상품, 특히 캐릭터 상품에 관심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이곳은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일반적으로 생각해온 캐릭터 상품의 상식을 뛰어넘기 때문. 다양성뿐만 아니라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대략 눈에 띄는 것들만 정리해보면 이렇다.
✔ 기본적인 기념품 갖가지 열쇠고리, 엽서, 액자, 시계, 인형
✔ 의류 및 액세서리 여러 종류의 티셔츠, 후드티, 트레이닝복, 바지, 헬멧, 헝겊 가방, 가죽가방, 슈트케이스, 파우치, 목걸이, 귀걸이, 팔찌, 브로치, 머리끈, 선글라스, 양말 등
✔ 사무용품 각종 볼펜, 연필, 지우개, 메모지, 노트, 다이어리, 캘린더, 필통, 자, 북홀더
✔ 식품 및 음료 스파게티면, 초콜릿, 젤리, 음료수, 커피, 맥주
✔ 주방용품 여러 모양의 유리컵, 머그컵, 커피잔, 냉보온병, 플라스틱 그릇, 소금후추통, 냅킨, 와인오프너, 와인마개, 병따개, 얼음틀, 쿠키틀
✔ 욕실 용품 여러 사이즈의 수건, 타월, 목욕 가운, 비누, 스펀지, 수도꼭지마개, 발판
✔ 유아용품 유아용 컵, 그릇, 접시, 포크, 수저, 젖병, 베냇저고리
✔ 기타 우산, 퍼즐, 카드, 축구공, 꽃씨, 안내판, 라이터, 화병, 쿠션 등
이처럼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베를린 시민들의 일상생활 깊숙이 함께 숨 쉬고 생활하고 있는 그들만의 캐릭터가 있다는 점, 특히나 그 캐릭터가 대표적인 공공 디자인이라는 점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암펠만 갤러리숍 관련 정보
· 홈페이지: www.ampelmann.de
· 찾아가는 길: S-Bahnhof Hackescher Markt 역에서 하차하여 도보 2분, Hackeschen HÖfe Hof 5에 위치
· 운영 시간: 10:00~20:00(일요일은 11:00~18:00)
[베를린 디자인 여행] 시리즈
[1부] 타이포그래피 박물관 ‘Buchstabenmuseum’
[2부] 베를린 신호등맨 ‘암펠만’ 갤러리숍
[3부] 2014 타이포 베를린(Typo Berlin) ①
[4부] 2014 타이포 베를린(Typo Berlin) ②
[5부] 독일기술박물관(Deutsches Technikmusuem)
[6부] 뉴내셔널갤러리(신국립미술관)-Neue Nationalgalerie
[7부] 현대미술관 ‘함부르크 반호프(Hamburger Bahnhof)’
[8부] 베를린 유대 박물관(Jüdisches Museum Berlin)
[9부] ‘고대 왕국의 재현’ 페르가몬 뮤지엄(Pergamon Museum)
[10부] 베를린 디자인 여행을 마치며 – 베를린 박물관을 즐기는 TIP 세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