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인상주의’라고 할 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화가들이 있다. 고흐, 세잔, 르누아르, 모네…. 이들은 모두 프랑스를 활동 무대로 삼은 작가들인데, 사실 ‘인상주의’가 발달한 곳이 프랑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 역시 인상주의가 크게 유행한 곳으로, 이는 남북전쟁 이후 유럽에서 유학하던 미국의 작가들이 당시 인상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미국으로 돌아가 인상주의를 유행시키기 시작한 것은 1870년대인데, 당시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했으나 그들과는 달리 정확한 해부학이나 비례 같은 아카데미 원칙들을 함께 받아들여 독자적인 발달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는 별개로, 국내에서는 미국 인상주의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전시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시작한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은 그동안의 미국 인상주의에 대한 미비한 인식을 바꿔줄 만한 전시로, 1870년대에서 1940년대까지 미국 인상주의 작가 90명으로 이루어진 130여 점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이다. 국내에서는 미국 인상주의를 집중 조명하는 첫 전시이니만큼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했는데, 1차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고 그 안에 지역에 따른 차이를 녹여냈다. 관람 순서에 따라 미국 인상주의 전기에 해당하는 섹션인 ‘허드슨강파’와 ‘토날리스트/루미니스트’, 중기에 해당하는 ‘예술 공동체 및 지역 중심지’, 후기에 해당하는 ‘애시캔학파’의 작품들을 차례대로 만날 수 있다.
허드슨강파 Hudson River School, 토날리스트/루미니스트 Tonalist/Luminist 미국 인상주의 이전의 화풍을 보여주는 섹션으로, 미국 인상주의 작가들이 인상주의를 접하기 전에 그렸던 스타일이기도 하다. 주로 사람이 살지 않는 호수와 강가, 숲 등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 공동체 및 지역 중심지 Art Colonies & Regional Centers 외광파(en plein air)인 인상주의 화가들이 풍광이 좋은 곳에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지역에 따라 공동체를 이루어서 활동하게 된다. 그런 지역 예술 공동체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섹션으로, 전시에서 가장 주를 이루고 있다. 전시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면 이 섹션에서는 지역에 따라 새롭게 섹션을 나눠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동, 서부는 물론이고 지역별로 그리는 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역적 특색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멕시코주 타오스에서 활동했던 어네스트 마틴 헤닝스(Ernest Martin Hennings)의 작품을 보면 해당 지역 인디언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볼 수 있고, 뉴욕에서 활동하던 가이 칼턴 위긴스(Guy Carleton Wiggins)는 눈 내리는 도시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는 식이다.
애시캔학파 Ashcan School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게 되면서 미국 역시 산업화의 바람이 불게 된다. 그러면서 몇몇 인상주의 작가들이 도시의 공장과 그 속의 노동자의 모습에 주목하게 된다. 이전의 인상주의 작가들의 소재가 주로 자연이나 도시의 풍경이었다면 이들은 당시 공장이나 노동자의 삶을 표현하며 확연한 변화를 보여주는데, 이들을 ‘애시캔학파(Ashcan School)’라고 부른다.
전시정보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
기간: 2012.12.22(토) ~ 2013.03.29(금)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주최: 조선일보, ㈜CDG
후원: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주한미국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