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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無)스타일의 스타일’ 고객 맞춤형 디자이너, 〈조경규 대백과〉

    〈조경규 대백과〉라니. 제목만 들어도 표지만 보아도 'ㅋㅋ' 웃음이 나는 게 딱 그의 책이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마음을 갖게 하는 웃음. 그의 작품과 닮았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5년 01월 22일

    ‘무(無)스타일의 스타일’ 고객 맞춤형 디자이너, 〈조경규 대백과〉

    〈조경규 대백과〉라니. 제목만 들어도 표지만 보아도 ‘ㅋㅋ’ 웃음이 나는 게 딱 그의 책이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마음을 갖게 하는 웃음. 그의 작품과 닮았다. 만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조경규의 작품 세계를 백과사전처럼 다양하고 풍성하게 구성한 책 〈조경규 대백과〉가 출간했다. 우리 독자라면 이미 그가 〈오무라이스 잼잼〉, 〈차이니즈 봉봉클럽〉과 같이 음식 만화를 그리는 웹툰 작가일 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웹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를 이르는 수식어만큼이나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클라이언트 이야기는 앞서 세미나<더티&강쇼>에서 밝힌 바 있다.

    조경규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물처럼 클라이언트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의 작품세계이기에 자신만의 색깔이나 스타일을 작품에 담을 수도 있지만, 그는 늘 클라이언트의 의견과 감각을 더 존중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작업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 일관성이나 자부심, 확고한 주관이나 가치관이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보다는, 언제나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작품을 해석하고 분석하며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어떤 콘셉트의, 어떤 프로젝트가 주어져도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작품이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무(無)형식의 형식’이라는 모순 논리로 수필을 정의하듯, ‘무(無)스타일의 스타일’이라는 또 하나의 모순 논리로 그의 작품 세계를 정의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에게 받아서 하는 일을 함에 있어서 내가 추구하는 바는 언제나 ‘고객 맞춤’이다. 내게 일을 맡겨준 분들이 원하고 또 좋아할 만한 방향으로 늘 작업한다. 디자이너로서 또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나의 색깔은 없다. 그래서 내 결과물들을 모아서 보면, ‘과연, 이게 한 명의 작업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만큼 통일성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바다. 세상에는 디자이너보다 클라이언트의 수가 훨씬 더 많고, 각각의 클라이언트들의 꿈이 시각적으로 현실화될 때 더 다채롭고 화려한 세계가 펼쳐질 거라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생뚱맞고 거칠더라도 말이다. – 본문의 ‘여는 글’ 중에서

    〈조경규 대백과〉는 총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작가 조경규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함께 해온 클라이언트와 작품 이야기이다. 그와 그의 클라이언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와는 조금 다르다. 단순히 업무적으로 만난 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인 친함과 파트너로서의 존중, 동반자와 나눌 수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작업에 임한다. 서로서로 이해하며 배려를 통해 작품을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시안의 수는 적어지고 만족의 크기는 커져만 간다.

    Part 2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발적으로 나열되었지만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는 프로젝트별로 구성되었다. 초창기 작업에서부터 현재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를 볼 수 있는데 웹페이지 디자인에서 시작하여 명함, 로고, 지도 아이콘, CD 디자인, 전시, 패키지, 잡지표지, 교과서, 박람회 제작물 등에 이르기까지 낯선 듯하지만 새롭고, 평범한 듯하지만 비범하고, 화려한 듯하지만 순수한 그만의 작품으로 가득하다. 마지막 Part 3에서는 그를 디자이너로서 꿈을 꾸게 해준 책, 기초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며 기술을 익혀온 책, 문장 하나하나가 소중해서 인생의 길을 열어준 책과 워크맨, 컴퓨터 등과 같은 기계 그리고 그의 프로필을 담았다.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한창 쇼핑을 할 때는 전화가 와도 웬만해선 받지 않는다. 하물며 그것이 내 영업시간이 훌쩍 넘은 밤 8시였고, 모르는 번호라면 더더욱 더.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날은 받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화 중 Top 3라 할만큼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을 누구누구라고 소개하고는 내 시화집 〈반가워요 팬더댄스〉를 감명 깊게 읽었다 했다. 농담이시겠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자기가 청소년을 위한 문예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데, 거기에 팬더댄스의 시와 그림을 연재해줄 수 없느냐고까지 했다. 정말요??????? – 본문 Part 1 ‘김송은’ 편 중에서

    비범한 작가 조경규와 더 비범한 클라이언트 이야기. 화려한 듯 소소한, 진지한 듯 유머러스한 파란만장 작품 이야기가 실린 〈조경규 대백과〉. 이 책을 집어 드는 순간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가 작품 보며 ‘ㅋㅋ’ 거렸다가 또, 이야기에 빠져들었다가 작품 보며 ‘ㅋㅋ’ 거렸다가를 반복하다가 어느새 백과사전 두께인 책의 뒤표지가 나올 것이다. 일에 대한 걱정이 생겼거나 고민에 빠졌을 때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책이다.

    조경규 대백과

    저자: 조경규
    출판사: 지콜론북
    출간일: 2014.12.11.
    가격: 2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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