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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2016’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바탕체? 돋움체? 굴림체? 지금 여러분이 쓰고 있는 폰트는 어떤 것인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면 반드시 폰트를 하나라도 쓰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폰트를 이미 컴퓨터 안에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6년 04월 19일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2016’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바탕체? 돋움체? 굴림체? 지금 여러분이 쓰고 있는 폰트는 어떤 것인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면 반드시 폰트를 하나라도 쓰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폰트를 이미 컴퓨터 안에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컴퓨터에 이미 주어져 있는 것이든, 내가 당당히 구매한 것이든, 혹은 무료로 다운받은 것이든, 이것들은 모두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고생 끝에 만들어진 것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 ‘누군가’에 속하는 일인으로서 ‘폰트(디자이너)의 소중함’을 곳곳에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윤디자인그룹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입니다.(원문 보기)

    세상은 변하고 기술은 날로 발전하여 폰트를 집에서도 혼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제 기술보다는 완성도와 디자인 콘셉트로 승부를 내야 하는 것.  

    [폰트 DIY 관련 기사]
    나만의 폰트를 만들 수 있는 앱 ‘프로토타입'(바로 가기)
    국내외 폰트 제작 툴 둘러보기

    그래서 준비했다. 폰트 디자인계에 몇 안 되는 공모전 소식! 바로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Morisawa Type Design Competition) 2016’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모리사와는 1924년 창립된 일본의 유명한 폰트 제작 업체이다. 사진식자기 개발로 이름을 떨치다가 현재는 디지털 폰트 제작과 조판 소프트웨어 사업 등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2014년에는 모리사와 코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모리사와 관련 참고 사이트]
    공식 홈페이지(바로가기)
    모리사와 운영, ‘글자에 의한 글자를 위한 글자의 사이트'(바로 가기)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또한 역사가 오래되었다. 1984년 처음으로 ‘모리사와상 국제 타입 페이스 콘테스트’가 열렸고, 이후 3년 주기로 진행되었는데, 2012년부터는 2년마다 공모전이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가 10회째이다. 이 공모전은 세계 각국에서 오리지널 타입 페이스를 모집하는 것으로, 타이포그래피 분야의 저명한 인사들이 심사위원을 맡는다. 일본 타입 회사에서 주최하기 때문에, 모집 또한 일문과 영문 두 부문으로 받고 있다.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지원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것들

    일단 기본적인 정보를 알리자면, 접수 기간은 (일본 시간으로) 2016년 5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이며, 결과 발표는 12월(예정)에 난다고 한다. 이 공모전은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국적 상관없이 개인 혹은 그룹으로 참여 가능하다. 모든 부문의 응모도 허용되며, 작품 수 제한은 없다. 2014년 공모 현황을 보면, 일문 부문 총 135개 작품, 영문 부문 251개 작품이 접수되었다. 총 24개국에서 지원했으며,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2014년 이전을 봐도 통상적으로 일문보다 영문 부문의 접수량이 더 많다. 아무래도 한자와 히라가나, 가타카나의 압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 공모전인 만큼 참가자의 스펙 혹은 다른 무언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글자 디자인으로만 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참가비도 무료라고 하니 뜻이 있는 분들은 마음껏 지원해보면 좋겠다. 공모전 지원 시, 주최자의 생각과 의도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 공모전을 여는 것이며, 어떤 점들을 높이 평가하는지를 먼저 알고 그것을 공략해야 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그렇다면 모리사와의 생각과 의도는 무엇일까? 

    안내 페이지를 보면, “새로운 표현력과 풍부한 도전 정신을 겸비한 타입 페이스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문장이 있다. 하지만 그게 참 어렵다. ‘새로움’과 ‘도전’, 여타 공모전에는 다 나올법한 키워드이니까. 이제까지 보아오던 것이 아닌 ‘새로운’ 형태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만 이 심사위원들이 새로움의 정도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도전’ 또한 마찬가지겠지. 

    2014 모리사와 타입 공모전 접수현황, 출처: Morisawa Type Design Competition 2014 Collection Book(바로 가기)
    출처: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2016’ 공식 안내 페이지(바로 가기)

    지난 수상작들부터 꼼꼼히 살펴보자!

    기존 수상작들을 보면서 도전적인 것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여지는지를 파악해보면 좋겠다. 최근이었던 2014년 수상작들을 보면, 심사위원들의 기준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2014년과 올해 심사위원은 동일하다.

    [기존 수상작들 보기]
     Morisawa Type Design Competition History(바로 가기)

    [심사위원]
    – 일문 부문: 토리노우미 오사무(자유공방, 타입 디자이너), 나가하라 야스히토(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켄야(디자이너), 야마모토 타로(어도비 시스템즈 일본Typography Senior Manager) 
    – 라틴 부문: 매튜 카터(타입 디자이너), 사이러스 하이스미스 (타입 디자이너), 프레드 스메이어스(타입 디자이너), 사라 소스콜른(Hoefle사의 타입 디자이너)

    2014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상] 일문 [하] 영문(출처 바로 가기)
    2014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모리사와상 동상 수상작 〈중양(重陽)〉(출처 바로 가기

    기존에 찾아보지 못했던 새로운 글자 표정을 가진 서체도 얼핏 보인다.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일문 부문의 모리사와상 동상을 수상한 〈중양〉입니다. 알파벳과 숫자는 디지털 글자 형태로 보이는데,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의 경우는 구체 관절 인형 같기도 하다. 특히 한자는 글자탑처럼 한 획 한 획이 쌓여서 하나의 의미를 만드는 듯 보인다. 건축 같다고나 할까. 획 순으로 층을 쌓으려 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디자인 콘셉트와 (글자의) 판독성을 함께 가져가는 건 쉽지 않다. 디자이너의 노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말 그대로 ‘새로움’과 ‘도전 정신’이 깃들여진 서체라고 생각한다. 

    음영 명조체의 글자꼴(위)과 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출처 바로 가기)

    지난 수상작 중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작품이 있다. 바로 일문 부문 모리사와상 은상 수상작인 〈음영 명조체(In Ei Ming-cho-tai)〉이다. 앞서 소개했던 〈중양〉 정반대의 생각으로 제 시선이 머물렀는데, 이 〈음영 명조체〉가 과연 기존 명조체와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일단 심사위원 평가를 읽어보았다. 

    타입 디자이너인 토리노우미 오사무는 이렇게 평했다. “어두운 글자표정(dark typeface)을 갖고 있으며 그 디자이너의 기술과 사상과 미적 감각으로 드러낸 세련되고 정교한 서체(a sophisticated font)가 나왔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나가하라 야스히토는, “쇼와 시대 전까지의 명조체를 표현했다.”는 디자이너의 콘셉트가 글자꼴에 명확히 반영됐음을 높이 평가했다. 이 밖에도 “이상적인 선(ideal line)”, “훌륭한 균형감(excellent balance)”, “우수한 결과물(superior result)” 등등의 호평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서체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의 생각이 담긴 글자 표정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지나칠 수 있었던 오랜 명조체 형태에 다시 디자이너만의 생각을 담아 유려한 선으로 표현된 작품이라는 것. 〈중양〉처럼 눈에 띄는 제목용 서체도 아니며, 게다가 흔한 명조체임에도 수많은 참가작들 중 수상작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지금까지 기존 수상작 몇 점을 유의 깊게 살펴보았다. 어떤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지, 아니면 이것은 내 길이 아닐지 몰라, 너무 어려워, 라는 어둠의 생각이 드는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누구나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내가 가려는 길에 내가 가고자 하는 뜻이 분명하다면, 그것은 겉으로 반드시 드러나고 그 드러남으로 인해 통하게 될 것이다. 

    영화 〈역린〉에서 우리의 현빈, 아니 정조가 나지막한 고운 목소리로 읊었던 〈중용(中庸)〉 제23장이 떠오른다. 서비스샷 하나 살포시 올리며 필자는 이만 공모전 준비하러 가보겠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바로 가기)

    # 끝내기 아쉬워 남기는 또 하나의 꿀팁!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의 일문 부문 심사위원이자, 자유공방(字游工房, JIYU-KOBO)의 타입 디자이너인 토리노우미 씨는 이렇게 말한다. 

    “타입 디자인과 글자는 손으로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고, 마음의 떨림은 손에 나타나지요. 컴퓨터가 편리해도, 직선과 예쁜 곡선을 간단히 그릴 수 있어도, 손으로 그린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예쁘게 그릴 수 있는 것입니다. 반드시 손으로 그린 서체로 ‘타입 디자인 공모전 2016’에 응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어서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사이트에서 지원 서식을 인쇄해서 우리의 손으로 글자를 그려보자! 

    7월 31일까지 PDF로 만들어서 이메일로 보내면 되니까! 

    지원 서식 일부, [좌] 일문 [우] 라틴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지원 서식 링크(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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