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현재, 한글은 어떤 모습일까? 대한민국 전 국민의 소통과 화합,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글 서체는 없을까?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주)윤디자인연구소가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기획, 제작 준비한 ‘대한체’가 지난 1월 2일 드디어 무료 배포를 시작했다. 대한체 반포를 앞두고 2013년 연말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인제야 한 글자 한 글자 찬찬히 뜯어보며 진솔하고 재미있게 대한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할까 한다.
*이 기사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에 포스팅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원문 보러 가기)
기업보다 두려운 국민!! 국민을 위한 무료 배포 서체
많은 기업의 전용 서체를 제작하다 보면 까다로운 클라이언트가 있기 마련, 하지만 대한체는 국민이 모두 클라이언트가 되는 서체이기 때문에 초기 제작 과정부터 고민이 많았던 서체이다.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폰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이미 기존의 무료 배포 서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의 서체가 필요할지도 사용자 입장에서 꼼꼼하게 리서치가 이루어졌다. 또, 요즘은 대부분 서체 보는 안목이 높아 윤디자인연구소 디자이너들은 더더욱 고민해야 했다.(무료 배포한 서체들의 사용 후기를 늘 체크하는 우리 디자이너들)
이미 고딕스타일의 서체는 너무 많고 명조체는 그 쓰임이 매우 한정적이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일반적으로 문서에 많이 쓰이는 명조체에 고딕의 구조를 입혀 고딕의 명료함과 명조의 진중함을 한번에 담아낸 대한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그럼 이제 대한체의 특징을 살펴보자.
대한체의 특징
1. 세리프(serif)의 형태
대한체의 세리프는 명조체와는 다른 돌기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명조체는 붓터치의 필기감을 띄고 있어 돌기들이 많지만, 대한체는 가로, 세로획의 돌기를 과감하게 탈피하여 명료하게 단순화했다. 특히 가로획의 시작은 샤프한 세리프로 끝 부분은 보통 사선의 직선이 아닌 섬세한 곡선으로 처리한 부분이 특징이다.
2. 구조적 특징
기존 명조체의 구조는 초성이 작고 여백을 살린 것이 특징이라면 대한체는 자음의 크기를 키워서 같은 명조체와 비교했을 때 좀 더 크고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므로 인쇄 및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 시 정확한 정보전달을 할 수 있는 것. 이러한 고딕체의 구조적인 특징을 접목하여 개발한 대한체는 명조체로서의 또 다른 스타일이 되지 않을까? 세리프가 명조처럼 시작하지만, 끝은 고딕으로, 획의 방향성은 ‘ㅅ’과 같이 명조처럼 보이지만 속공간을 시원하게!
3. 담백한 자소 디자인
샤프한 세리프와 시원한 속공간을 가진 대한체가 왠지 모르게 친근하고 따듯한 매력이 느껴지는 이유는 자소 디자인 때문이다. 불필요한 요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담백한 자음, 모음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는 강직하고 청렴한 이미지로 진중한 느낌이 들지만 동시에 곡선의 꺾임과 부드러운 이음보, 무엇보다 속공간이 커서 따뜻한 공기가 가득 들어있을 것 같은 매력적인 ‘ㅇ’ 때문.
4. 독특한 영문 디자인
대한체는 영문도 한글의 콘셉트와 동일하게 디자인하여 유니크하고 가독성이 뛰어나다. 눈썹같이 생긴 ‘g’ 모양이 독특하고 재미있는데, 그 모양은 ‘Q’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아래로 뻗어있다. 한글의 시원한 자소의 모양을 적용해 영문의 획들을 뚫거나 떨어뜨려 그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영문도 한글처럼 젠틀한 느낌부터 귀여운 느낌(‘e’의 머리가 톡 튀어나온)까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대한체란?
대한체는 모든 국민이 쉽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폰트이다. 제작에 참여했던 디자이너로서 정말 많이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로운 스타일 서체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고 1월 2일 배포를 위해 일정상으로도 참 많이 힘들었지만, ‘대한체’에 대한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에 윤디자인연구소의 폰트 디자이너들은 다시 한번 서체 디자이너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
다운로드 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대한체에 대한 특징이 더욱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또한, 지금 대한체 반포 다운로드 페이지에서는 이벤트가 진행 중인데, 대한체 사용 소감과 함께 앞으로 개발할 대한체의 짝꿍 ‘민국체’ 의 아이디어를 받고 있는 것~ 각자가 원하는 민국체의 모습도 의견 달아 주길 바란다. 그리고 아직 다운 안 받은 사람은 지금 바로 받아보길 권장한다. 다가올 3월 대한체의 업그레이드와 2014년 내 민국체 제작도 최선을 다해 디자인하도록 윤디자인연구소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