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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임솔

    만화와 디자인의 경계를 걷다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7월 04일

    디자이너 임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텀블벅'의 디자이너 임솔. 그는 어렸을 때 만화가를 꿈꿨고, 대학에서는 영상을 전공했으며, 군 복무 시절에는 디자인을 했다. 이런 그에 대해 혹자는 뭐 이렇게 하는 일이 자꾸 바뀌느냐 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 그는 어느 것 하나 놓칠 생각이 없다. 만화와 디자인, 좋아하는 일의 경계를 걷는 디자이너 임솔을 만나보았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지금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홈페이지)에서 디자이너 겸 아트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 디자이너라고 하기에는 스스로 조금 켕기는 부분이 있는데….

    켕기는 부분이라면….

    제가 원래 10대에는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만화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막상 전공은 영상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군대를 만화병으로 갔죠. 그런데 또 거기서 디자인병이랑 같이 일하게 되었거든요. 그 친구들이랑 같이 포스터나 현수막을 만들면서 디자인에 대해서 배운 거예요. 툴을 다루는 방법이나 디자이너로서의 태도 등이죠. 정규 교육으로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디자이너라고 얘기하는 게 조금 민망하더라고요.

    텀블벅 외에도 다른 활동을 하고 있나요?

    군대에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잖아요. 나가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래서 그때 고향 친구들이랑 얘기해서 만든 게 있어요. ‘피도 안마른 녀석들(페이스북)’이라고. 파티도 해보고 음악도 하고, 디자인도 하자. 해서 모인 일종의 크루가 있어요. 그리고 YMEA(Young Men’s Electronics Association, 페이스북)라고, 여기도 파티도 열고 음악도 하는 사람들인데 여기서 하는 파티 포스터나 기록 영상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작년에 텀블벅에 들어와서 지금 새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CI 같은 것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스티커도 명함도 새 아이덴티티에 맞춰서 나왔는데 아직 온라인에는 공개를 못 하고 있네요.

    ▶ 2nd Roller Boogie Night Seoul 트레일러 영상, 2013

     – 2012 햇살디스코페스티벌 기록영상

    ▶ [좌] 2011 대청댐개더링 포스터(2011)    [우] 2012 햇살디스코페스티발 포스터(2012)

    요즘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이전에는 작업하는 데 있어서 짓궂은 표현을 좋아해서 패러디 같은 방식을 많이 썼어요. 저한테는 그게 발상을 하는 데 있어서 제일 쉬운 방식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식으로 작업하는 것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고 경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텀블벅 새 아이덴티티를 만드는데 웹디자인은 처음 시도해보는 영역이거든요. 그래서 관심이 많이 가는데 매우 재미있더라고요.

    디자인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자인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를 때는 디자이너들이 너무 어려운 얘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너무 어렵게 보여주고 어렵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거죠. 제가 그 분야에서 기초를 닦고 출발한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 낯설기도 하고 벽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아니라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고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구나 하고요.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있나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 가끔 다른 작업을 볼 때 어떤 경직된 느낌 같은 것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런 것을 보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런 것 중에서 제가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담긴 것도 있다 보니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요. 어쨌든 경직된 느낌의 작업은 잘 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그런 것을 피해 가는 건 아니고 성향이 그런 편이랄까.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

    원래는 만화가를 하고 싶다고 했었잖아요. 그래서 예전에 만화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데, 지금은 열망으로 바뀌었어요. 이전에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거든요.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만화’와 ‘그림’은 그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제가 하고 있던 것은 만화가 아니고 그림이더라고요. 짧은 호흡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업을 해왔던 거죠. 그러면서 그림 그리는 일에서 조금씩 나가다 보니까 디자인 작업도 하게 되었고, 그런 게 재미있어서 글자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작업에서 만화적인 느낌이 들기도 해요.

    그림 그리는 친구들한테는 제가 글자 만들고 그러는 게 생소하니까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해요. 반대로 디자인 하는 친구 중에는 또 그림 그리는 능력에 대해 부러워하기도 해서….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잘 섞으면 뭔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죠.

    ▶ [위] 웹툰 ‘후룻후룻 따따봉’ 타이틀 레터링 작업중 일부(2013) [아래] 웹툰 ‘피리부는 남자’ 타이틀 레터링(2013)
    ▶ 피도 안마른 녀석들 로고(2010)
    ▶ [좌] 피도 안마른 녀석들 일러스트레이션(2010) [우] Bleeding Sound(Monthly Mixtape Project)의 2011년 11월 표지 작업(2011) 

    개인 작업도 하고 있나요?

    피도 안마른 녀석들에서 만든 독립 장편영화 타이틀을 만든다거나, 네이버에 새로 연재되는 웹툰 ‘피리부는 남자’ 타이틀도 만들고, 학교에 애니메이션 작업하는 형이 타이틀 좀 만들어달라고 해서 그것도 만들어주고….

    그런 종류의 작업도 많이 하나 봐요.

    어디 많이 쓰이는 걸 만든 건 아닌데, 글자 만드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엄청나게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영상 편집은 음악 듣다가 멈추고 초 단위로 맞추고 템포도 맞추고 해야 하니까 호흡이 끊기게 되는데, 그렇게 듣다 끊고 듣다 끊고 하는 게 괴롭더라고요. 물론 영상 편집만의 재미가 있긴 하지만, 그런 흐름이 끊기는 걸로 스트레스받을 때는 타이포 작업을 하는 식으로 해소를 했습니다.

    평소에 타이포에 관심이 많았나요?

    그런 거 있잖아요. 세탁소 비닐봉지에 적혀있는 드라이클리닝 글자나 통닭집 봉지에 쓰여 있는 촌스러운 글자. 되게 볼드하고 미완성 느낌의 것들. 그런 글자에 매력을 느껴서 따로 오려놓고 보관하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좋아하다 보니 많이 보고 그랬는데 한 2년 전부터 그런 복고풍의 타이포가 유행하더라고요. 저도 좋아했던 부분이라 그런 방식을 시도해볼까 했는데 동어반복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안 했죠.

    글자 작업이 아니더라도 복고풍의 느낌이 들 때가 있던데요.

    제가 그런 복고풍을 좋아해요. 제가 누릴 수 있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향수라고 하기는 어려운데, 그런 촌스러운 것들이나 기계적으로 딱딱 떨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쾌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도 그런 쪽으로 계속 듣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런 느낌이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야망이 있다면?

    돈을 많이 벌고 싶고요(웃음). 만화처럼 칸을 배열해서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지만, 한 장의 그림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10년, 20년 후에 뭘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시각적인 형태로 더 ‘잘’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좌] Z-BOY 프로젝트 캐릭터 디자인 작업(2011) [우] DJ Yoberr의 Mixtape ‘Breeze’ 표지 작업(2013)
    ▶ 피도 안마른 녀석들 제작 영화 ‘네버다이 버터플라이’ 타이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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