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의





    검색

    닫기
    t mode
    s mode
    지금 읽고 계신 글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 로

    프로젝트 ‘온돌: a few warm stones’ 이끌며 한국의 시각 문화와 디자인을 알리는 크리스 로(Chris Ro)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3월 28일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 로

    고백하겠다. 시작은 단순히 '온돌'이라는 이름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읽은 후에는 수긍과 함께 호감이 생겼다. 한국의 시각 문화와 디자인을 한글과 영어로 소개한 책 <온돌: a few warm stones>는 왠지 어딘가에 당연히 있을 것 같은 책이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로 다가왔다. 2010년에 1호가 발행된 후 이제 2호를 거쳐 곧 3호가 발행되는 온돌. 과연 이 젊은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은 누구일까? 온돌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 로(Chris Ro)를 만났다.

    크리스 로는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좋아해서 디자인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디자인에서도 넓은 분야에 걸쳐 있는데, 온돌 프로젝트 같은 연구도 하고 책을 만든다거나 브랜딩, 광고, 모션 그래픽도 하고···. 영어로 ‘Jack of all trades’라는 표현이 있는데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해요. 약간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는데, 한국에 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 교포입니다.

    부모님께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조금씩 가르쳐주셨는데 어딘가 부족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의 문화와 디자인에 관심이 생겨서 언젠간 한국에서 6개월 혹은 1년 정도 살아보겠다는 목표가 생겼죠. 다행히 기회가 생겨서 한국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았는데,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계획과 다르게 더 오래 있게 되었는데, 굉장히 좋았어요. 이제 한국문화도 훨씬 더 이해하게 된 것 같고.(크리스 로는 2010년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 AudioCraft

    ▶ If It Could Love Poster
    ▶ 포스트텍스트 <똥의 운명>

    한국에 온 지 1년도 채 지나기 전에 온돌 프로젝트를 진행한 셈인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제가 한국의 디자인에 굉장히 호기심이 많았는데 미국에서는 책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디자인 역사 수업에서 한국 이름이 두 번 나오는데 하나는 ‘금속활자’고 또 하나는 ‘안상수’예요. 그래서 한국에 온 다음에 친구한테 한국 디자인의 역사에 관한 책이 있을까 하고 물어봤는데 대부분 산업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나 전체적인 디자인의 역사를 다룬 책이었어요. 그때 짧게라도 외국 사람에게 한국 디자인 이야기나 역사를 설명할 수 있게 한국어와 영어로 되어있는 책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같이 하자고 물어봐서 시작하게 되었죠.

    한국의 시각 문화에 대해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제일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속도였어요. 굉장히 빠르고 급했는데, 시각 디자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는 3년 동안 디자인이 굉장히 빨리 변했는데, 그 속도가 외국 사람들의 시선을 모아주는 것 같아요. 작년에 독일 친구가 와서 얘기해준 건데, 요즘 한국 디자인이 ‘핫’ 하대요. 한국의 디자인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다(something happening)는 거죠. 그리고 미국에서 어떤 학생이 온돌을 사고 싶다고 메일을 보낸 적도 있는데 이것도 비슷한 경우인 것 같아요.

    ▶ 온돌 1호
    ▶ 온돌 2호

    온돌 3호가 텀블벅 후원에 성공했던데, 기분이 어떠세요?

    기분이 되게 이상했어요. 처음 텀블벅에 등록할 때는 온돌 프로젝트가 되게 조그만 프로젝트라서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한국 사람보다는 외국 사람들이 더 관심이 많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준 거네요.

    지금 온돌 4호를 계획 중인데 3호보다 더 심각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텀블벅 후원 목표 금액은 인쇄비 한정이었는데, 4호는 인쇄도 많이 하고, 외국에도 많이 보내고···.

    그럼 온돌이 몇 호까지 나올 수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사실 여건상 진행하기가 아주 어려운 프로젝트에요. 온돌 4호도 불투명했는데 이번에 후원 성공하고 나서 희망이 생긴 셈입니다.

    온돌 3호는 콘텐츠가 다 나와 있는 상황이라고 했는데, 온돌 3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온돌 3호의 베이스는 한국의 미학(esthetics)입니다. 예전에 아마존에서 한국의 미학에 관한 책을 검색했는데 약 100권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일본의 미학을 치면 약 1,200권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 깊게 다루지는 않더라도 한국의 미학을 이야기하면 어떨까 제안했어요. 필진이 대부분 대학원생 아니면 학부생이기 때문에 깊게 연구했다기보다 어떤 실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주제를 보면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노점상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실 온돌 같은 프로젝트는 실무 디자이너가 전혀 시간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학생이 아니면 참여하는 게 어려워요. 앞으로는 학생과 실무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어요.

    온돌 프로젝트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제가 볼 때 한국은 약간 닫혀 있는 상황이에요. 웹사이트를 보면 영어로 된 텍스트가 없어요. 그리고 또 문제인 게, 한국 웹사이트를 보면 대부분 텍스트가 이미지 파일로 되어있어요. 그래서 검색이 불가능하죠. 그리고 디자이너 웹사이트에도 보면 대부분 프로젝트 내용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찾았다고 하더라도 한글로만 되어있는 경우가 많고요. 몇몇 디자이너가 영문 웹사이트를 제작한 상황이죠. 외국 사람 중에서 한국의 디자인을 좀 더 알고 싶은데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온돌은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온돌 3호 텀블벅 후원자들을 위한 리워드 ‘멋쟁이 엽서’와 포스터


    ▶ 온돌 3호 [위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영경, 박정안, 이노을 + 신디아 페르난데스, 임정희, 정영훈, 최정미

    관련정보

    Popular Interview

    인기 인터뷰

    New Interview

    최신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