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디자인은 단순한 형태와 기능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평등성을 강조하고 자연생태계적 관점의 시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이 전제되어 있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북유럽 5개 국가의 철학이 담긴 북유럽 건축, 디자인 전시가 한창이다. 이 전시는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안애경(쏘노안 대표)씨가 오랜 기간 북유럽을 오가며 진행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기획한 국제교류 프로젝트인 것.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의 교육기관과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이 함께 참여하는 교류와 만남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은 북유럽인들의 철학과 디자인 개념, 그리고 사회적 혁신을 직접 마주하고 엿볼 수 있는 활기 넘치는 전시임이 분명하다. 전시와 더불어 미술관에서는 워크샵, 공연, 강연 등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NORDIC: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전은 총 3가지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첫 번째, 학교 건축/실천하며 배우기에서는 학교 건축에 관한 모델, 영상 등을 전시하고 관객들이 직접 북유럽 학교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실제 노르웨이 학교 일부를 1:1 크기로 전시 공간에 소개하고 있다. 북유럽에서는 교육이 민주주의의 기둥이자 복지의 상징이며, 사회적 경제적 발전의 중심 개념으로 여겨지는데, 이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학교 건축 디자인은 곧 높은 질의 교육적 경험과도 직결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지속가능성/나무 건축 파트에서는 자연과 숲 그리고 예술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로 목재 건축의 새로운 기술과 북유럽 특유의 건축 제작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전시장 안은 이러한 건축물에 사용한 목재의 진한 향기가 가득 배어 있으며, 관람하는 관객들에게는 마지 대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자연과 숲이 예술과 건축에 대한 영감을 주는 오래된 원천임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세 번째, 만남의 공간/공공장소 파트에서는 디자인으로 북유럽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공간을 전시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 사는 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북유럽 사람들의 일상 속 디자인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북유럽 곳곳에서 온 다양한 디자인 소품들로 전통과 현대의 삶을 조화롭게 보여주고 있다.
다음 세대에 대한 배려와 진정한 행복 그리고 복지까지 구현해내는 공공 건축과 각종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 때문에 지금 한국에서는 공공 건축과 디자인 혁신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북유럽 5개국의 철학을 배경으로 한 이번 전은, 우리에게도 다음 세대의 행복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하고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전시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전시 정보
Nordic Passion: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
전시 기간: 2013.10.22(화)~2014.2.16(일)
전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2,3층
입장료: 일반인 7,000원 / 학생 6,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