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의





    검색

    닫기
    t mode
    s mode
    지금 읽고 계신 글

    디자인 스튜디오 ‘SW20’ 이충호

    “이른바 심플함이란, 대상을 깊이 이해한 바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아이디어.”


    인터뷰. TS 편집팀

    발행일. 2014년 03월 07일

    디자인 스튜디오 ‘SW20’ 이충호

    조금 다른 시각에서 심플함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이가 있다. 바로 디자인 스튜디오 SW20의 이충호 대표. 그가 말하는 심플함이란 사물의 깊은 곳을 파고드는 통찰력과 본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함축성이다.

    SW20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아울러 스튜디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처음 SW20의 이름을 들은 많은 분들이 의미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SW20은 제가 영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거주하던 지역의 우편번호로 처음 디자인을 공부한 곳입니다. 그곳의 환경을 좋아했기에 스튜디오 이름으로 붙였고요. 스튜디오 소개를 드리자면 현재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상업적 디자인 작업, 문화 관련 작업 등을 비롯해 자체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근황을 말씀해주세요.

    작년에는 두 번의 국제전을 포함해 크고 작은 전시에 여러 번 참여했습니다. 광화문에 타이포그래피 관련 설치 작업을 하기도 했고요. 또 공공기관의 연구결과를 인포그래픽화하는 작업을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브랜드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출판을 목표로 한 자체 프로젝트도 얼마 전에 시작했습니다.

    작업 프로세스와 스타일은 어떠세요?

    작업마다 상황이 달라 딱히 정해진 프로세스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먼저 자료 검색과 분석을 하는 등 리서치에 할애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점을 분명히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거든요.

    작가님에게 작업적인 ‘심플함’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 있어서 단순함이란 가벼운 생각을 깔끔하고 보기 좋게 만든 것이 아니라 특정한 내용의 깊숙한 부분까지 이해한 후 이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아이디어입니다.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형태로 표현한 것들 말이죠.

    19340724
    Access Denied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요?

    대학원 졸업논문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3장의 포스터와 3권의 책 그리고 논문이 하나로 이루어진 작업이었는데, 그중 두 권의 책을 위해 자료로 수집한 내용을 가공해야 했습니다. 단순작업이긴 했지만 워낙 어마어마한 양이어서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겨우 마칠 수 있었죠. 대학원을 워낙 늦은 나이에 다녀 여러모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한편으론 순수하게 작업만을 생각하며 보낸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일상의 어떤 경험이 디자인으로 나오는 편인가요?

    다양한 경험이 디자인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제가 주체가 돼 진행하는 자발적인 프로젝트의 경우 제 경험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일상에서 느꼈던 호기심, 의구심, 낯섦, 불편함, 즐거움 등이 작업으로 연결되곤 합니다.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요?

    모든 과정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그중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은 리서치입니다. 리서치는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뿐 아니라 아이디어와 시각적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디자인적으로 특별히 관심을 갖는 주제가 있으신가요?

    사물의 속성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모든 사물은 속성이라는 이름 아래 특별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죠. 구성요소를 이해하면 사물의 특징이나 성질을 규정할 수 있고 주변 환경과의 관계도 알 수가 있습니다. 속성에 대한 관심은 사물의 외형적인 모습이 아닌 내면에 자리 잡은 본질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관점을 갖게 해줍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 vs 디자인적인 고집, 어떻게 풀어내고 계신가요?

    좋은 디자인 뒤엔 그것을 이해해주는 뛰어난 클라이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을 해도 이를 이해해주는 이가 없다면 아무 소용없기에 SW20의 성향을 이해해주는 클라이언트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디자인을 위한 설득과 적당한 타협이 필요합니다.

    Effect of Arts and Culture Education
    Found Love
    이충호 대표에겐 교육자라는 또 다른 삶이 존재한다. 선생이라는 호칭이 무거울 법도 한데 그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이유를 물으니 좋은 아이디어와 생각은 편한 분위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란다. 그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교육 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 확장을 돕고 있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데, 교육자로서 이충호 작가는 어떤 모습인가요?

    글쎄요, 일단 무섭거나 근엄한 선생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 것 같네요. 원래 성격이 그렇지 않거니와 학생이 선생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야 서로 의견을 나누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업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생각뿐 아니라 서로 의견교환도 가능하거든요.

    특별한 커리큘럼이 있나요? 어떤 걸 중점적으로 가르치시나요?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무게를 싣고 지도합니다. 과정 중심의 교육은 프로젝트의 다각적인 탐구를 통해 주제의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죠.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평소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추측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이것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게 되죠. 의미를 분명히 이해하면 형태를 사용하는데 더욱 신중해지고 아이디어와 형태의 근거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User 7960
    Vincent, Jules, Butch and Mia

    곧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학생들이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막상 어떻게 디자인할지에 대해서는 큰 고민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졸업할 때쯤에야 비로소 걱정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요. 디자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자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가는 어떤 삶을 사느냐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내가 하려는 디자인과 내가 지향하는 삶의 관계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어떤 고민,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예전보다 글자를 다루는 게 점점 더 조심스럽습니다. 의미의 중요성을 생각할수록 단어나 문장 선택에 더욱 신중해지고 많은 시간을 고민합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타이포그래피의 더 많은 가능성도 보게 됩니다. 더불어 제 생각도 함께 확장되는 것을 느끼고요.

    앞으로의 계획, 올해는 어떤 일들이 계획되어 있나요?

    우선 올해는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 두었던 출판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그보다 조금 먼 미래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구체적인 계획은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늘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나이가 들어도 즐겁게 디자인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Ins and Outs
    Lust
    Molecule-b

    Popular Interview

    인기 인터뷰

    New Interview

    최신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