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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은의 디자이너’s 다이어리 #4 보도니

    보도니 서체는 막스밀리언 복스의 서체 분류 양식 중 모던 Modern(혹은 디돈 Didone이라 하기도 한다)의 대표적인 서체로 꼽힌다.


    글. 이정은

    발행일. 2012년 02월 08일

    이정은의 디자이너’s 다이어리 #4 보도니

    회사에서 몇 걸음만 가면 노란색 간판을 단 ‘땡스북스 THANKS BOOKS’라는 동네서점이 있다. 생긴 지는 1년이 채 안 된 곳이지만, 서점 근처에 상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카페를 겸하며 요새 한창 인기인 스칸디나비아풍의 가구를 판매하기도 하고, 예쁜 문구류, 딱 디자이너 취향인 아트북, 실용서, 여행서 등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동네서점이라 하기엔 대단한 아우라(?)를 뿜고 있는 곳이랄까.

    게다가 땡스북스는 꾸준히 전시를 선보이기도 한다. 올해 첫 전시는 신서체 ‘안삼열체’를 활용한 Title Match 전이었다. 포스터를 먼저 보자.

    극단적인 가로 세로 획 차에서 단번에 보도니 Bodoni를 떠올릴 것이다.

    Title Match 포스터

    보도니 서체는 막스밀리언 복스의 서체 분류 양식 중 모던 Modern(혹은 디돈 Didone이라 하기도 한다)의 대표적인 서체로 꼽힌다. 휴머니스트 Humanist 양식이 손글씨를 모방하고, 다음 Oldstyle(혹은 Garald)이 휴머니스트보다 균정한 형태에 중점을 두어 가독성을 높혔다면, 보도니는 바스커빌 Baskerville로 대표되는 과도기를 지나 인쇄술의 발달(활자조각 도구의 발달, 표면이 매끄러운 종이 제조 기술 등)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 18세기 이탈리아의 활자 디자이너 잠바티스타 보도니가 만든 이 서체는, 크고 뚜렷하며 굵고 얇은 획의 대조나 수평적 강세가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Bodoni

    안삼열체에서 보도니를 떠올리는 이유는 기존의 한글 서체에서 볼 수 없었던 가로 세로 획의 뚜렷한 획 차 때문이다. 한글 서체에서의 이런 시도가 처음이랄 수는 없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2007년 -47이란 서체회사에서 내놓았던 ‘미슐랭 Michelin’이라는 서체가 있었는데, 지금은 포털 검색에도 나오지 않아 그 시도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땡스북스에서 처음 만난 안삼열체.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2,350자를 찬찬히 훑어봤다. 가로모임 중성(ㅏㅑㅓㅕ 등. ㅗㅛㅜㅠ 등은 세로모임 종성)과 만나는 초성 ㄴㄷㄹ 등의 아래 가로 획 곡선이 참 얄밉게 예쁘다.

    가로모임 글꼴에서 중성 마무리가 사선으로 되어 있는데, 전체적인 글꼴의 느낌과 조화를 잘 이루는 것 같다. (사실 동료들과 이 부분에서는 깜짝 놀랐다. 윤디자인연구소에서 곧 나올 신서체 중 한 서체의 중성 마무리도 이런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꽃’이란 글자에서 종성 ㅊ의 상투는 저게 최선이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문장테스트가 되었을 때 자칫 글줄을 고르게 하지 않을 만한 글자들도 눈에 띄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참신한 느낌을 주었던 서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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