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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디자인 스튜디오 컷 코너스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디자인 스튜디오 컷 코너스


    발행일. 2013년 08월 08일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디자인 스튜디오 컷 코너스

    정돈된 자유로움. 디자인 스튜디오 컷 코너스 그녀들의 이미지가 그랬다. 문화예술 쪽 작업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재미있고 엉뚱한 느낌의 작업이 주를 이루는데, 그런 특색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디자인에 들어가는 폰트를 직접 만드는 고생도 마다치 않는다. 스튜디오 이름에서 느껴지듯 자유로움을 추구하지만, 기본과 완성도에 대한 정성이 대단하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미래를 함께 그리는 그녀들. 김나래, 장정은, 홍정화를 만나본다.
    

    컷 코너스의 뜻

    사전적인 의미로는 ‘일을 쉽게 하기 위해 절차나 원칙 등을 생략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일할 때 절차나 원칙들을 너무 지키려고 하지 말고 자유롭게 요령껏 해보자. 그런 의미로 지었어요.

    컷 코너스 소개

    김나래, 장정은, 홍정화 세 명이 하는 스튜디오고, 주로 문화예술 관련 편집 쪽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의 시작은 나래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디자이너로 있었는데요, 그때 알게 된 예술가나 예술재단 분들을 통해 받은 작업이 주입니다.

    스튜디오 결성 스토리

    같은 대학 같은 과에서 많은 작업을 함께했고, 졸작도 같이 했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잘 맞았지요. 처음엔 우리 셋뿐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이 포르티시모라는 소모임을 만들어 작업을 함께했는데요, 그게 계기가 돼서 스튜디오까지 하게 된 거예요. 2011년부터 일을 조금씩 하다가 2012년 6월쯤 컷 코너스란 이름을 만들어서 셋이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서로서로 멤버 소개

    김나래 정화는 진짜 꼼꼼해요. 그래서 작업 마무리 지을 때 정리를 해주는 편이죠. 약간 편집증적인 면이 있기는 한데요, 그런 부분이 저희가 하는 일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장정은 나래는 기억력과 정보력이 뛰어난 친구에요. 일을 체계적으로 차근차근 정리를 해 나가려고 하고 일 처리가 매우 빠르죠. 평소에 작업과 관련하여 메모하거나 기억해 놨다가 디자인에 적용하는 능력이 뛰어난데요, 그래서 재미있는 작업이 많이 나와요.

    홍정화 정은이는 그림을 잘 그리고 표현력이 좋아서 우리가 생각하는데 꺼내지 못할 때 그걸 대신 그려주거나 디자인으로 풀어내요. 그리고 우리 중에 가장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게으른 우리를 정신 차리게 하는 능력이 있어요.(웃음)

    ▶ 낮달문화소풍 X-Banner(600x1800mm), 경기문화재단, 2011.9
    ▶ [좌] Arts Sci Arts Leaflet(106x246mm), 예술가의집, 2011.10 
      [우] 예술가의 집 안내 리플렛, illustration brochure(164x142mm, 20pages, saddle stitching), 2012.3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각자가 꼽는다면

    김나래 얼마 전에 작업했던 프로젝트로 ‘엄마가 사라졌다’ 포스터와 리플렛이 있는데요, 극의 분위기가 포스터에서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점이었어요. 이때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제목에 효과를 주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많은 노동이 필요했겠지만, 이 프로그램을 써서 조금은 간단하게 해결했던 작업이었죠.

    장정은 저는 OCI 기업 패키지예요. 기업 프로젝트라 예산이 많았어요. 종이 가방, 달력, 다이어리 등 샘플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아서 인쇄소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부담 없이 실크스크린, 박 등의 인쇄 기법을 실험해볼 수 있었죠.

    홍정화 저는 ‘2013 경기문화재단 캘린더’인데요, 긴 시간 힘들게 작업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특히 중도에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달여를 기다렸다가 다시 시작하기도 했고 거의 마무리 된 상태에서 판형 자체를 바꾸는 등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디자인 적으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 혹은 주제

    김나래 저는 디자인 영역 밖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관심이 있어요. 일종의 버내큘러인데요,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런 것들에 관심이 있어요.

    홍정화 다방면으로 재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일을 하다 보면 저희는 편집을 주로 하고 싶은데 일이 들어오는 걸 보면 다른 영역으로의 주문이 많더라고요. 그게 안되면 일이 성사가 안될 때가 많아요. 앞으로 계속 이 일을 할 거니까 그런 점에 변화를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주로 많이 하죠.

    일상의 어떤 경험이 디자인으로 나오는 편인가

    김나래 저는 뉴스를 볼 때 주로 작업적인 무언가가 떠올라요. 예를 들면 최근 국정원 사태를 보면 뭔가를 덮으려고 변명 거리를 만드는데, 그게 ‘말이 안 되는 말’이 많거든요. 그런 것들에 영향을 받는 편이죠. 장정은: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 책은 어떤 특정한 부분에서 ‘어!’하고 생각하다가 그게 다른 생각으로 이어져서 영감이 되고요, 영화는 시각적으로 오는 게 강하니까 자극을 받아요.

    홍정화 개인적인 작업을 할 때 저절로 관심 갖게 되는 주제가 있더라고요. 그게 그 순간의 작업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작업으로 이어가기도 해요.

    작업 버릇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

    김나래 저는 일을 계속 미루다가 밤에 시작해서 밤을 새우는 편이에요. 그래서 밤낮이 바뀌어 있죠. 그것 때문에 엄마와 싸우기도 하고…. 안 좋아하시죠. 정은이와 저는 작업을 시작할 때 뭔가 정해놓지 않고 무작정 시작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스케치부터 하기도 하고요.(웃음)

    장정은 셋이 공통인데,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밥을 해먹어요. 맛있는 걸 많이 먹는 거죠.(웃음) 근데 정말 예민해져 있다가도 먹고 나면 유해져요. 작업실이 가정집처럼 되어 있어 일을 누워서 할 때도 있고 굉장히 자유롭게 일하는 편이에요.

    홍정화 저는 반대로 뭔가 정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을 싫어해요. 일단 정하고 스케치부터 하는 거죠. 컴퓨터로 옮기는 것은 맨 나중이에요.

    ▶ 엄마가 사라졌다_lig 아트홀, LIG 문화재단, 2013.4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

    김나래 저희가 사실 실무 경험 없이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인쇄 사고나 종이를 잘 못 쓴 경우도 많았고요.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은 체계적으로 배울 수가 있잖아요. 저희는 알아서 해야 하니 그런 부분이 참 어려워요.

    홍정화 초반에는 일이 많지 않아서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지금은 각자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요. 그래도 가장 힘든 건 고정 수익이 없다는 것. 근데 일이 없어도 나가는 돈이 있으니 돈 모을 새가 없네요.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일단 일을 시작하면 의뢰한 분들의 텍스트를 읽잖아요. 내용을 보고 이런 디자인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방향이 안 맞을 수도 있거든요. 그걸 재차 재차 고민을 하고 무엇보다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아무리 생각을 잘 해도 완성도가 없으면 보는 사람이 한 건지 안 한 건지 모르니까요.

    디자인에 들어가는 타이포가 독특해요.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하나요?

    작업에 어울리는 서체를 찾다가 없으면 있는 폰트를 변형해서 쓰기도 하고 아주 새롭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엄마가 사라졌다’처럼 프로그래밍을 사용해서 일러스트로 하기 어려운 작업을 쉽게 하기도 하고요. 손으로 직접 그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해요. 특히 타이틀은 특색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라 새롭게 만들어서 쓰는 편이고요.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생각과 고민

    홍정화 원래 학교에서 배웠고 들어왔던 원칙이 있잖아요. 타이포그래피는 이렇게 써야 해, 라는. 그동안 그것들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고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런걸 지키지 않아도 좋은 작업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기본적인 것은 지키되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지요.

    김나래 기본적인 요소가 지켜지지 않으면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니까 그런걸 조심해서 다루려고 해요. 궁극적으로 어떤 목소리를 내는 스튜디오가 되고 싶나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니까 배우고 성장하는 데 매진하고 싶어요.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가는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기겠지요. 경험이 많아지면 아는 것도 많아지니까요.

    앞으로의 계획

    김나래 저희가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그래픽 디자인 역사를 공부하고 있고 다음에는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책을 공부하려고 하죠.

    장정은 이런 것이 이어져 실험적인 작업을 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계속 같이 공부하며 일하고 싶어요.

    ▶[좌] 채널 1969 개국파티, 2012. 3  [우] 2*4 24개의 각재와 여행가방_정승운(릴레이 전시 다섯번째), LIG 문화재단, 2012. 12

    ▶ 자아실현 프로젝트, Project V, 20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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