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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에 대한 파노라마, 〈I, Michelangelo〉

    도서출판 예경의 I, 시리즈는 1년에 한 번씩 발행하는 특별 한정본으로, 예술가의 작품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가 남긴 말과 글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글. TS 편집팀

    발행일. 2013년 01월 21일

    거장에 대한 파노라마, 〈I, Michelangelo〉

    길을 걷는 수많은 사람 중에서 무작위로 한 사람을 골라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간다고 하자. 그랬을 때, 그에 대해서 가장 먼저 파악하게 되는 정보는 무엇일까? 바로 첫인상인데, 흔히 이럴 때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얼굴이나 스타일 같은 그의 ‘외모’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예술가에 대해서 알아갈 때 가장 먼저 파악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마찬가지로 첫인상이겠지만, 이때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는 외모가 아니라 작품이 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을 알아가는 데 있어서 외모가 전부가 될 수 없듯이, 예술가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그의 작품만으로는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

    도서출판 예경의 I, 시리즈는 1년에 한 번씩 발행하는 특별 한정본으로, 예술가의 작품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가 남긴 말과 글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이 I,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책이 바로<I, Michelangelo_미켈란젤로가 말하는 미켈란젤로의 삶과 예술> 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시스티나 예배당, 최후의 심판(세부),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위한 스케치

    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I, Michelangelo>는 ‘개인’으로서의 미켈란젤로의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작품을 거래할 때 한 푼의 동전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모습과 질녀의 혼숫감 품목까지 기록하는 모습은 상업 가문인 부오나로티 가문의 일원으로써 꼼꼼한 금전감각을 지닌 사업가로서의 미켈란젤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의 누드에 후원자인 율리우스 2세 가문의 상징인 ‘떡갈나무’에서 떡갈나무 열매를 성기에 빗대 그려놓는 모습은 그의 괴팍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성격을 상상하게 한다. 이런 삶의 모습들은 그를 ‘위대한 예술가’라는 고정된 인식에서 한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치열한 열정의 예술가

    15세라는 어린 나이에 조각가로 인정받았던 미켈란젤로. 그는 자신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조각가’에 두고 있었고, 예술에 대한 열정 역시 조각가로서 나타난다. 그는 산속 깊은 곳의 채석장까지 찾아가 자신의 조각에 쓸 대리석을 골랐다고 하는데, <피에타>를 제작할 때는 돌을 캐내고 운반하는 데만 아홉 달이 넘게 걸릴 정도였다고 하니 조각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다.

    “나는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어, 이제 화가라고 할 수도 없다네.”

    <I, Michelangelo> p.27

    “이 작업의 문제는 회화가 저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I, Michelangelo> p.85

    Triumph(승리)

    미켈란젤로에게 있어서는 조각이야말로 으뜸가는 열정의 대상이었지만, 그 열정의 발현이 조각에만 미쳤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괴팍한 성격 탓에 교황 율리우스 2세와 관계가 틀어지고 강제로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 작업을 떠맡게 되었을 때도 자신의 특기가 아닌 그림, 그것도 프레스코 천장화를 하는 신세에 한탄하고 절망한다. 하지만 작업에 착수해서는 끈질긴 연구와 열정으로 임했고, 결국 자신의 특기인 조각의 요소를 이용해 혁신적인 구성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참고로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는 책 안에 들어간 도판 중에서도 가장 크게 다뤄지고 있다.

    “이 단계에서 공사를 그만두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내가 신의 사랑을 위해 바친 모든 노동을 쓰레기로 만드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I, Michelangelo>p.125

    미켈란젤로는 조각과 그림뿐 아니라 건축에서도 큰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제자이자 미술사가였던 조르조 바사리(Georgio Vasari)는 미켈란젤로의 건축에서 첫 번째 특징이 바로 ‘독창성’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미켈란젤로가 자기 이전의 건축가들이 이뤄놓은 건축적 관습을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건축에서도 자신의 본업인 조각의 개념을 도입하는데, 이는 공간의 형태를 잡는데 있어서도 조각적 입체감을 강조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말년의 미켈란젤로에게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의 마무리가 맡겨지는데, 그는 죽음이 가까워져 오면서도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누르면서 계속해서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Pietà(피에타)

    <I, Michelangelo>는 생활인, 조각가, 화가, 건축가로서의 미켈란젤로를 제각기 다른 방향에서 조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생애를 담은 연표와 작품 사진, 주요 작품의 소장처와 참고 문헌을 함께 엮은 구성으로 미켈란젤로라는 한 사람을 파노라마처럼 펼쳐주고 있다. 치열하게 한 시대를 살아가던 예술가이자 생활인이었던 미켈란젤로. 우리는 그를 거장이라고 부르지만, 어쩌면 그의 일부분만 보고 섣불리 얘기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Davide(다비드)

    도서 정보

    <I, Michelangelo>

    저자: 제오르자 일레츠코 Georgia Illetschko

    역자: 최기득

    출판사: 도서출판 예경

    출간일: 20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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